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대학이 원하는 '다빈치형 인재', 정체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대학이 원하는 '다빈치형 인재', 정체는?

[사교육 중독, 이젠 빨간불] '대입전형 단순화 대안 제시' 토론회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없세)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대입전형 단순화와 새로운 대입전형 공적관리기구의 구체적 대안을 제안한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단체 일원, 대학 입학처 실무자, 교육평론가,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 현직 교사가 참석해 의견을 교환했다.

대입전형 단순화와 관련, 수험생·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입전형이 단순화돼야 한다는 의견과 학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려면 다양한 전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또한 단순화의 대안으로 세 가지(수능 중심, 내신 중심, 특기적성 중심) 전형을 만들자는 방안과 네 가지(수능, 논술, 내신,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나누자는 방안이 대립했다.

그러나 공교육만으로도 대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 수험생·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이 경감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는 참석자 모두 동의했다.

▲ 경기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능을 한 달 앞두고 공부하고 있다.(위 사진은 본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뉴시스

전형 3000개에 평가 방식도 제각각

김승현 사없세 정책실장은 대입전형의 문제점으로 △지나치게 복잡한 전형 △학교 교육으로 대비하기 어려운 대학별 고사와 각종 스펙 △예측이 어려운 대학의 모집요강 발표와 변경을 꼽았다.

현재 4년제 대학의 대입전형 개수는 3186개로 알려져 수험생·학부모의 혼란을 불러왔다. 급기야 전형의 특성을 파악해 학생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을 꼽아주는 고액의 '입시컨설팅'까지 등장해, 사교육 열풍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 실장은 "단지 전형이 3000개가 넘는다는 것만으로는 복잡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대학별고사 평가 방식을 파악하다 이미 지쳐버릴 정도"로 평가 방식이 다양한 현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이 예로 든 서울 모 대학의 대학별고사 평가 방식을 보면 심층상황지문형, 에세이형, 수학과학문제풀이형의 세 가지다. 여기에 논술고사가 별도로 시행된다. 하나의 전형에 응시해도 네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

김 실장은 전형을 단순화하기 위해 내신 중심·특기적성 중심 전형(모두 수시), 수능 중심 전형(정시)의 세 가지로 나눌 것을 제안했다. 수시에는 입학사정관이 참여한다. 정시에는 기회균형과 지역균형 등 특별전형에만 입학사정관이 참여할 수 있다.

이렇듯 단순화된 전형의 평가 요소까지 줄이려는 방안으로 김 실장은 △입학사정관 면접 방식을 심층면접 방식으로 통일 △수능 중심 전형은 수능성적결과를 토대로 선발 △내신 중심 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 미적용 △특기자 중심 전형은 교과 성적 비중을 낮추고 분야별 특기적성 중심으로 선발 등을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은 "OKU 미래인재, 알바트로스, 다빈치형 인재, 네오르네상스, UOS 포텐셜, 스테파노 등은 이름만 보면 전형의 종류와 평가요소를 전혀 짐작할 수 없다. 이런 모호한 전형의 명칭을 '수능 중심 전형, 학생부 중심 전형' 등으로 바꾸자"고 말했다.

"대학별고사 폐지하고 스펙 관련 서류 제출 금지해야"

사교육 전쟁의 주범으로 지목받아온 고난도 대학별고사와 각종 스펙 관련 서류제출 요구에 대한 해법도 제시됐다. 김 실장은 "구술면접시험과 대학별 논술고사를 폐지하고 중장기적으로 대학이 공동 출제하거나 국가가 논술시험을 주관하는 방식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실장은 "공인외국어 성적, 경시대회 수상실적 등 사교육을 유발하는 서류의 제출은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학이 모집요강을 자주 바꿔 수험생·학부모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지원자가 고교 1학년이 되는 해의 3월 이전에 발표하도록 하고(3년 예고제), 모집요강은 같은 해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에 확정해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의 발표로는, 작년 말 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 각 대학의 201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발표된 이후 변경된 내용은 총 971건에 이르렀다. 이 중 전형방법 자체를 변경한 건수가 333건이었다.

▲ 입학전형 설명회에 참가하기 위해 줄을 선 학부모들(위 사진은 본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입학사정관제는 따로 분리, 수능·논술 통합해야"

이범 전 서울교육청 정책보좌관은 "입학사정관제를 내신과 수능에 끼워 맞추려다 보니 김 실장의 방안도 너무 복잡해졌다"며 "단기적으로는 수능, 논술, 내신, 입학사정관제로 분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입학사정관제는 따로 분리한 채 수능과 논술을 통합해 논술형 수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학교 수업이 수능 중심으로 정시만 대비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그 외 영역은 오로지 학생이 담당해야 하는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이 전 보좌관은 밝혔다. 수시와 정시, 수능과 논술이 일원화돼야 한다는 것.

