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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보도 '무용론'…'JTBC 역할론'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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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보도 '무용론'…'JTBC 역할론' 뜨나?

국정원 보도, 지상파 3사 '무시'-JTBC '원맨쇼'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 개입 이슈를 다룬 방송사들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한없이 무기력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반면, 종합편성채널인 JTBC에 대해선 질과 양 모두 가장 충실했다는 평이 따랐다.

27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언론개혁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국정원 보도, 언론은 어떻게 실패했나' 토론회에서, 언론 관계자들은 "지상파 3사는 국정원 사건에 대해 사실상 의미 있는 보도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미디어스 김완 기자는 "지상파 3사는 국정원 사건에 대한 최소한의 보도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관점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원 사건 자체를 프레임 바깥에 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보도한 경우는 정부나 검찰에서 뭔가 발표를 해서 기사를 쓰는 '발표 저널리즘' 방식이었다"며 "스스로의 취재에 기반한 뉴스는 JTBC가 거의 유일했고, 종합 뉴스로서의 기능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디어스와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지난 10월 18부터 11월 8일까지 국정원 사건에 대한 지상파 3사(KBS·MBC·SBS) 및 종편 4사(MBN·JTBC·채널A·TV조선)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평가다.

지난 10월 18일 '윤석열 검사의 국정원 수사 배제'에 대한 보도 태도를 보면 각 방송사 보도 태도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KBS·MBC·SBS는 관련 뉴스를 각각 11번째, 4번째, 2번째에 한 꼭지씩만을 배열했으며, 윤 검사의 수사 배제에 대해 '배제, '논란'이라는 용어를 넣지 않았다. 대신 윤 검사의 보고 절차 누락, 지시 불이행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같은 날 JTBC는 해당 보도를 유일하게 첫 꼭지에 배치했으며, 관련 보도를 5건으로 나누어 다뤘다. 급작스런 수사라인 교체 배경에 대한 분석을 곁들었다. 사이버사령부의 국정원 옹호 댓글에 대한 언급도 JTBC가 유일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의지를 밝힌 10월 31일 보도는 이와는 정반대였다. 지상파 3사 모두 박 대통령의 발언을 첫 꼭지에 다뤘으며, 발언 그대로를 나열하는 식으로 보여줬다. 반면 JTBC는 해당 보도를 네 번째 순서에 배치했다. 채널A와 TV조선도 두 번째 순서에서 다뤘다.

아울러 지상파 3사는 분석 기간인 20일 동안 7~8일은 관련 보도를 생략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JTBC는 국정원 사건을 대부분 머리기사로 다루고, 매일 적게는 4꼭지에서 많게는 7~8꼭지를 실었다. 분석 기간 동안 지상파 3사의 해당 사건 관련 단독 보도가 전무했던 반면, JTBC는 여러 번에 걸쳐 단독 보도를 내보냈다. 대표적 예가 10월 24일 "사이버사령부, 4팀으로 나눠 조직적 댓글 활동", 11월 6일 "'댓글 여직원' 변호비 3300만 원 국정원이 지급" 보도다.

"JTBC, 한순간에 뒤집힐 수도" VS "진정성, 보도만 놓고 평가해야"

지상파 3사의 무용론이 제기되면서, 논의의 초점이 자연스럽게 JTBC의 역할론으로 옮겨갔다. JTBC가 유일하게 제대로 된 보도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JTBC를 지상파 방송의 대안, 대체재가 될 수 있냐는 것. "현재 보도로만 놓고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과 "태생적 한계를 거스를 수 없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부딪혔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이제 주요 뉴스에 대한 지상파 보도는 예측 가능한 수준이 됐다"며 "그런 점에서 JTBC를 바라보는 문제는 따로 떼놓고 볼 수 없는 필연적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론장이 닫힌 상황에서 JTBC의 보도는 울림이 있긴 하다"며 "그러나 방송 환경을 전반적으로 보면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JTBC에 대한 복잡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미디어스 한윤형 기자는 "JTBC 보도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JTBC의 개혁적인 보도가 모회사인 중앙일보 보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사주의 상업적 판단에 의해 기조가 한 순간에 뒤집힐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종면 YTN 전 노조위원장은 "왜 JTBC 보도가 중앙일보 보도에 영향을 미쳐야 하느냐"며 "언론사의 진정성은 당시의 보도로 평가할 수 있다. JTBC는 JTBC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욱 JTBC 기자는 "출범 당시의 문제점은 저희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고 그래서 더욱 그런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보도 가치나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기자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있고, 그런 진정성을 잘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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