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 이전 지역을 놓고 주민들과 정부의 대립과 긴장의 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봄을 맞아 농사를 지으려는 주민들의 시도를 막기 위해 온갖 중장비를 동원해 팽성읍을 초토화시킨 데 이어 국방부는 다음달 초 이 일대에 공병과 일부 경계병력을 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민들 또한 중장비들 앞에 드러누워 "절대 못 나간다"고 맞서고 있어 주한미군 기지 이전을 둘러싼 대치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용역 직원과 굴착기, 불도저, 레미콘까지 동원해 평택 팽성읍의 미군기지 이전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우리 정부의 행동의 근거가 되고 있는 주한미군 기지이전 협정은 과연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일까?
참여연대는 이에 대해 "부실 졸속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 박순성 동국대 교수)는 27일 '주한미군 재배치에 관한 정부의 주장 vs 진실 10가지'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3년 미군기지 이전 협상에서부터 지난 1월 19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 재편을 수용하면서 내세웠던 주장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용산기지 이전이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 없다고? 천만에!
첫째, '용산기지 이전은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계가 없다'는 정부측 주장에 대해 참여연대는 "미국은 용산기지 이전을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의 해외미군 기지 이전과 관련한 보고서에서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용산기지 이전을 구분해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미 2사단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관련 기지이전 협상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정부측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참여연대는 "결국 정부가 용산기지 이전을 주한미군 재배치의 일환으로 보기를 애써 회피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 이전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2004년 용산기지이전협상 결과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둘째, '용산기지 이전은 한국측 요구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전액 부담한다'는 우리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 참여연대는 결국 기지 이전이 미국의 해외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른 것인만큼 우리 정부가 전액 부담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미 국무부가 용산기지 이전협상의 결과에 대해 '목표를 초과달성한 협상'이라며 흐뭇해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협상이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참여연대는 지적했다.
셋째, '주한미군 재배치는 신속기동군화 등 역할변화와 관계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참여연대는 "미국이 불분명한 위협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중무장한 붙박이식 주한미군을 경량화, 첨단화, 기동력 있는 '신속기동군'으로 전환시키고 이를 위해 기지이전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미 2사단의 경우 이미 협상이 진행중이던 2004년 하반기부터 개편을 시작해 세계 최초의 '신속기동군'으로 탈바꿈했다.
기지이전 비용, 갈수록 태산…환경치유비용도 우리 부담 될 것
수많은 논란을 일으킨 기지이전 비용에 대한 정부측 주장에 대해서도 참여연대는 반박했다. 우리 정부는 '기지이전에 대한 추가비용 부담은 절대로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미군 장성들의 발언 내용이나 심지어 우리 정부측 관계자의 발표 내용만 보더라도 이전비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종 종합시설계획(MP)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미군기지의 조속한 이전에 합의해 주는 데 급급했던" 까닭이다. 참여연대는 "실제 주한미군 기지이전을 위해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최소 68억 달러에서 88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추정치는 반환기지의 환경복구 비용과 평택 기지에 대한 성토비용을 제외한 액수이다.
지난 2004년 정부가 용산기지 이전협상의 성과로 떠들썩하게 내세웠던 '반환기지 환경치유 비용의 미국 부담'도 거짓이라고 참여연대는 주장했다. 2005년 미국 회계감사원(GAO)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환경보호 특별양해각서'를 근거로 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환경오염의 경우를 제외하고 통상적인 기지오염 비용은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정부의 발표 내용과 다르게 실제 용산기지이전협정에는 환경치유 문제에 대해 'SOFA 및 관련 합의에 따라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SOFA 규정이나 환경절차 합의서는 미국측에 환경치유 의무를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결국 "심각하게 오염된 주한미군 반환기지의 환경치유는 한국측 부담으로 떠넘겨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최근 정부 역시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에서 슬금슬금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참여연대는 비판했다.
