이명박 대통령은 4일 합동임관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군복의 색깔은 다르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군은 오직 조국의 군대, 국민의 군대"라면서 "G20 세대의 젊은 군인으로서 성숙한 세계 군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해 달라"고 신임 장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국방 개혁과 합동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면서 "첨단 과학기술로 인해 전쟁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은 물론 특수전 부대 등 비대칭 전력을 키우며 무모한 군사적 모험으로 평화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군대,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도록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돼야 한다"며 "강한 군사력과 굳센 정신력이야말로 우리 목표인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동임관식에는 육군사관학교 207명, 해군사관학교 126명, 공군사관학교 137명, 간호사관학교 77명, 3사관학교 493명, 학군 4269명, 여생도 123명 등 총 5309명과 초임장교 가족 및 친지, 군 원로와 학교관계자 등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치러졌다.
신임장교에 수여한 호부(虎符)에 오류? '영부인 김윤옥' 합동임관식 자체가 창군 이래 처음이었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독특한 이벤트 두 개가 있었다. 임관장교들은 '조국수호에 대한 결의와 국가에 충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5309명 전원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태극기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임관장교들이 합동성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수호하라는 의미에서, 조선시대 임금이 임지로 떠나는 장수에게 하사했던 상징물인 호부(虎符)를 수여했다. 그런데 이 호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질 조짐이다. 이 호부 한쪽면 상단에는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이 대통령의 친필휘호가 새겨졌다. 그리고 하단에는 '대통령 이명박·영부인 김윤옥'이라는 문구가 박혔다. 이 대목이 문제인 것.
하지만 '영부인'이라는 단어가 문제다. 관행적으로 대통령 부인을 일컫는 단어인 영부인은 남의 부인을 높여서 부르는 '호칭'이다. 국어사전은 "남의 아내에 대한 높임말"이라고 뜻을 풀이하면서 동의어로 귀부인을 제시하고 있다. 호부를 수여하는 주체로 '대통령 이명박'이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고 '대통령 부인 김윤옥'도 가능하지만 '영부인 김윤옥'은 어색하다. '이명박 대통령님', '이명박 대통령 각하'나 마찬가지다. 자기가 자기를 높여 부르는 격이 라는 말이다. 현 정부의 각종 청와대 기념품이나 행사 선물에도 주로 '대통령 내외 이명박 ·김윤옥'이라는 명의가 들어가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국방비서관실 관계자는 "행사 준비 과정에서 호부에 '영부인'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적절하냐는 이야기가 있긴 있었는데…"면서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 호부를 만든 주체가 누구냐'는 질문에 다른 관계자는 "각군과 학교에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행사를 준비했다"고 답했다. '신임 장교 5000여 명에게 문법적 오류가 있는 물품이 전달 된 셈인데 어떻게 하나'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지적의 의미를 충분히 알겠는데 지금은 (향후) 어떻게 할 지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고만 답했다. 지난 해 3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및 임관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졸업생 대표에게 수여한 친필휘호가 새겨진 '호부(虎符) 금패'의 명의도 '대통령 이명박·영부인 김윤옥'이었다. 군 장교 임관 행사에서만 2년 연속 발생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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