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은평시민신문> 보도와 일부 참석자의 목격담을 종합해 보면, 이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저녁 구산역 백석교회에서 열린 재개발 설명회에 참석해 "내가 여기 40년을 살았고 평생을 살 거다. 우리 은평이 잘 살기 위해 애썼다"며 "여러분이 지난 번에 안 찍어줘서 잘 안 됐다. 한번 개발해서 잘하도록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불어닥쳤던 이른바 '재개발 열풍'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선거 운동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60세 안팎의 주민 70~80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8시 경 시작됐지만, 이 전 위원장은 저녁 9시 10분 경에 갑자기 나타났다고 한다.
이 전 위원장 측 김해진 언론 특보는 "조용한 선거라고 해서 우리 공약인 지역 개발, 재개발 등과 관련된 내용을 사람들 앞에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 한 참석자가 찍어 <은평시민신문>에 제공한 사진. 참석자는 "사진 한장 찍기도 눈치 보이게 만드는 분위기의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
이 재개발 사업 설명회는 건국대 김모 교수가 개최한 것이지만 이 전 위원장은 "김 교수가 설명하는 것을 내가 준비하도록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특보는 이와 관련해 "우리 측에서 준비한 행사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선거법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특보는 "오히려 지역의 여러 단체에서 이 전 위원장이 오는 것을 반기는 곳도 많다. 지역 입장에서는 그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나를 안찍어서 재개발이 안됐다"는 발언 등에 대해 김 특보는 "직접 확인할 수 없지만, 주민들이 들었다면 그런 말을 했지 않겠느냐"고 사실상 시인했다.
한편 이재오 후보의 발언에 대해 사회당 금민 후보 측은 "이명박 대통령 실세라더니 정치하는 방식도 왕의 남자같이 하고 있다"며 "나를 찍어주지 않아서 재개발이 안 됐다는 발언은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금민 후보 측은 "이 재개발 계획은 은평구청도 모르는 계획"이라면서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면 은평구청 개발계획과 상관없이 재개발을 할 수 있다는 말이냐. 도대체 배경이 얼마나 탄탄하기에 은평구의 구정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단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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