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14일 서울역 공항철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망사고는 원청회사인 코레일공항철도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9일 인천 계양역 인근 공항철도에서 선로 동결 방지 작업을 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5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공항철도의 외주업체인 코레일테크 소속이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14일 서울역 공항철도 입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을 회피하는 코레일공항철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이진경) |
주최 측은 "노동자가 5명이나 사망했는데도 코레일공항철도는 작업자들의 과실이라는 주장만 반복할 뿐"이라며 "재발 방지 약속과 유가족과의 산재보상 협상에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코레일공항철도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종합관제실의 승인을 받지 않고 먼저 들어가 작업한 것이 사건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청업체들은 낮은 금액으로 일을 시켜야 하므로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노동자들을 몰아세운다"며 "노동자들이 더 일찍 가서 일할 수밖에 없고 감시자를 세울 여력도 되지 않는다는 점은 왜 모른 척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원청업체들은 안전시설에 대한 책임을 모두 하청업체에 떠넘긴다"며 "사고가 나면 오히려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협박해서 노동자들이 산재처리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도급금액을 낮게 책정해서 노동자들이 더 높은 노동강도로 일하게 해놓고 막상 사고가 나면 원청회사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현재의 제도는 기형적"이라며 "이러한 제도가 지속하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결코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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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정옥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더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유는 원청업체에서 조금 더 싸게 조금 덜 힘들게 일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공 연구원은 "비정규직은 더 힘들게 일하는데 모든 책임까지 떠안아야 하느냐"며 "어쩌면 피해자일지도 모르는 노동자들만 구속하지 말고,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책임지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양한웅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죽음으로 세상이 떠들썩하지만, 송두리째 사라진 50대 가장 5명의 목숨은 누가 기억하는가"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KT, 쌍용자동차 등 줄을 잇고 있는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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