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언론매체 통해 '그랜드 바겐' 거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제안에 대해 "'비핵·개방·3000'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며 "미국의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 철회가 없이 우리의 핵포기에 대해 운운하는 것은 허황한 꿈"이라고 일축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핵문제 해결에 백해무익한 제안' 제목의 기사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채 "남조선 고위당국자가 최근 미국을 행각하면서 핵문제와 관련한 이른바 '일괄타결안'이라는 것을 내놓았다"며 이 제안을 "우리(북한)가 6자회담을 통해 핵계획의 핵심부분을 폐기하는 대가로 우리에게 그 무엇을 제공한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조선반도(한반도) 핵문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로서 철두철미 조미(북미) 사이에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통신은 기존 북한 입장을 되풀이 하고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일괄타결안을 들고 나온 것은 "조미 사이의 핵문제 해결에 끼어들어 방해"하려는 목적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중앙통신을 통해 대남 및 대미 등 대외입장을 자주 표명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중앙통신의 이같은 보도는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제안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첫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이어 통신은 "우리가 그 누구와 '관계정상화'를 하고 '경제적 지원'이나 받으려고 그따위 얼빠진 '제안'을 받아들일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오산"이라며 "핵문제는 전 조선반도와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에라야 진정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또 이 대통령이 "조선반도 핵문제가 조미사이에 해결돼야 할 문제라는 것을 모를 리 없는"데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은 "그 자신도 문제이지만 그를 세상망신만 시키는 '대통령 보좌팀'의 수준이 더욱 한심하다"고 비난의 초점을 대통령 보좌진에게 돌리기도 했다.

'대통령 보좌팀'에 대해 통신은 "앉을 자리, 설 자리도 모르는 멍텅구리" 등으로 비난했다.

통신은 이 대통령이 '그랜드 바겐' 제안을 발표하면서 "아마도 북한은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 소중한 기회를 놓쳐선 안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거론해 "체제의 존손에 있어서 마지막 기회"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이는 그랜드 바겐 제안의 "밑바탕에 동족대결과 압살을 노린 '비핵·개방·3000'이 깔려있다는 것을 확증해주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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