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對)언론 압박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소규모 대표단의 항의방문 정도가 아니다. '3000명을 동원한 규탄대회'를 여는가 하면 대대적인 '시청 거부운동'까지 벌일 태세다. 전면전이다.
"라디오 진행자가 정동영과 동기"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오늘 오후 MBC 앞에서 3000명 정도의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고, 저녁에는 촛불집회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 방송이 거짓말을 하는, 잘못하는 방송이라는 인식이 전제돼야 (시청자들이) 안 보게 된다"면서 "필요에 따라선 시청 거부운동도 벌여 나가겠다"고 엄포를 놨다.
해당 방송사의 특정 프로그램도 하나하나 열거했다. 이 사무총장은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시사매거진 2580>, <손석희의 시선집중>, <PD수첩>인데, 이런 방송을 통해 주로 BBK가 이명박 후보가 연관이 있는 듯이 왜곡보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총장은 특히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중 <신경민의 뉴스광장>은 지나칠 정도로 악의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면서 "신경민은 전주고 48회로 정동영 후보와 동기"라고 말했다. 그는 "(신경민은) 오프닝을 할 때 일방적, 자극적인 주장으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예가 많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이 사무총장은 "처음에는 항의방문 정도를 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MBC가 현재와 같은 태도로 나갈 때에는 중요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정 방송이 편파적으로 왜곡해 방송하는 것은 국민의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고, 우리의 문제제기는 국민 저항권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이날 BBK의 대주주였던 홍종국 씨의 인터뷰 보도를 통해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 준 <중앙일보>에 대해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사무총장은 "<중앙일보> 보도는 좋은 뉴스"라면서 "이는 이명박 후보가 주식을 갖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중요한 뉴스"라고 치켜세웠다.
대검 찾은 의원 30명 "왜곡수사는 씻을 수 없는 대죄"
한나라당 의원 30여 명은 이날 의총 직후 대검찰청을 방문하기도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포함된 한나라당 의원들은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권대진 대검 차장을 만나 "검찰이 'BBK사건'을 공정히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신당 의원 65명이 대검찰청에 몰려가 구호를 외치면서 검찰을 협박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로 정권연장에 혈안이 되어 벌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이들은 "검찰이 여권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왜곡된 수사결과를 발표한다면 이는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대죄를 짓는 것임을 명심하고 공정하게 수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