이 전 보좌관은 내신과 수능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따로 분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어차피 입학사정관제는 비교과 활동을 포함하는 것이 고유의 특징이므로 따로 분리해야 전형이 단순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이 전 보좌관의 평가 역시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이 전 보좌관은 "입학사정관제가 진로지도에 대한 관심과 동아리 활동을 증진하는 등 성과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앞으로 일정 비율 이상 넘어가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유로 "스웨덴, 핀란드, 독일 등 선진국은 대입에서 점수만 보지 비교과 활동은 보지 않는다. 비교과 활동을 대입에 반영하면 부모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보좌관은 "논술은 국가고시보단 대교협이 관장하는 게 낫다고 본다. 국가고시로 대학을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내신을 논술형으로 바꾸자"

대학 입학처 실무자들은 전형을 간소화하자는 주장에 대해 반발했다. 박성열 건국대학교 입학처장은 "(전형) 단순화가 대세인 것은 확실하며 건국대도 일정 부분 참여하고 있다"면서도, 대학이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 처장은 "2017년 되면 학력인구가 엄청나게 감소해 2018년부터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정원 미달학과가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도미노처럼 시장에서 폐쇄될 가능성이 있는 대학이 나올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인재 양성을 해야 하는 대학의 입장에선 자율성이 중요하다"고 조심스레 발언했다.

이어 박 처장은 "자신이 관련된 분야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제공돼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수험생·학부모가 다양한 전형에서 적합한 전형을 뽑아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다양한 학생이 있는 만큼, 기회균등 차원에서 전형을 여러 개 만들어주는 것이 오히려 형평성 있는 것"이라고 박 처장은 밝혔다.

아울러 박 처장은 "대입전형 공동관리기구를 만들려면 좀 더 조사를 해서 만들어야 한다"며 김 실장이 제안한 '(가칭)대학입학전형 공동관리원'은 시기상조라는 뜻을 에둘러 내비쳤다. 이 기구가 설립된다면, 현재 대교협이 맡은 대입전형 관리 책임을 관장하게 된다. 대학, 고교, 정부,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등이 운영에 참여한다.

한편 논술 폐지와 관련, 송선진 교육과학기술부 대입제도과장은 "실제 대학 얘기를 들으면 논술이 꼭 필요하다기보다 내신이 수시에서 원하는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란 말이 많다. 그러니 내신을 (논술형으로) 바꿔서 논술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하면 대학도 크게 반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교육 중독, 이젠 빨간불

"엄마가 말하길 제 꿈은 하버드대 편입이래요"
세계에서 가장 머리 나쁜 한국 학생들?
가정 경제 파탄내는 사교육 : 아이들이 진학하면, 엄마는 알바 뛴다

강남 불패 신화 휘청?
☞"나이 마흔에 잘려서 호프집 차리느니…"
부자동네 아이들이 서울대 진학률 높은 진짜 이유

"영어유치원 10곳 생기면 소아정신과 1곳 생긴다"
현직 학원장의 고백 "애들이 수학 포기하는 이유는…"
서울시교육청, 수학 선행학습에 철퇴

"영어 조기교육, 아이 말더듬이 만들 수 있다"
"부모 월소득 100만원 늘면, 자녀 수능영어 2.9점 오른다"
"6살짜리 앉혀놓고 민족사관고 가라며…"

선행학습 금지법 시안 들여다보니…
아이들의 감옥 기숙학원, 그곳에 가보니…
선행교육 금지법안, 무얼 담았나?

"영어 미스매치 사회…빈곤층·지방학생에 불리"
수능 점수 똑같아도 서울 학생은 SKY, 지방 학생은 낙방
수리논술 문제 절반 이상이 고교 범위 밖…학교 수업으로 대비 불가능

사교육 부추기는 대입 논술, 진짜 해법은?
"빚내서 학원 보낸다"…'에듀푸어' 305만명
강남 불법 기숙학원, 2개월 교습비 1600만원

"교수 편한대로 본고사형 논술 출제, 고교교육 망친다"
EBS 문제집이 점령한 교실, '절반의 진실'은?
서울시 학부모 37% "한 달 사교육비 91만원 이상 쓴다"

'출생에서 사망까지' 사교육, 허리 휘는 대한민국
대학보다 비싼 영어유치원 "1년에 1500만원 넘어"
200만원짜리 입시컨설팅, 실상은?

사교육비 30조원, 학원강사 월급 94만원?
망국병 '사교육', 이대로 둘 건가?
서울대 가려면 대학수학 배워라?

특목고 출신이 서울대를 접수했다
대선 후보 사교육 대책, 점수 매겨보니…

대학이 원하는 '다빈치형 인재', 정체는?

'대입 자율화' 대못 누가 뽑을까?
"이력서에 한줄 쓰려고 3천만원 쏟아부었다"
영어유치원, 부모 욕망이 만든 아이들의 지옥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