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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문재인 지지율 조사, 돋보기 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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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근혜-문재인 지지율 조사, 돋보기 대보니…

[기고] 결국 1%P 싸움 될 것…낙관도 비관도 금물

단일화가 됐다. 그러나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안철수 후보의 헌신과 결단에도, 단일화 직후 치러진 여론조사 결과들이 야권에 희망적이기 않았기 때문이다.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박근혜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율에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이후 노 후보와 이회창 후보 지지율이 역전됐던 것을 지켜봤던 사람들은 더욱 절망감을 느낀다. 보수 언론은 이런 감정을 극대화해, 선거 판세를 '박근혜 필승론'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 선두에 있다.

" 안철수 지지층의 상당수, 安 '사퇴'를 '단일화'로 안 봐 (조선일보 11/26 인터넷 판) "
" 단일화 효과, 10년 전보다 약했다 (동아일보 11/26 인터넷 판)"


이명박 5년도 모자라 이제 박근혜 5년인가? 절망스럽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불안감의 근원은 바로 여론조사다.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여론조사를 신뢰해야 하는 것일까?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여론조사를 거론한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가 한명숙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게 완패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결론은 오 후보의 신승이었다.

사실 예측에 실패한 여론조사가 아닌, 제대로 된 정보가 있었다면 선거결과가 바뀔 수도 있었다. 당시에 여론조사만을 보고, 패배를 예측해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 야권 지지 세력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뒤부터 이른바 야권 지지세력 사이에서는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는 야당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는 신뢰하고 그렇지 않은 조사 결과, 특히 그것이 보수언론에 의해 진행된 경우 전적으로 부정하는 편향이 생겨났다.

왜 여론조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할까. 그것은 선거시기에는 내가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각 캠프와 지지자들은 모두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 행동의 판단 근거는 현재의 선거 판세다.

따라서 선거 판세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전략적 실수로 이어지게 되고, 그 최종 결과는 선거 '패배'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도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잘못된 정보를 갖고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로 이런 이유로 각 캠프는 자신의 구미에 맞는 정보만을 흘려 유권자들의 의식과 투표 행태를 조종하려 든다. 더군다나 현행 선거법은 선거전 일정 기간 동안 여론조사의 공표를 금하고 있기 때문에 각 캠프는 그 이전까지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한 조사 결과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려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오른쪽),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4일 각각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는 박근혜-문재인 초 '박빙' 상황

앞서도 언급했듯이 조사기관에 따라 제각기 다른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추세를 면밀히 관찰해보면 초박빙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단일화 직후 여론조사 결과가 양 후보가 오차 범위 안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

이 경우 결과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상당수 우리나라 언론들은 무지이든 고의든 오차범위 내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앞질렀다고 단정적으로 제목을 뽑는다. (특히 이런 보도 태도는 지난 안-문 단일화 보도과정에서 일부 언론에서 두드러졌다)

외국의 사례가 금과옥조는 아니나 뉴욕타임스의 선거보도 관련 지침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주의를 두라고 요구하고 있다. 먼저 각 후보의 지지율 숫자를 단순 나열하는 경마(horse race)중계 식 보도는 피한다. 또 부득이하게 이런 보도를 할 경우 복수의 보도를 참조하여 주의 깊게 보도하라고 기준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만약 6개 여론조사 가운데 5개 조사에서 문 후보의 우위가 나타난다면 문 후보가 박 후보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보도를 피하고 다른 기준에서 후보의 장점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권하고 있다. (☞ 참조 http://www.nytimes.com/packages/pdf/politics/pollingstandards.pdf)

또한 만약 지지율을 보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기사에 오차범위를 제시하고,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내에 있다면 이를 반드시 표시하며, 이 경우 누가 누구를 앞선다고 하기보다는 '혼전'이라고 보도하는 것이 독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자세일 것이다.

이런 기준에 따라 단일화 직후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는 한마디로 '혼전' 혹은 '박빙' 그 자체다. 11번의 여론조사 가운데 문 후보는 5번, 박 후보는 6번 우세한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오차범위내의 결과를 제외하면 11번 중 단 1번 박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문 후보 (한겨레 11월25일 여론조사)를 앞섰다. 그러나 이 역시 앞서 소개한 뉴욕타임스 선거보도 기준에 따르면, '박 후보 우위'라고 쓰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역시 '박빙' 혹은 '혼전'이라는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여론조사, 어떻게 봐야할까?

