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국가정체성을 훼손하는 굉장히 폭넓고 뿌리깊은 상황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지난 대선캠프 선대위 직능정책본부 관계자 3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만찬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역사교과서 논란, 고위 공직자 물갈이 논란, 각종 '이명박식 개혁입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 등과 관련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을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규정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가정체성 문제, 지난 10년에 뿌리를 둔 부분도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러한 국가정체성 문제는 지난 10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해 전 정권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시정해 나가야 하며 개혁이나 경제문제, 국가정체성 문제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라며 "이 모두를 대통령 혼자 하기는 어렵고,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을 만나 보면 국가위기 극복에 여야가 없고, 여야 만장일치로 함께 나아간다고 한다"며 "다만 한국은 어려운 과정을 겪는 것 같다"고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누구를 탓할 수는 없으며, 지금이야말로 비난이나 욕보다 국가위기 극복을 위한 격려가 필요할 때"라며 "여야가 무난하게 협력해 모든 게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는 범어사 주지 정여스님의 건의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어떤 면에서 북쪽에 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항상 열린 마음이며, 진심으로 머리를 맞댈 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경제위기를 언급한 이 대통령은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것 아니냐는 소명의식을 느낀다"며 "모두 함께 준비해 이 위기를 넘겨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직자, 한나라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대선캠프 직능정책본부장을 맡았던 정의화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0여 명과 정정길 대통령실장, 맹형규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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