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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서 또 노조 탄압 논란, "○○○ 반드시 해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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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서 또 노조 탄압 논란, "○○○ 반드시 해고해야"

"용역업체, 노무법인 컨설팅 받아 민주노총 소속 노조 기획 탄압"

홍익대학교 경비 용역업체가 노무법인과 전년도 용역업체에서 컨설팅을 받고,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기획 탄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홍익대 분회(이하 홍익대 분회)는 홍익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하며, 용역업체 국제공신(주)이 ㄱ노무법인과 전년도 용역업체인 용진실업으로부터 제공받은 노무관리 컨설팅 자료를 일부 공개했다.

[컨설팅 자료 ①] ㄱ노무법인, "민주노총 세력 약화에 초점을 맞춰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홍익대 분회 제공

우선 '위탁관리 업체 변경에 따른 노무관리 방향'이란 제목의 문서를 보면, ㄱ노무법인은 "민주노총은 홍익대를 중심으로 인근에 위치한 대학들의 동종업계 근로자들을 하나의 투쟁단위로 묶어 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 세력 약화에 초점을 맞춰 노무관리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제시했다.

또 문서 '개별교섭 요구에 대한 검토 의견서'를 보면, ㄱ노무법인은 "서경지부(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와 교섭을 하게 되면 홍경회 노조를 우호적인 성향으로 묶어둘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라고 국제공신(주)에 경고했다.

여기서 언급된 '홍경회 노조'는 재작년 7월 결성된 경비원 복수노조다. 그해 1월 청소·경비 노동자 150명 집단 해고에 반발해 일어났던 49일 본관 점거 농성에 참여하지 않았던 경비 노동자들이 중심이 됐다. 홍익대 분회는 홍경회를 사측이 설립한 '어용 노조'로 보고 있다.

이에 서경지부 권태훈 조직부장은 "국제공신(주)이 복수노조가 설립된 상황을 악용해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기획 탄압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지난해 유성, KEC 등에서 일어난 노무법인의 노사관계 개입이 홍익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일해서 벌어준 돈으로 업체는 노동자들을 노예로 만들기 위한 컨설팅을 받았다"라며 "청소·경비 노조를 그렇게나 탄압하던 홍익대에 국제공신(주)이 알아서 노조 말살 시나리오를 선물처럼 들고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 조직부장은 "이번 국제공신(주) 사례는 노무법인을 활용한 노조 기획 탄압이 소규모 비정규직 사업장까지 확산돼 있음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국제공신(주)에 재발 방지 약속과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컨설팅 자료 ②] 전년도 용역업체, '○○○, ○○○, ○○○는 반드시 해고해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홍익대 분회 제공

이날 홍익대 분회는 국제공신(주)이 전년도 홍익대 경비 용역업체인 용진실업(주)으로부터 건네받은 노무관리 컨설팅 자료, '용진실업(주) 오○○ 부장 미팅 내용'도 공개했다.

분회에 따르면 용진실업(주) 소속 현장 관리자인 오아무개 부장은 지난해 홍익대에서 경비 용역을 관리하며 파악한 노조원 성향 등의 정보를 12개 항목으로 정리해 국제공신(주)에 제공했다. 여기에는 복수노조 '홍경회'의 설립을 주도·관리한 것을 시인하는 대목과, "반드시 해고해야 할 사람" 명단도 포함돼 있다.

공개된 문서 가운데 항목 7을 보면, 오 부장은 "홍익대 ○○○ 부분회장, ○○○, ○○○, ○○○은 반드시 해고해야 할 사람이다"라며 일부 노동자들을 쫓아내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다.

또 항목 9를 보면, "본인(오아무개 부장)이 계속 관리를 했으면 미화원도 분열시켜 복수노조를 만들 뻔했다"며 "본인이 관리에 손을 떼게 되어서 아쉽다. 아마 본인이 계속 관리 했으면 민노총을 해산시킬 수 있었다"라고 오 부장은 적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홍익대 분회 제공

아울러 항목 12를 보면, "오죽하면 내 오른팔을 민노총 노조원으로 심었어도 해결책이 없었다"라며 "민노총과는 대화로써는 절대로 끌고 갈 수 없다"라고 국제공신(주)에 조언했다.

이에 서경지부 권태훈 조직부장은 "사용자가 노동조합 조직 또는 운영 등에 개입하는 행위는 노조법 제81조 제4호 위반"이라며 "국제공신(주)은 전년도 업체가 노조법을 위반하며 수집한 이 정보를 이용해 노조를 탄압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조직부장은 "원청(홍익대)이 직접 나서 홍익대에서 벌어지는 노조 탄압을 해결해야 한다"며 "노동법 위반업체와는 용역 계약을 거부·해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용역업체 "전문가에게 자문한 것일 뿐"…홍익대 "끼어들고 싶은 생각 없다"

한편, 국제공신(주)의 장은정 대표이사는 이날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기획 탄압한 적은 없다. 사실무근이다"라며 "노사관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홍익대 사무처 관계자는 "용역업체와 노조 사이의 일이므로 학교는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며 "국제공신(주)이 노조 탄압 컨설팅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홍익대 분회는 이날 회견을 마치고 "원청 사용자가 직접 나서 부당노동행위를 해결하라"며 학교 사무처 사무실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24일에는 홍익대 안에서 '민주노조 기획 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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