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김 모 기아자동차 사내 하청 노조 조직부장은 이날 오후 3시께 광주 2공장 천막 앞에서 동료들이 보는 가운데 갑자기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했다.
동료들이 급히 불을 끈 후 인근 병원에 후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얼굴과 팔, 가슴 등에 3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씨는 몸에 붙은 불이 다 꺼질 때까지 "자식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고 계속해서 외쳤다고 현장에 있었던 노동자들은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렸다.
▲ 기아자동차 채용 홈페이지. ⓒ기아자동차 |
기아차 광주 공장 사내 하청 분회는 지난 2개월여 동안 2공장 앞에 천막을 치고 '비정규직 문제 우선 해결'을 요구해왔다.
이는 최근 기아자동차가 인력 충원을 위해 200명 이상을 '신규'로 뽑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라고 복수의 노조 관계자들은 전했다.
기아차는 국내 3개 공장(광주, 화성, 소하리)에서 일할 생산직 및 판매·정비직을 200명 이상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와 실무 협의를 진행해 왔다.
이에 대해 노동계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현대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불법 파견' 문제를 신규 채용으로 풀려 한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다 지난 12일 기아차 지부가 정년 퇴직자와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의 자녀(1인 한정)에게 가산점을 확대 적용키로 하는 방식에 합의했단 사실이 알려지며,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일자리 대물림' 논란이 일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서는 정규직 노동자 6300명 외에 하청 노동자 450여 명이 일하고 있다.
한편 기아차 비정규직 분신 시도 이틀 전인 14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된 노동자가 울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기사 : 현대차 비정규직, 해고 석 달 만에 목매고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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