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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안철수 교수님 확실히 달라지셨네"

박원순-안철수 50분 회동, "정치적 얘기 없었다"지만…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전 교수와 박원순 서울 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식당 '달개비'에서 회동을 가졌다. 당초 회동 시간이 20~30분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약 50분간 환담을 나눠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동은 안 전 교수 측 송호창 무소속 의원과 박 시장 측 권오중 서울시 정무수석 비서관이 배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8시부터 진행됐다.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회동에서 정치적인 문제는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며 이번 회동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소재 음식점 달개비에서 회동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송 의원은 "안 전 교수가 뉴타운 문제, 창동 지하철 기지 이전 문제 등 지역 현안을 얘기했고 박 시장은 '선거를 치르는 동안 몸 건강히 잘하고, 정치권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이 '정말 낮은 자세로 주민과 만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주민에게 진심으로 성실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시장 측 권오중 정무수석은 "안 후보가 지역현안을 얘기하는 것에 대해 박 시장은 듣고만 있었다"며 "박 시장은 공직자 신분으로, 선거법 때문에 현안문제 등을 해결해 줄 입장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두 사람은 안 후보의 미국 체류에 대한 경험 등 사적인 얘기와 선거에 대한 경험과 에피소드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화 내용에서 정치 현안이나 신당 창당 등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 할지라도 만남 자체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많다.

안 전 교수가 민주통합당 소속인 박 시장을 만난 것은, 가까이는 4월 재보선을 앞두고 노원병에서의 야권 단일화 여지가 있지 않겠냐는 추측을 낳는다. 민주통합당은 노원병에 후보를 낼지 여부를 두고 아직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이다.

멀게는 4월 재보선 이후 야권 개편 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정치적 연대의 가능성을 연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민주통합당도 안 전 교수 귀국 이후 대화 채널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이날 회동은 서로 간에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 장소가 '달개비'라는 것도 짚어볼 대목이다. 달개비 식당은 안 전 교수가 지난해 대선 후보 자진 사퇴 이후 한동안 잠행을 이어가다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지원을 약속했던 장소다. 안 전 교수가 박 시장을 통해 민주통합당에 이번 재보선 관련, 무언의 메시지를 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선 안 전 교수가 3개월 전 이곳에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지원을 약속했듯, 이번엔 민주통합당이 자신에게 지원을 해달라는 요청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안철수 운동화 본 박원순 "확실히 달라졌네"

박 시장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안 전 교수는 회동에 앞서 기자들에게 "외국에서 (박 시장과)통화 하면서 귀국 후 한번 만나자고 얘기를 나눴다"며 "사적인 인사와 함께 서울시의 난제들, 특히 상계동과 같은 강북 지역 현안에 대한 문제 해결 방안 등을 시장님께 듣고 싶다"고 이날 회동 배경을 밝혔다.

노원구 주민들을 만난 뒤 곧바로 온 안 전 교수는 남색 자켓에 청바지, 운동화 차림이었다.

박 시장은 도착하자 안 전 교수는 "상계동 주민들 만나느라 옷도 못 갈아입고 운동화도 그대로 신고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 전 교수의 차림새를 본 박 시장은 "안 교수님이 확실히 달리지셨네"라며 "비도 오는데 저렇게"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 제대로 하신다"며 웃으며 화답했다.

안 전 교수는 박 시장에게 직접 '노원병 후보 안철수'라고 찍힌 명함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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