또 정부는 '매년 국회가 예산 승인권을 통해 기지 이전 비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회가 한미간 합의사항에 제동을 걸기는 어렵다"고 참여연대는 반박했다. 더욱이 국회의 예산수정 요구가 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MP 자체를 수정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정부측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사실 협상 과정에서 조급함을 보였던 것은 우리 정부였다. 일본만 하더라도 주일미군 재편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다 최근에서야 최종안 합의에 이르렀다. 참여연대는 "해외주둔 미군 중 주한미군 재배치가 가장 먼저 타결됐다"며 "(주한미군 기지이전 협상 과정은) 미국이 해외미군 재배치를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성공적인' 시범 케이스가 됐다"고 비판했다.
전략적 유연성,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명백한 위반…'동북아 분쟁 개입 없다'도 거짓말
올해 1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 이후 우려의 목소리들이 높아지자 정부는 '주한미군이 동북아 분쟁에 개입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 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미국이 주한미군의 동북아 분쟁 개입 반대라는 한국측 입장에 명시적으로 동의한 적이 없다"며 "실제 이를 제어할 장치도 없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 일각에서는 이 내용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대두된 바 있다. 정부는 물론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의 보고서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미 양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 있을 경우에 공동으로 대처한다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며 한반도 이외의 지역으로 주한미군이 파견될 수 있도록 한 이 합의는 명백히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같은 모든 협정 과정이 '한미간 협의과정을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정부의 공식 발표와는 전혀 다르게 철저히 베일에 싸인 채 이뤄졌다는 점도 비판의 한 지점이다. 전략적 유연성 합의만 하더라도 협상 과정에서 '투명하게 공개'되기는커녕 "느닷없이 전략적 유연성 합의 결과를 국민에게 통보했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협상에 대한 철저한 재검증 전까지는 평택 토지수용 중단하라"
정부의 주장 열 가지에 대한 반박을 통해 참여연대는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미군의 역할변경을 수용하고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실현할 동북아 전초기지를 제공하기 위한 협상이었다"며 "국민을 호도한 밀실 협상,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심각히 훼손하고 중대한 재정적,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 부실 졸속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이어 "국회와 감사원이 협상에 대한 재검증에 착수해야 한다"며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기 전에 평택 지역에 대한 강제토지수용은 중단되어야 하며,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시도와 군대 투입 계획도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참여연대의 보고서 '주한미군 재배치에 관한 정부의 주장 vs 진실 10가지'의 요약문이다. 전문은 참여연대 홈페이지 http://www.peoplepower21.org/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16565에서 볼 수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에 관한 정부의 주장 vs 진실 10가지'
○ 지난 3년 동안 진행된 한미간 동맹재편 협상을 통해 정부는 주한미군 기지이전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음. 미국이 변화된 군사전략을 주한미군에 적용시키기 위해 시도되었던 동맹 재편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는 대부분 관철됐음. 이러한 협상의 결과 주한미군의 역할이 확대 변화되었고 한미동맹 성격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
○ 이러한 동맹 재편 협상의 결과들은 한반도 평화와 국민들의 안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재정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중대한 사안들임. 따라서 동맹재편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내세웠던 핵심 주장과 논리들이 타당했는지, 지금도 유효한지, 그리고 정부가 협상과정과 결과에 대해 정직하게 설명하고 일관된 입장을 취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음.
○ 2003년 미군기지 이전 협상에서부터 지난 1월 19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재편을 수용하고 지원하기로 하면서 국민들에게 내세웠던 논리와 주장들은 많은 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타당하지 않았음. 또한 정부는 협상결과에 대한 자의적인 평가와 기대를 협상의 성과로 부풀리거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축소, 왜곡하기도 했음.
○ 특히 다음 10가지의 정부 주장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음.
1. 용산기지 이전은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계없다?
- 2004년 당시 정부는 용산기지 이전과 주한미군 재배치가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용산기지 이전을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 일환으로 보았음. 실제 미국 내 해외미군 기지이전 관련한 보고서는 주한미군 재배치와 용산기지 이전을 구분하고 있지 않음. 또한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미 2사단과 LPP(연합토지관리계획) 관련 기지이전 협상과 동시에 진행되었고 현재 추진되고 있음.
- 정부는 '아직 개념만 있는 해외미군재배치계획(GPR)과 용산기지 이전을 연계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미 2사단, LPP 관련 미군기지 이전이 GPR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고 서둘러 주한미군 재배치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음. 그러면서 GPR에 따른 미군기지 이전과 같은 시기, 같은 곳으로 옮겨가는 용산기지의 이전을 연계하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음.
