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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얼마든지 말하라. 단, 반칙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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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얼마든지 말하라. 단, 반칙은 말고"

[SNS 애정남녀] 양승태 대법원장, 판사는 재판만으로 소통?

판사들이 SNS를 만나 달콤 쌉싸름해졌다. 그들만의 언어와 그들만의 방식을 고집하던 판사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그런데 갑자기 보수 언론이 끼어들어 이를 "실시간으로 스크린해"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양승태 대법원장, 결국 한마디 했다.

지난 2일 양 대법원장은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SNS를 통해 의견을 낸 판사들과도 면담할 용의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기회 되면 누구라도 만나겠다. 그 사람들을 빼라고 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법관이 국민과 소통하고 신뢰를 획득하는 것은 "법관의 재판업무 자체에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말해 판사는 재판만으로 소통하라는 뜻으로 읽히는 분위기다.

양 대법원장이 말한 '그 사람들'은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이라고 발언한 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와 김하늘, 이정렬, 서기호 판사 등으로 SNS를 통한 이들의 발언은 법관의 정치적 의사 표현에 대한 논란을 불렀다.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동료 판사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한미FTA 재협상 연구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대법원에 건의했다. 페이스북을 통한 그의 고백에는 법을 다루는 사람으로 과거 한미FTA를 꼼꼼이 살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었다.

또 "시커면 땟국물 꼼수면", "가카새끼 짬뽕" 등의 패러디물을 올린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정봉주 전 의원 구속 판결에 대해서도 몇몇 시민들의 "안타까움, 실망, 배신감 등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 한다"고 말해 시민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되니"라고 풍자한 서기호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판사들의 사적인 공간에서의 글들을 과연 특정 언론사가 모든 국민에게 중계하듯이 보도하는 게 맞느냐"라고 꼬집었다.

이들을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개념 판사' 또는 '자격 미달'. 그렇다면 SNS 애정남녀는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 이정렬 판사는 지난달 26일 창원지법장에게 "법관의 품위를 손상하는 표현이나 행동을 자제해 달라"는 서면 경고를 받았다.

● SNS 애정男, 장유식 변호사

최은배, 이정렬, 서기호, 김하늘...그리고 166명.
최근 판사님들이 판결이 아닌 '표현의 자유문제'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주로 SNS를 통해 소통된 내용이므로, 문제가 될 만한 건 별로 없는 것 같네요. 판사들도 국민이고, 표현의 자유가 있고, 그 분들 발언이나 행동이 선거와 관련된 것도 아니고, 누구를 비방한 것도 아니니 말이죠. 일부에서 비방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아니죠. 풍자고 패러디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보수언론들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기자는 마치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 이정렬, 최은배 판사의 글을 취재했고, 몇 일 만에 <조선일보> 1면을 장식했습니다. 잇달아, 여기저기서 "뼛속까지 좌빨", "정치편향", "법복을 벗어라"라고 아우성입니다.

많이 보던 풍경입니다. 이성이 아닌 감정, 법이 아닌 정치적 논리에 의한 불순(?)세력의 집단행동 말입니다. 과연 그들이 법관의 양심, 사법부의 독립을 걱정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걸까요? 아니겠지요. 그 의도는 뻔합니다. 한미FTA 날치기 통과에 대한 여론 호도를 위한 것이고, 더불어 그동안 고깝게 보였던 소위 진보판사들에 대해 손을 보고 싶었겠지요.

벌써 어마어마한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좌우간 대립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전쟁, 종편 미디어와 1인 미디어의 전쟁이요. <조선일보>는 이렇게 말합니다. "최 판사 같은 판사가 법원에 얼마나 많을지 생각하면 국민은 불안하다". 그렇지만, "최 판사 같은 판사가 법원에 있다는 것에 그나마 안도하고 있는 국민"이 더 많지 않을까요?

왜 종편미디어는 개인적인 SNS 의견을 굳이 끌어내서, 기사화하고, 그가 마치 정치적 행위를 의도한 것처럼 왜곡하는 것일까요. 그건 명백한 반칙이죠. 물론, 우리는 종편미디어의 '표현의 자유'도 적극 옹호합니다. 그렇지만, 반칙은 하지 말아야겠죠.

