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남양유업(주) 대표이사 김웅 등 남양유업 측 경영진 10명은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 LW컨벤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대표이사는 "환골탈태의 자세로 (영업 사원을 상대로 한) 인성 교육 시스템과 영업 환경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해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현장에서 밀어내기 등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이와 관련해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공정위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갈등 관계에 있는 대리점피해자협의회에 대해 경찰 고소를 취하하고 화해 노력에 적극 나서겠다"며 "이번 사태를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 대리점과 함께 성장·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남양유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 9일 오전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 LW컨벤션센터에서 남양유업 김웅 대표(오른쪽 네 번째) 등 임직원들이 '영업 직원 막말 음성 파일'로 불거진 강압적 영업 행위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양유업 측이 밝힌 상생 방안은 크게 △대리점 지원 방안과 △밀어내기 등에 대한 제도적 재발 방치 대책 두 가지로 나뉜다.
대리점 지원 방안으로 남양유업은 대리점 인센티브 및 거래처 영업 활동 지원을 두 배 늘려 연간 500억 원 규모의 대리점 상생기금을 운영하고, 대리점 자녀 장학금 지원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제도적 재발 방치 대책으로는 대리점과 공동 목표 수립 시스템을 만들고, 반송 시스템을 도입하며 대리점의 고충이 즉시 경영진에 전달될 수 있도록 고충 처리 기구 등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남양유업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 지분을 대량 매각한 홍원식 회장은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웅 대표는 "홍 회장이 개인적으로 은행 채무가 있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증권거래소를 통해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장은 공식 명칭이 아니고, 대주주로서 부르는 호칭"이라며 "실질적인 의사 결정은 제가 했기 때문에 제가 사과 드리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홍원식 회장의 주식 매도 이후 100만 원 밑으로 추락한 상황이다. 홍 회장의 지분 매각이 주요 악재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 측은 "남양유업 본사가 위기를 모면하는 식의 사과만 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며 "대리점피해자협의회를 직접 방문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남양유업 사태에 관한 3대 요구안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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