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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고교생 하청 노동자, 조선소에서 추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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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고교생 하청 노동자, 조선소에서 추락사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한 달 전엔 23세 노동자 산재 사망

지난 7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에서 19세 사내 하청 노동자 진 모 씨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을 시작한 지 약 두 주밖에 안 된 시점에 사망해 주변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이하 하노위)와 대우조선해양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진 씨는 건조 중인 4241호선(컨테이너선) A안벽(배를 접안하기 좋도록 항만에 쌓은 벽)에서 26미터 아래로 추락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하노위 측은 이번 사건을 작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고로 보고, 사고 발생 경위를 면밀히 조사한 후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하노위 강병재 의장은 12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구체적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일 빈소를 방문했을 때, 유족과 접촉하는 것을 사측(부안기업)이 제재하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며 "목격자가 없지만, 작업장 내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산업재해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장은 "최근 들어 수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 독촉이 심해졌다"며 "그 과정에서 고인처럼 어린 입사자가 충분한 안전 준비·교육 기간 없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 측은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상대로도 문제없이 안전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며 "이번 사고의 경우, 단순 실족사를 포함한 다양한 사고 발생 원인을 염두에 두고 추가 진상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진 씨를 고용했던 하청업체인 부안기업 관계자는 "아직 사고 경위를 확인 중이며,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족 김 모 씨는 진 씨가 "이번 달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으로, 2013년도 수능을 치른 후 홀로 경남 거제로 옮겨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 모습. ⓒ프레시안(허환주)

한 달 전엔 23세 하청 노동자 산재 사망…조선업, 산업 안전 빨간불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에서는 지난달 15일에도 20대 사내 하청 노동자가 작업 도중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산업재해였다.

그날 오후 2시 30분께 조선소 내 2도크에서 컨테이너선을 조립하던 사내 하청 노동자 민 모(23) 씨는 235톤짜리 선박 블록이 머리 위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민 씨는 사고 당시 조선소에서 일한 지 채 한 달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위 측은 "블록 조립 설계와 시공이 맞지 않았고, 블록을 탑재할 때도 시공 도면과 달리 외판 지지대가 설치되지 않았었다"며 "노동자 안전을 무시한 작업 현장에서 발생한 산재"라고 사고 발생 원인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측도 "조선소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을 인정하며 "사고 이후 작업장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조선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수출액 1위 자리는 중국에 내줬지만 수주량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세계 1위다. 이처럼 '세계 1위 산업'을 내세우는 조선업에서 수주 실적과 달리 산업 재해 예방은 소홀하단 지적은 그간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게 더 높다는 점을 노동계는 주목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9대 조선소(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신아SB, 대선조선)의 원청 노동자 산재 사고 사망자 수는 2004년 17명에서 2009년 3명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산재로 사망한 하청 노동자는 다섯 배로 늘었다(2명에서 10명). 노동계는 이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은폐된 산재 사고까지 고려하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산재 사고로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작년 말 기준, 주요 조선소 9곳의 사내 하청 규모는 7만6670명으로 전체 기능직의 68.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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