- 그러나 정부 스스로 '동맹의 하드웨어인 주한미군의 기지 이전과 소프트웨어인 전략적 유연성이 합의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음. 이는 용산기지 이전이 2사단, LPP 관련 기지이전과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어왔음을 확인하는 것임.
- 결국 정부가 용산기지 이전을 주한미군 재배치의 일환으로 보기를 애써 회피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음. 용산기지 이전이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계없다는 정부 주장은 한국 측이 이전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2004년 용산기지이전협상 결과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한 주장이라고 볼 수 있음.
2. 용산기지 이전은 한국 측 요구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전액 부담한다?
- 2004년 당시 정부는 용산기지 이전이 한국 측 요구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 측이 전적으로 비용을 부담한다고 주장했지만, 주한미군 재배치와 용산기지 이전은 무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도 GPR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국 측이 이전비용을 전액 부담할 이유가 없었음. 그러나 정부는 미국의 GPR과 같은 협상의 변수를 활용할 의지가 없었음. 단 한차례의 비용분담 요구도 하지 않은 채 미국의 비용전액 부담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였음.
- 이러한 용산기지 이전협상의 결과를 두고 2004년 미 국무부는 '목표를 초과달성한 협상'이라고 평가하고 있음. 정부 주장대로 용산기지 이전이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계없거나, 미 측이 용산기지에 계속 주둔하기를 고집했다면 이러한 평가는 나올 수 없음.
3. 주한미군 재배치는 '신속기동군화' 등 역할변화와 관계없다?
- 2004년 당시 정부는 주한미군이 평택에서 같은 임무와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신속기동군화'의 우려는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로 전혀 다름. 미국이 불분명한 위협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중무장한 붙박이식 주한미군을 경량화, 첨단화, 기동력 있는 '신속기동군'으로 전환시키고, 이를 위해 기지이전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임.(2003년 FOTA 회의, 2003년 SCM) 이미 미 2사단은 미군기지 이전협상이 진행 중이던 2004년 하반기부터 개편되어 세계 최초의 '신속기동군'으로 탈바꿈되었음.
- 그러나 정부는 미군기지의 평택으로의 이전이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즉 붙박이군에서 동북아 신속기동군으로 전환하고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일축하였고 미군이 재배치되더라도 주한미군의 '지역방위군화', '동북아 기동군화'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주장하였음. 하지만 정부가 주한미군의 재배치가 미군의 역할변화를 위한 조치라는 것을 몰랐다고 보기 어려움.
4. 기지이전에 대한 추가비용 부담은 절대로 없다?
- 정부는 2004년 용산기지이전협정과 LPP 개정협정에 따른 이전비용 총액을 제출하지 않은 채 국회 비준동의를 요구하면서 기지이전에 따른 추가비용부담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였음.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 측 발표나 미군 장성들의 발언에서 확인되는 이전비용은 계속 증액되고 있는 추세임.
- 실제 주한미군 기지이전을 위해 한국 측이 부담하는 비용은 용산기지이전비용(35억~55억 달러)과 미 2사단과 LPP에 따른 기지이전비용 1조 5132억원(최소 16억 달러 이상, 2004년 국방부 국회제출 자료), 이전비용으로 쓰일 수 있는 방위비 분담금 17억달러(국방부 추산) 등을 포함하여 최소 68억 달러에서 88억 달러에 이를 수 있음. 뿐만 아니라 미군 측이 오염된 반환기지를 제대로 복구하지 않을 경우 국내법에 따라 기지를 사용하기 위해 최소 5천억 원에서 수 조원에 달하는 환경복구 비용이 투입될 수 있으며, 평택기지에 대한 성토비용도 추가될 가능성이 있음.
5. 반환기지 환경치유는 미국 측이 부담한다?
- 정부가 지난 2004년 용산기지 이전협상의 성과로 내세웠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반환기지 환경 치유책임이 미국 측에 있다는 것이었음. 그러나 미 국방부의 입장은 달랐음. 미 측은 '환경보호 특별양해각서'를 근거로 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환경오염(KISE)의 경우 말고 통상적인 기지오염 비용은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음. 이러한 미 측의 입장은 지난 2005년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서도 확인되고 있음.