그렇다면 왜 이렇게 여론기관마다 결론이 들쑥날쑥한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에 대해 자세히 논하지 않겠다) 가장 우려되는 태도는 여론조사 결과를 이를 의뢰한 언론기관의 성향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선·동아일보가 행한 여론조사를 누가 믿느냐" 식의 냉소적 반응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실제로 여론조사 기관마다 질문을 작성하는 방법이나 이를 응답자에게 전달하는 방식, 샘플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자신만의 방법이 있고, 이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이른바 고정효과 (fixed effect)라는 점에서 여론 왜곡과는 거리가 멀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마다 달라지는 결과를 어떻게 통일적으로 이해할 것인가? 원론적으로는 복잡한 통계모형을 이용하여 "개별 여론조사기관의 편향을 제거"한 후 ​지지도의 추세를 살펴보면 된다. (이를 실제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자가 있다. 서울대학교 박종희 교수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자세한 내용은 ☞ http://parkjonghee.wix.com/research 참고)

그러나 선거에 좀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11개 여론조사를 모두 더한 다음 평균을 내 보는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너무 단순하여 비과학적인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여기에는 두 가지 근거가 있다.

하나는 현대 이론 통계의 기본 정리라고 할 수 있는 중심-극한 정리 (central limit theorem)과 예측 시장(predictive market)의 이론적 근거라고 할 수 있는 '대중의 지혜'다. (여기서는 이에 대해 자세하게 논하지 않겠다).

아주 거칠게나마 이 이론들을 정리하자면 설사 개별 관측치들은 어떤 편향 내지는 편의의 결과라 하더라도 개별 관측치들을 합산하면 그 편의가 점점 영향력을 상실하여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 ⓒ이한영

결과가 말하듯, 박 후보가 문 후보를 약 1.5%p 정도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단순한 결과가 앞서 소개한 박종희 교수의 예측과 거의 동일하단 점이다. 박 교수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50.8%이고, 문 후보의 지지율이 49.2%라고 예측하였다. 그 격차는 1.6%p이다)

좀 더 노력과 시간이 있다면 할 수 있는 분석 중 하나가 여론결과를 세대별, 지역별로 나누어 그 변동 추세를 보는 것이다. 일례로 단일화 직전과 직후의 문화방송(MBC)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보자.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문 후보로의 단일화 직후 문 후보의 연령별 지역별 지지율 변동 결과다. 많은 언론 기사가 이미 지적했듯이, 19~29세의 유권자 층에서 문 후보 지지율이 급감했다. 단일화 전(11월18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박 후보를 무려 31%p 앞섰지만, 단일화 후에 그 차이는 19.3%p로 급감했다. 그리고 부동층 역시 18.4%p 급증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단일화 이후 올라간 사실이다. 지역별로는 대전·충청의 지지율이 급락(10.7%)한 것을 볼 수 있다. 부동층도 그 만큼 늘었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전라 역시 마찬가지 경향을 보인다. 특히 주목해야할 것은 이 지역에서 부동층이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후보 등록 후 문 후보의 처음 일정이 충북과 광주라는 것은 문 캠프 역시 단일화 직후 이러한 변화를 감지했음을 보여준다.

▲ MBC 여론조사 분석 ⓒ이한영

박근혜 대세론은 없다

요동치는 여론조사가 우리에게 얘기해주는 것은 박근혜 대세론은 사라졌으며, 두 후보 간의 1%p 사이의 박빙 대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격차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의 노력으로 메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특정 지역 방문으로는 이들의 마음을 달랠 수는 없다. 돌이켜보면, 지난 총선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과반을 넘지 못한 이유는 20대의 낮은 투표율과 대전‧충청, 강원지역에서의 낮은 득표율이 그 주된 원인이었다. 이것은 이른바 'MB 심판론'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는 현재 문 후보가 내세우는 'MB 심판론'과 '박근혜 과거 세력론'이 적어도 이러한 유권자층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문 후보는 첫 유세에서 박근혜를 "유신독재세력 대표…민주주의 못해"라고 비판하고 있다. )

문 후보로의 단일화가 파괴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문 후보가 이미 총선 때 한계를 드러냈던 그 전략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사람들이 정확히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의 박-문 후보 간 지지율이 고착화될수록 문 후보의 열렬 지지층, 특히 이른바 과거 재야인사들이나 인터넷상의 파워 블로거(혹은 트위터리안)들은 박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비판하는 것이 선거 승리를 갖고 올 것이라고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것이 문 캠프의 전략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안철수 지지자였으나 지금은 관망하는 부동층으로 보이는 네티즌의 항변을 인용하며 경고를 보내고 싶다.

"지지자들이 노력하자 = 전력투구하여 비민주당 지지자들 목소리 덮어버리자 아닙니까. 어차피 투표권은 1인 1표인데, 문 후보 지지자들끼리 모여서 다른 후보 물어뜯고 비방하며 좋아하면 중립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넘어올 거 같나요? 절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무엇인지 들어줘가며, 내 고집을 꺾고 때론 남의 의견도 포용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여줄 때 중도표가 넘어오죠. 알바타령 고만하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정권교체는 MB 심판론 (혹은 박근혜 과거 세력론)과 함께 안 후보가 내걸었던 정치개혁, 새로운 정치에의 요구를 문 후보가 얼마나 되살려낼 것인가에 달려있다. 예측컨대, 선거결과는 1%p 안에서 결정이 날 것이고, 이것은 선거기간에 충분히 역전할 수 있는 수치다. 아직은 비관도 낙관도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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