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 부터 '100만 달러+3억 원'을 받았다고 시인한 이후 2007년 7월 노 전 대통령의 과테말라 해외 순방 당시의 행적이 논란이다.
이 때 노 전 대통령 내외가 돈 가방을 들고 가서 경유지인 시애틀에서 아들 건호 씨에게 전달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봉하마을의 변호인 격인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한 데 이어 당시 순방을 수행했던 천호선 전 홍보수석도 당시 일정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반박했다.
"의문의 공백은 없다"
천 전 수석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일이 지적하기 힘든 억측 보도가 많지만 그 정점에 있는 것이 '시애틀에서 노건호씨를 만나 유학자금으로 돈을 줬다'는 것이다"면서 "미국 시애틀에서의 체류 23시간 동안 뭔가 은밀한 일이 이루어진 것처럼 추정하거나 더 나아가 마치 돈을 전달하기 위해 시애틀에 간 것처럼 추측하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천 전 수석은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은 연료 보급, 체력적 요인 등으로 인해 미국을 중간 경유지로 삼을 수 밖에 없고 그 계기를 활용하기 위해 교민들이 많이 사는 도시를 택해 간담회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페루 리마를 다녀온 이명박 대통령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귀국했다.
이어 그는 "'의문의 공백' 같은 것은 없다"면서 일부 비공식 일정을 포함해 당시 빡빡했더 스케줄을 소개했다. 요지는 다음 날 새벽에 있을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와 관련해 사전 보고를 받고 일찍 취침했다는 것이다.
천 전 수석은 "특별한 사적 일정은 없었으며, 노건호씨를 만나거나 사람을 보내 전갈을 하거나 뭘 전달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근거도 없이 단순한 추정을 언론에 공공연히 알려주고 언론은 상황을 몰아가려는 의도가 앞서서 터무니없는 추측보도로 가설을 만들어내고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신있는 사안'에 대해선 적극 대응이어질 듯
이어 천 전 수석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문 전 실장이 반박했지만 이 사안은 내가 잘 아는 것이라 직접 설명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해명과 방어가 필요하다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조직적 대응이 시작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진 않다"면서 "이것은 내가 잘 아는 것이라 그렇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봉하마을 측은 검찰과 언론의 '의혹 부풀리기'에 대해선 이처럼 적극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00만 달러+3억 원의 용처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아 의혹을 부추긴다'는 지적은 피해가기 어렵다.
이에 대해 핵심관계자는 "그런 의혹을 이해할 수 있는 면이 있지만 핵심은 노 전 대통령이 최근에 그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라면서도 "끝까지 못 밝힌다는 게 아니라, 검찰 조사에 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도권 친노'로 분류되는 이 관계자는 윤태영 전 대변인 등이 포함된 이른바 '강금원 리스트'가 나오는데 대해 "문제될 것 없고 지금처럼 당사자들이 해명할 것이 있으면 직접 해명하게 될 것"이라면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연차 리스트'와 '강금원 리스트'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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