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5일 발표한 정례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는 지난 5월에 비해 2.1%P하락한 25.3%에 불과했다. 부정평가는 4.8%P상승한 65.4%에 달했다. 지난 3월 33.6% 지지로 '고점'을 찍은 후 계속 떨어지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서울과 부산·경남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PK 지역에서는 지지율이 3개월 만에 무려 32.9%P가 빠진 22.2%, 서울에서는 두 달만에 12%P가 떨어진 26.5%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박병석 KSOI 조사연구팀장은 "PK지역의 경우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영향이 있다"면서 "사실 TK와 PK는 서로 견제관계고 이질적이기까지 한데, 개인의 자유 같은 문제에 좀 더 예민한 PK 지역의 정서가 깨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당 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이 23.3%, 민주당이 20.7%를 기록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 역전된 양당의 지지율이 재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대구·경북 지역과 경기·인천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TK 지역의 경우 지지율이 40%로 민주당의 6.1%를 압도했고 경기·인천에서도 10%P가량 앞섰다. 하지만 PK 지역에서는 양당의 지지율이 근접(20.7%대 19.6%) 했고 서울에서는 민주당이 앞섰다. 충청권 역시 민주당이 근소하게나마 앞섰다.
박 팀장은 "서울의 경우 20대, 화이트칼라, 고소득 층 등 개인적이고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층에서 미디어법 등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하락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고 풀이했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29.9%를 기록해 압도적 1위를 이어갔다. 유시민 전 장관은 9.6%로 2위를 고수했다. 이회창 총재, 정동영 의원 한명숙 전 총리, 정몽준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 밖에 있는 유 전 장관은 광주·전남에서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범야권 단일후보 지지 의향이 있다는 의견이 48.1%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36.4%보다 높았다. 야권 구조변화를 시도할만한 기반은 마련된 셈이다.
이 밖에 한미정상회담, 4대강 살리기 종합계획, 미디어법 등에 대해서는 모두 부정적 여론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22일 전화면접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7%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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