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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아웅' 대학 등록금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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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아웅' 대학 등록금 동결

입학금·대학원 등록금 대폭 인상…신입생·대학원생은 봉?

올해 등록금 동결을 선언한 대학들 중 다수 대학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입학금과 대학원 등록금을 대폭 인상해 '편법 인상'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경제 위기 상황임을 고려해 등록금을 동결한다"던 취지가 유독 대학 신입생과 대학원생에겐 적용되지 않는 것.

참여연대는 수도권 50개 대학의 최근 5년간 입학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동국대 등 올해 등록금 동결을 발표한 대학들이 입학금을 인상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수도권 50개 대학 중 입학금을 인상한 대학은 14개였고, 그 중 동국대의 경우 올해 등록금 동결을 발표했지만 입학금은 9.9퍼센트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계예대의 경우 재학생 등록금은 동결했지만 신입생 등록금은 3퍼센트 올랐고, 숭실대의 경우 전체 등록금은 4.8퍼센트 인상됐지만, 입학금은 무려 11.8퍼센트 올랐다.

▲ 올해 등록금 동결을 선언한 대학들 중 다수가 대학원 등록금과 신입생 입학금을 대폭 인상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수도권 50개 대학의 평균 입학금은 약 89만 원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학의 입학금은 100만 원을 웃돌았다. 가장 비싼 입학금을 받는 대학은 한국외대로 103만 원이었고, 고려대·동국대·성신여대·연세대 역시 올해 입학금만 100만 원을 돌파했다. 서울소재 사립대의 경우, 대학 신입생은 이번 학기에 500만 원 안팎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이들 대학의 최근 5년간 입학금 인상률은 평균 24.1퍼센트로, 최근 5년간 물가인상률이 2~3퍼센트 대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입학금이 물가인상률의 20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막 합격 통보를 받은 신입생의 경우, 휴학 없이 등록금과 입학금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활용해 입학금을 무더기로 인상해 온 것. 대학 등록금의 경우, 최근 5년간 평균 인상률은 국립대 9.1퍼센트, 사립대 6.3퍼센트였다.

참여연대는 "왜 신입생에게 수업료 외에도 굳이 '입학금'이라는 명목으로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인지, 그 구체적인 산출 근거와 사용 내역을 거의 모든 대학에서 밝히지 않고 있다"며 "대학들은 교육비 정보 공시에서 입학금 산정 근거와 내역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부터 모든 대학은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매년 4월과 11월에 등록금 및 학생 1인당 교육비 산출 근거를 공시하도록 되어 있다.

등록금 '동결' 대학, 대학원서 재정 보충?

참여연대는 또 서울 지역 39개 일반대학원(석사 과정 1년차)의 학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 9개 대학을 제외한 30개 대학에서 모두 등록금을 올렸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대부분의 대학이 2010년도 등록금을 동결했다고 선언했지만, 대학원 학비는 예외인 셈이다.

일례로 올해 등록금 동결을 발표한 서울산업대의 경우, 대학원 등록금을 9.7퍼센트 인상해 가장 인상률이 높았다. 동국대(6.49퍼센트)·국민대(5.9퍼센트)·건국대(5.1퍼센트)·상명대(5퍼센트)·가톨릭대(4.5퍼센트) 등도 모두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지만 대학원 학비는 인상했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등록금 동결을 선언해 놓고서도 정작 대학원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부담 떠넘기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대학원생은 학부에 비해 훨씬 높은 등록금 부담에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의 혜택조차 받을 수 없어, 등록금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서울소재 한 사립대학 일반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모 씨(28·석사2)는 "대학원이 학부에 비해 장학금 혜택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 역시 한정적인 데다가 조교 자리를 따기 위한 경쟁도 점점 치열해진다"며 "대학이 비교적 '생색내기' 쉬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대학원 등록금은 슬쩍 인상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사립대 등록금이 80.7퍼센트 오른 데 비해 대학원은 113.6퍼센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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