그래서 이렇게 얘기하고 싶네요. "얼마든지 말하라. 단, 반칙은 하지 말고"

● SNS 애정女, 김남희 변호사

판사님, 판사님.

서민들에게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이 직업이 요즘 이슈가 되네요. 판사들이 페이스북도 하고 트위터도 한다고요. 그리고 신문, 방송에서 판사들의 페이스북, 트위터 내용도 다 알려주고 말이죠. 한미FTA에 반대하고 대통령도 비판한다고 야단이 났다고요.

그런데 말이죠, 판사가 그렇게 특별한 직업인가요? 국회의원도 하고, 정치인도 하고, 공무원도 하고, 재벌 2세도 하고, 선생님도 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판사들이 하면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정치적 중립성이 문제라고요? 공무원도, 선생님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들 하던데, 그럼 공무원도 선생님도 SNS 하면 안 되나요?

판사가 고귀하고 고매한 삶을 살면서, 세상과 동떨어져 산속에 들어가 있는 수도승이나 신부가 아니잖아요. 판사도 하나의 인간으로 가정도 꾸리고, 친구들도 만나고, 술도 먹고, 수다도 떨고, 물건도 사고, 아이들 교육 때문에 골머리도 앓아가면서 살아가는 그냥 생활인이라고요. 그건 정치인도, 공무원도, 선생님도 마찬가지죠. 자기가 무슨 생각하는지, 친구들에게 무슨 얘길 하는지,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고, 어떤 정책이 맞다고 생각하는지, 그건 그 사람의 직업하고는 무관한 그 사람의 사적 영역이고, 사상과 생각인 거죠. 아무리 무색무취한 사람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삼십년쯤 살아보면, 뭔가 사회에 대해서 생각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고요. 그게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급진적이든 말이죠.

생각 없고, 고민 없는 사람을 데려다가 판사 시킬 것 아니잖아요. 세상에 대해,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더 훌륭한 판사 아닌가요? 자기 생각을 자기 친구들 사이에서 얘기하는 게 지금 왜 까발려지고, 비판받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페이스북은 그냥 친구들끼리 나누는 수다의 장 같은 거라고요.

아, 물론 판사가 자기가 맡은 사건에 대해 함부로 여기저기 말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건 직업 윤리상 당연히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하나의 인간으로 사회에 대해, 정책에 대해 가지는 생각들,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들은 비판의 대상도, 평가의 대상도 될 수 없다고요? 그건 그 사람이 판사든, 검사든, 선생님이든, 공무원이든 마찬가지예요. 나랏님도 없을 땐 욕한다고 했는데, 얘기 좀 하게 내버려 두세요. 예?

[SNS 애정남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뉴미디어 심의팀이 지난해 12월 7일부터 본격적인 SNS 심의에 나섰다. 기존법으로 SNS를 심의할 뚜렷한 기준은 없지만, 현재 SNS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SNS 애정남녀, 장유식과 김남희'가 법 중의 최고법인 '헌법'과 '선거법' 그리고 '정보통신망법' 등에 따라 애매한 SNS 심의 및 규제를 깨알같이 분석, 표현의 자유를 사수하기 위해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했다.

"우리 사회는 현재 두 가지 상반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나는 종합편성 채널이고 하나는 1인 미디어인데, 종편은 자본에 종속된 형태이고 1인 미디어(SNS)는 개인이 바로 언론이 되는 것"이라며 두 매체의 불꽃 튀는 전쟁을 예고한 꽃미남 변호사, 장유식. 그는 "'1인 미디어의 승리'를 위해 훈수를 둘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 SNS는 점점 개인화, 파편화되는 고속사회 속에서 연결을 통해서 인간다움을 유지하려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이 취미인 참여연대 새내기 변호사, 김남희. 그녀는 "SNS는 인간적인 끈이다. 이를 낱낱이 파헤쳐 내용을 해부하고 사회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 <프레시안>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은 SNS 단속 사례별, 친절한 설명과 대응 방안을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려 합니다. 궁금한 점은 참여연대 유권자자유네트워크 법률지원단 트위터 @youjanet 또는 <프레시안> sns@pressian.com으로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부탁합니다.

사례1. [SNS 애정남녀] <나꼼수> 낙선송, 리트윗하는 것도 심의 대상?

사례2. [SNS 애정남녀] "'각하'해야 마땅한 김제동 고발, 검찰이 밀어붙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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