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가 북한‧중국과의 경제협력 사업에서 새로운 모델을 들고 나왔다. 인천 프로축구단이 북중 접경지역에 개성공단과 유사한 방식의 공장을 세워 북한 노동력을 이용하는 일종의 '남-북-중 3각 경협'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는 중국 단둥(丹東)시에 한중 합작 축구화 공장을 세워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 인천시가 밝혔다. 단둥은 압록강 유역의 북중 접경지역으로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다. 신의주-단둥 간에는 신 압록강 대교가 건설 중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4억5000만원을 투자해 한중 합작법인 '서광무역'을 설립하며 이 업체를 통해 25명 내외의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3만 켤례 정도로 추산되는 생산 물량의 일부는 국내에서 소비되고 일부는 북한으로 수출된다.
축구화 수출 대금은 북한의 농수산물 등 현물로 치러질 것이며 교역 과정에서 중국이 일종의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남북관계가 경색되더라도 꾸준히 경협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규모 자체는 크지 않음에도 이같은 새로운 방식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다음달 7일 열리는 공장 준공식에는 송영길 시장과 인천 유나이티드 및 단둥시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송 시장은 20일 류우익 통일부 장관을 면담하고 이번 축구화 공장 등 남북교류협력사업 등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관석 인천시 대변인은 이번 사업의 의미에 대해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평가하며 "지난해 중앙 정부가 일단 창구를 막았었고 (이 사업이) 통일부 허가 사항이지만, 지자체 차원의 교류를 인정해 주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서해와 맞닿아 있다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인천시는 꾸준히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면서 "지난해 남북관계가 긴장‧경색됐을 때도 평화‧화해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지난 4월 '남북경협 아카데미'를 여는 등 남북교류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 4일에는 10.4 선언 기념식 및 국제학술대회 '한반도 평화체제와 서해 평화의 섬'이 인천시에서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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