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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李 첫 청와대 회동, '화기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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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李 첫 청와대 회동, '화기애애'?

"노 대통령 임기 내 FTA 비준되게 힘 합치자" 결의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의 청와대 회동은 상대에 대한 의례적 덕담이 오가는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묘한 신경전도 눈에 띄었다.

대선 9일만 인 28일 저녁, 약속시간을 1분 앞둔 6시 29분 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1층까지 직접 내려와 이 당선자를 맞이했다. 이같은 예우는 전직 대통령에 준하는 것.

노 대통령은 "내 마음에는 당선인이 나보다 더 윗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고 이 당선자도 "아이고 무슨 말씀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임기가 다하셔도 선임자시니까 제가 선임자로 우대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그 때(당선자 시절)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면서 "(대통령 임기) 5년은 길게 진다. 4년이면 행정이나 절차상의 속도로 봐서 대개 자리가 잡히고 평가를 받을 만한 시기다"며 이 당선자에게 4년 연임제 개헌 약속을 상기시켰다.
▲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8일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이 당선자는 "대통령과 정당과의 관계가 그래서…변화무쌍하지 않았습니까"라면서 "오늘 국회에서 이라크 파병 연장안이 통과됐는데 한나라당은 전원 동의인데…(신당이 반대해) 아슬아슬하게 통과됐다"며 현 정부 당청관계의 난맥상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회동 중 노 대통령은 두 사람의 정책적 차이가 큰 부동산 정책과 교육정책을 언급하며 "정책의 역사를 꼭 되짚어 볼 필요가 있어 '대한민국 부동산 40년', '대한민국 교육 40년'를 출판했다"고 말했고 이 당선자는 "그 책 두 권을 주시면 꼭 읽어보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한미FTA 부분에 대해선 두 사람의 인식이 일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당선자는 "노 대통령 임기 내에 비준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노 대통령도 "저도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교육정책 이야기 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말 안하기로 했다"

만찬에 배석했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과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국정전반과 인계인수에 대한 대화를 나누셨는데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날 대화는 노 대통령의 퇴임 후 계획, 청와대 생활 등 가벼운 주제로 시작됐다. 이 당선자는 노 대통령의 김해 귀향 계획에 대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데 매우 의미있는 일인 것 같다"고 평가했고 노 대통령은 "농촌이 너무 무질서하게 개발되어있는데 시골마을을 아름답게 꾸며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가 "청와대 생활이 갑갑하지 않냐? 몰래 밖에 나가신 적은 없냐"고 물었지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은 밖에 나가려면 나갈 수 있는데,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가기가 어려워 못가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국정인수로 화제가 넘어가자 노 대통령은 "정부가 주관하는 국정은 사람도 조직도 그래도 남아있어 별로 인계할 것이 없는데 청와대는 사람도 조직도 비워줘야 해서 인계할 것이 많다"면서 "2005년 말부터 대통령기록관리법도 만들고 실무적인 시스템도 구축하면서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청와대의 각종 정책과 업무 인수인계는 차질이 없이 진행될 것이고 문서폐기 등은 일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당선자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시니 가능한 것 같다"면서 "법도 시스템도 잘 돼있으니 역대 어떤 때보다 인계인수가 잘 될 것 같다"고 화답했다.

현 정부와 차기 정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교육, 부동산 정책에 대한 대화도 오갔으나 천 대변인은 "정책에 대한 토론이라기 보다 '교육정책이 참 쉽지 않다'는 식의 공감을 상호간에 표시하는 수준이었다"고만 전했다.

하지만 당선자 측 주호영 대변인은 "교육정책에 관해 서로 문제점이나 의견 나눴는데 자세한 내용은 발표 안하기로 했다"고 말해 묘한 차이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은 국정홍보처가 만든 '대한민국 부동산 40년', '대한민국 교육 40년' 단행본 두 권을 전달하며 "꼭 읽어보시면 매우 도움이 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임대주택법과 4대사회보험 통합법 통과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고 이 당선자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수행한 임태희 비서실장에게 "챙겨보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 임기 중에 FTA 비준 통과시키자"
▲ ⓒ국정홍보처

한미FTA에 대한 대화가 오갈 때는 분위기가 한층 화기애애했다. 이 당선자는 "FTA 협상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말 잘 하신 일이다. 노 대통령께서 정말 하실 줄 몰랐다"면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대한민국이, 미국 시장을 먼저 겨냥했다는 것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고 노 대통령을 극찬했다.

그는 "한나라당 농촌 지역 의원들도 농민들을 설득하도록 하여 2월 임시 국회 중에는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덧붙였고 이에 노 대통령도 "같이 힘을 합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자"고 뜻을 같이 했다.

만찬 말미 이 당선자가 "대통령께서 이렇게 많이 준비를 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다"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정책비판은 할 수 있겠지만, 대통령직에 대한 권위와 신뢰를 지키는 데는 도움을 드리겠다"면서 "필요하면 국민들에게 설명도 하겠다"고 적극 협조를 다짐했다.

이에 이 당선자가 "후임자가 전임자를 예우하고 잘 모시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답하며 회동은 마무리 됐다.

"부부 간에 넷이서 또 만나자"

양측 대변인은 모두 "남북 문제, 외교안보 정책 등에 대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전해 예민한 문제를 피해갔음을 시사했다.

당선자 측 주 대변인은 '선거 때 서로 공격했던데 대한 소회는 없었냐'는 질문에 "짧게 있었다"면서 "두 분 다 선거 때는 서로 마음에 업는 말 할 수 있는것 아니냐 정도의 이야기가 오갔다"고 답했다.

이날 만찬은 전복술찜, 홍삼죽, 살치살 구이 등 한식 메뉴에 와인이 곁들여진 가운데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님과 (우리 내외 함께 ) 네 분이서 자리를 한번 하자"면서 "영부인과 사모님께서 일정부분 알아야 할 부분 있기 때문에 함께 만나자"며 추후 만남을 제의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는 외환위기 문제로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아예 주례회동을 가졌고 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도 김 전 대통령과 수차례 회동을 가졌었다.
▲ ⓒ국정홍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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