- 정부는 '반환기지 환경치유는 미 측이 부담한다'고 국민들에게 홍보해왔으나, 실제 용산기지이전협정에는 'SOFA 및 관련 합의에 따라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그러나 SOFA 규정이나 환경절차 합의서는 미군 측에 실질적인 환경치유를 강제할 수 없는 조항이 없음. 2004년 협상 당시 이러한 우려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협정체결로 미 측의 오염치유 의무가 강화되었다'고 주장하였음.
- 결과적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주한미군의 반환기지의 환경치유는 미 측의 부담이 아닌 한국 측 부담으로 떠넘겨질 가능성이 농후함. 정부 역시 환경복구 요구를 관철시키기보다는 기존의 주장을 스스로 철회하고 있는 형편임. 이는 지난 2004년 협상 정부가 반환기지에 대한 미 측의 치유책임을 호언장담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임.
6. 이전비용 총액 제출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해다?
- 정부는 2004년 협상 당시 미군기지 이전 협정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 없이 총액을 제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며, 총액을 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고 주장하였음. 그러나 지금껏 최종 종합시설계획(MP)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기지이전사업이 진행되어 왔으며 이러한 가운데 이전비용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음.
- 정부는 매년 국회가 예산 승인권을 통해 기지이전비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하고 있으나, 국회가 한미간 합의사항에 제동을 걸기 어렵고, 국회의 예산수정 요구가 있을 시 MP를 수정할 수 있다는 근거도 없음. 국회의 실질적인 비용 통제는 기대하기 어려움.
- 막대한 이전비용이 투여되고 정부 또한 비용의 최소화에 노력했다고 주장했던 만큼 MP 등을 작성하여 소요예산에 대한 국회 검토를 거친 후에 기지이전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손해 보는 일이 아닐 것임.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일 것임. 그러나 정부는 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는 방향에서 신중하게 미군기지이전을 추진하기 보다는 미군기지의 조속한 이전에 합의해주는데 급급하였음.
7. 기지이전협정 비준, 더 시간 끌 수 없다. 연내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 2004년 정부는 주한미군 기지이전은 서두를수록 좋다며 미군기지 이전협정을 서둘러 통과시켜버렸음. 그 결과 해외주둔 미군 중 주한미군 재배치가 가장 먼저 타결되었으며, 이는 미국이 해외미군 재배치를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성공적인' 시범 케이스가 되었음.
- 그러나 한국 측이 이전비용을 대폭 지원하면서까지 기지이전에 시급히 합의해줘야 할 이유가 없었음. 반면 주일미군 재편 협상은 미국 측의 과도한 비용부담 요구로 오랫동안 난항을 겪었으며, 최근에서야 미일은 주일미군 재편 최종안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음. 앞서 확인한대로 이러한 주한미군기지이전 협상 결과에 대해 미국은 '목표 초과달성'한 협상이라고 평가하고 있음.
8. 주한미군이 동북아 분쟁에 개입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 지난 1월 19일 발표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공동성명에 대해 정부는 주한미군이 동북아 분쟁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라고 주장하고 있음. 그러나 그러한 평가는 자의적인 기대에 불과하며 실제 주한미군의 동북아 분쟁 개입을 제어할 장치는 없음. 주한미군의 입출을 제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이 없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정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그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미국이 주한미군의 동북아 분쟁 개입 반대라는 한국 측의 입장에 명시적으로 동의한 적이 없음. 또한 정부 주장과는 달리 이번 성명이 주한미군 이동에 대한 한국 측의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 볼 근거도 없음.
9.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
-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한 1.19 공동성명은 주한미군의 주둔목적과 활동범위를 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임.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할 수 있는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미 양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 있을 경우에 공동으로 대처한다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음. 따라서 주한미군이 한반도 이외 지역으로 드나드는 것 자체로도 조약에 어긋나며,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어 목적이 아닌 한반도 이외 지역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위해 주둔하는 것 역시 한미상호바위조약에 위배되는 것임.
- 따라서 1.19 공동성명이 법적 기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라크 사례처럼 주한미군이 동북아 이외 지역에 나가더라도 동북아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정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주장임.
