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직원 유 모 씨와 연안호의 북한 억류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대북관계 무능론이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에 이명박 대통령이 7일 직접 진화에 나섰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동한 뒤 자국 여기자들을 무사 송환시킨 이후 "우리 정부는 뭘 하고 있느냐"는 비난여론이 적지 않게 일고있기 때문이다.
현실화되는 '통미봉남' 우려…"한미 협력 긴밀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전날 여름휴가를 마취고 상경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진으로부터 미국 여기자 석방과 남북 및 북미관계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는 것으로 첫 공식업무를 재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오늘로 131일 째 억류돼 있는 개성공단 근로자, 그리고 연안호 선원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이 사안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걱정과 관심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께서도 정부를 믿고 지켜봐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통미봉남 우려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미국 여기자 석방문제 관련해 사전·사후에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했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북미 간의 어떤 접촉도 이처럼 양국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동관 대변인은 "정부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정부가 모든 역할을 다 할 테니 국민들께서도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대북특사' 파견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 대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철저하게 개인자격이었고, 또 북한이 강력하게 요구해서 이뤄진 것"이라면서 "상황이 우리하고는 좀 다르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억류사태 장기화에 따른 각종 '추측성' 보도들이 오히려 사태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언론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수면 위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수면 아래서 이뤄지는 수많은 움직임, 이른바 물갈퀴질을 언론들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는 광복절 이전 억류자들이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바로 그런 보도들을 자제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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