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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황반변성…시력을 지키는 운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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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황반변성…시력을 지키는 운동은?

[메디컬 피트니스] 시력 보존에 도움이 되는 운동

약 3년 전에 방송된 텔레비전 드라마 중에 <황금신부>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아버지를 찾아 한국으로 시집 온 라이따이한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미국에서 경찰에 체포된 경험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남편을 위해 헌신하면서 결국에는 친아버지를 찾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베트남에 계신 주인공의 어머니가 안과 질환에 의해 시력을 잃은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이 한국으로 시집올 때 시어머니가 될 분은 형편이 좋아지면 어머니 모셔다 함께 살자는 이야기를 했고, 마지막에 가서는 베트남의 어머니가 한국에 와서 치료를 받은 후 시력을 회복하게 됩니다.

모든 갈등이 깔끔하게 해결되는 해피엔딩의 드라마였는데 이 드라마로 인해 그 중요성에 비해 덜 알려진 질병이라 할 수 있는 황반변성이 이전보다는 더 잘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실명의 원인이 되는 눈병, 황반변성

학창 시절에 눈에 대해서 배울 때 "눈에 상이 맺히는 망막 중에는 (시신경에 의해) 찢어진 부분이 존재하며, 여기에는 상이 맺힐 수 없으므로 이를 맹점이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을 겁니다. 맹점을 확인하는 방법은 종이에 검정색 사인펜으로 점을 찍은 후 한쪽 눈을 가리고 반대쪽 눈을 중심으로 약 45도 방향, 30㎝ 정도 되는 부분에 점이 찍힌 종이를 펴 놓은 후 가리지 않은 눈으로 정면을 바라보면서 종이를 앞뒤로 서서히 움직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점이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시세포의 대부분이 모여 있는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가장 잘 보이는 곳을 황반이라 합니다. 황반은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조직으로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시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어떤 원인이든 여기에 변성이 일어나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를 황반변성이라 합니다.

황반변성은 당뇨성 망막병, 녹내장과 더불어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중 하나지만 일반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질병입니다. 나이가 많은 경우, 가족력, 인종, 흡연, 심혈관계 질환, 햇빛에 노출이 많은 경우 등에서 호발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황반세포에 변성이 발생하면 출혈이나 세포 괴사 등이 발생하여 시력이 감퇴되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중심 부분이 어둡게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비교적 진행이 빨라서 질병 발생 후 2-3년 만에 완전 실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상이 생긴 경우에는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치료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완전히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 치료법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또 좋은 치료법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므로 환자분들은 주치의와 상의하여 좋은 치료 방법을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금연, 금주, 햇빛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등의 예방법을 생각할 수는 있으나 확실한 예방법이 없으므로 정기 검사를 통해 초기에 진단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병, 백내장

ⓒ프레시안
눈으로 들어온 빛은 홍채를 통과한 후 수정체에 들어가면서 굴절됩니다. 안구 중심부에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 수정체를 통과한 다음 또 한 번 굴절된 후에 망막에 상을 맺게 됩니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 빛이 제대로 통과할 수가 없으므로 눈으로 보는 상이 깨끗하지 못하고,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게 되는 것이 백내장의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상이 뿌옇게 보이는 선천성 백내장의 경우 유전적 이상, 대사 이상, 엄마 뱃속에서 감염된 경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원인 불명인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후천성 백내장의 경우에는 나이증가에 의해 발생하는 노년 백내장이 가장 흔하며, 눈에 염증이 생기거나 외상과 같은 다른 질환이 발생한 후에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시력이 감퇴하기 시작하면 어떤 이유든 안과에 가서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내장의 경우 수정체가 혼탁해진 정도, 위치, 범위 등에 따라 시력이상이 나타나는 형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경우는 병원을 잘 찾아오시지만 전보다 시력이 나빠진 듯하면서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 잘 보이게 되면 눈이 좋아졌다고 판단하며 즐거워하는 사이에 백내장은 더욱 진행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과 또는 안경점에서 기계로 눈을 들여다보는 장면을 직접 경험하셨거나 보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백내장의 진단을 위해서는 동공을 확대시킨 다음 눈을 확대하여 자세히 살펴보는 세극등 검사를 통해 수정체의 어느 위치에서 얼마나 혼탁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관찰합니다. 혼탁이 생긴 위치에 따라 백내장의 종류를 구분하기도 합니다. 백내장은 서서히 진행되지만 너무 많이 진행되면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일상생활에 어딘가 불편을 느낄 정도로 증상이 진행되면 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백내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쉽게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약 한 알 먹고 낫기를 원하시겠지만 백내장의 경우 혼탁한 수정체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으며,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경우로 상태가 좋지 않으면 수술을 이용하여 치료를 합니다. 수술 방법은 초음파로 혼탁이 생긴 수정체의 내용물을 제거한 후 환자의 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입니다.

특별한 예방법이 없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빨리 알아내는 것이 질병 해결을 위한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운동으로 시력을 보존하자

본 칼럼을 통해 지속적으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습니다. 운동의 장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겠지만 이번에는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기 쉬운 황반변성이나 백내장을 운동에 의해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무리 운동이 좋다 해도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시력 감퇴를 막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만 연구결과는 "가능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있는 미국 에너지부(국무부 등과 마찬가지로 정부 조직의 하나임) 생명과학 연구소의 윌리엄스(Paul Williams) 박사 연구팀은 2009년 1월에 안과의 저명 학술지인 <Investigative Ophthalmology and Visual Science>에 운동이 황반변성과 백내장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약 7년에 걸쳐 남성 약 2만9000명, 여성 약 1만2000명, 합계 약 4만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정기적으로 활동적인 운동을 수행하면서 안과 진단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는 65세 이상의 인구 중 약 반이 백내장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75세 이상의 미국 백인 중 28%에서 시력 약화의 원인이 되는 질병이 황반변성입니다. 이 두 질병은 예방을 위한 적절한 방법이 제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심혈관계를 자극하는 활발한 운동을 통해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는 획기적인 발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7년간의 연구 관찰이 끝날 무렵에 733명의 남성이 백내장으로 의심된다는 판정을 받았으며, 여성에게서는 백내장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하루에 약 9㎞ 이상 달리기를 한 남성은 하루에 약 2.2㎞ 이하를 달린 남성과 비교할 때 백내장 발생 확률이 35% 감소하였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하루에 10㎞를 달리는 것과 같이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경우는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백내장 발병 확률이 약 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152명의 참여자는 7년 후 황반변성으로 진단되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약 2㎞ 이하를 달린 경우와 비교하여 매일 2~4㎞를 달린 경우에는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이 19% 감소되었고, 매일 4㎞ 이상을 달린 경우에는 황반병성 발생 가능성이 약 반으로 감소되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본 연구에서 시력 상실의 원인이 되는 질병 발생을 막아 주는 운동은 장거리 달리기와 같이 비교적 활발한 운동을 하는 경우였습니다. 연구책임자인 윌리엄스 박사는 "걷기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을 비롯하여 건강에 좋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매일 시행했지만 일상적인 걷기와 같은 중등도의 운동도 어느 정도까지는 달리기만큼이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면서 앞으로 운동 강도를 변화시켜 가며 더 많은 연구결과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운동의 강도를 어느 정도로 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는 목표에 따라 스스로 운동 강도를 변화시켜 가면서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우리 몸에 좋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요즈음 운동하기에 좋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운동을 즐겨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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