10. 한미간 협의과정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 정부는 주한미군 재조정에 관한 한미간 협의 과정을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지난 3년 동안 진행되었던 한미동맹 재편 협상 내내 정부는 철저히 비밀주의, 정보통제 태도로 일관하였음. 특히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관련하여 정부는 협의과정을 일절 공개하지 않다가 느닷없이 전략적 유연성 합의 결과를 국민들에게 통보하였음. 이는 협상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반대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아예 원천봉쇄하고자 하는 의도임.
- 지난 3년간 대미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태도는 투명성과 책임성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었으며 밀실협상 결과를 통보하면 국민들은 이해하고 따라오라는 식의 시대착오적인 태도를 보여 왔음.
결론
○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미군의 역할변경을 수용하고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실현할 동북아 전초기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헌법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초월한 불법 협상, 국민을 호도한 밀실 협상,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심각히 훼손하고 중대한 재정적,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 부실 졸속 협상이다.
- 정부는 주한미국의 역할변경과 자체 군사혁신에 따른 기지 제공 요구를 마치 한국 측 요구에 의한 것처럼 호도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비용에 대한 철저한 검토 없이 서둘러 처리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는 것처럼 강변하였음.
- 이 과정에서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훼손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나아가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마저 위태롭게 만들고 있음.
- 그 결과 평택에 새로 만들어지게 될 기지는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헌법을 초월한 전 세계를 향한 미군의 전초기지가 되게 되었고, 기지이전 비용 예상치의 증가, 오염기지 환경치유 책임 회피 등 적지 않은 추가비용도 수반하게 되었음.
- 이 모든 예고되지 않은 결과들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밀실에서 협상을 추진한 정부와 이를 무책임하게 비준한 국회에게 있음.
○ 국회와 감사원은 목적을 벗어난 기지협상의 결과와 절차적 하자, 그리고 비용부담의 적정성 등에 대한 재검증 작업에 나서야 한다.
- 부실, 졸속협상들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함. 협상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지이전을 강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임.
- 국회는 2004년 기지이전협정안 비준 동의 당시 약속했던 국회 청문회를 열어 지난 3년간의 협상 전반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야 함. 특히 기지 이전의 목적 변경 - 예컨대 전략적 유연성 보장, 주한미군 2사단의 신속대응군화와 상당수 병력의 해외 대기 등 사정변경 - 의 문제점과 협상과정의 절차적 하자, 비용부담의 적정성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시작해야 할 것임.
- 한편, 감사원은 참여연대가 지난 2006년 2월 16일 제출한 '정부의 졸속·부실 대미협상 관련한 감사원 정책감사요청'에 대해 전면적인 정책감사로 답해야 할 것임. 이미 두 달이 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적절한 응답을 미루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음.
○ 합당한 근거 없이 주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박탈하는 강제토지수용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 평택기지 확장을 위해 토지를 강제 수용당할 처지에 있는 주민들은 과거 정부의 미군기지 확장으로 인해 이미 한 차례 이상 토지를 수용 당했던 주민들임. 이미 국가로부터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제한받았던 아픈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정부는 또 다시 평화적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조치를 강요하고 있음.
- 게다가 정부는 거듭되는 주민들의 권리침해에 대해 적절한 대화와 납득할 만한 보상 및 배상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대개가 노인인 이들을 삶의 터전에서 쫓아내려 하고 있음.
- 특히 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함으로써 평택기지 확장은 헌법과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저촉되는 것임. 따라서 공권력을 발동할 적법한 근거도 없음.
○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시도 중단하고 군대 투입 계획 철회해야 한다.
- 국방부가 주민들이 평화롭게 생활하고 있는 토지와 주거지에 추진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임. 설사 국방부의 계획에 따라 이 지역에 군 기지가 건설될 '예정'이라 하더라도 그 같은 시도가 적법성을 갖는 것은 아님.
- 더욱이 군부대에게 곤봉을 지급하고, 진압훈련을 시키고 있다는 제보는 충격적인 것으로서, 이 역시 군사시설 보호의 명목으로도 절대로 용인될 수 없는 위험천만한 위헌적 발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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