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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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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32>

4월의 의미에 대해

때는 춘삼월(春三月), 한 해 중에서 가장 화려한 계절. 도심의 개나리는 이미 지고 있고 벚꽃마저 절정을 넘기려 한다. 그러나 밖으로 나가면 여전히 꽃들이 한창 세월을 자랑하고 있으리라.

꽃이란 식물들의 사랑과 성애를 매개하는 물건이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젊은 남녀의 연애가 보기 좋듯이 말이다.

식물과 동물, 그리고 인간 모두에게 있어 사랑과 성애란 후손을 낳기 위한 작업이다. 다시 말해서 생식의 한 과정이다. 이런 일들이 주로 4월, 진(辰)월을 기점으로 생겨나는데, 실은 생식만이 아니라 무언가 낳고 생기는 것은 모두 이 달에 그 형태가 이루어진다.

가령 당신이 사소한 일이 아니라, 나름으로 중요하고 비중 있는 일에 대한 생각을 지녔다면 그 또한 이 달부터 구체화에 들어가게 된다. 이 또한 낳고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진월은 하루로 치면 아침 7시 반부터 9시 반 사이의 시간과 같으니 하루의 일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시간이고 대개의 경우 출근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다. 일상에서는 출근해서 하는 일이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

또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진월은 고등학교 1학년의 시절과 같으니 대개 학년말에 인문이냐 이공이냐를 놓고 큰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인문이냐 이공이냐를 정한다는 것은 삶 전체를 놓고 처음으로 구체적인 선택의 길로 나서는 것이니 이 또한 일의 시작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농부들은 이 달에 한 해 농사를 위해 볍씨를 뿌리게 되니 벼로서는 생식이고, 농부로서는 한 해의 일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겨울 입구의 10월, 술(戌)월이 모든 것을 다 비우고 빈 공간으로 남는 휴식과 휴지의 공간이라면, 4월의 산과 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곳곳마다 새로운 기운들로 넘쳐나고 득실거리기 시작한다. 세상은 4월부터 시끌벅적해지는 것이다.

만물은 1월 축(丑)월에 새로운 기운이 태동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은밀하고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운이 4월 진(辰)월이 되면 구체화되기 시작하니 농부는 씨를 뿌리고 사람들 역시 한 해의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시작한다.

그런 기운은 7월 미(未)월이 되어 그 형태가 결정된다. 마치 벼이삭이 영그는 것과 같다. 따라서 모든 일은 7월이 되면 그 결과를 미리 알 수 있는 법이다. 가령 중요한 일이 10월에 있다 해도 그 결과는 7월이면 대세가 이미 판가름 나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10월, 술월이 되면 나락을 거두는 때이니 이미 모든 것은 결정이 나서 그 정리를 하는 것과 같다. 이미 모든 일은 후일담, 즉 에필로그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4월은 운기(運氣)상으로 문제가 많은 시간이다.

왜 그런가?

병술(丙戌)년 임진(壬辰)월이라 그렇다.

올 해는 기본적으로 병화(丙火),즉 불의 해인데 월의 기운인 임수(壬水)가 병화를 극하고 동시에 연의 술토(戌土)를 월의 진토(辰土)가 맞닥뜨리고 있다. 천간은 천간끼리, 지지는 지지끼리 서로 상쟁(相爭)을 펼치는 기간이기에 운기가 사납다고 하는 것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이런 달에 새로운 시도를 펼치면 그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법이다. 또 이 달에 일어나는 일들은 자칫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달에 일어난 좋지 않은 사례를 하나 들어본다.

최근 프랑스는 고용에 관한 새로운 법률을 내놓았다가 그만 젊은이들의 반발로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이는 정부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준다. 새 정책을 내놓은 정부가 옳은지 또는 반발하는 젊은이들이 옳은가 하는 문제에 대해 필자는 음양오행에 입각해 나름의 판단 기준이 있다.

프랑스는 그 기운이 신유(辛酉)의 나라이다. 해가 병술(丙戌)년이니 불의 기운은 프랑스에게 있어 장래를 위한 통치행위임을 상징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당장 눈앞의 문제점에 대해 불만을 갖는 법이니 프랑스 정부의 대책이 옳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임진(壬辰)월 들어 정부가 백기를 올렸으니 프랑스 정책 당국에 대중을 이끌 지도력이 없다는 것과 성미 급한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더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해의 기운을 일러서 세군(歲君)이라 한다. 일년을 주재하는 가장 강력한 기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군이 신하(臣下)격에 해당되는 월의 힘에 밀렸으니 이는 하극상(下剋上)이라 상서롭지 못한 것이다.

다시 말해 프랑스는 지도력 부재로 인한 정부의 개혁이 좌절되었고 이로 인해 오랫동안 그 후유증을 앓게 될 것이다.

이런 거시적인 일만 아니라 개인의 일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이나 주변의 누군가가 갑자기 이 달 들어 어떤 일을 행동에 옮기면 그 일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무척 높다. 가령 이 달 들어 이사를 한다든지 직장을 옮기는 일, 새롭게 동업을 개시하는 일등이 모두 위험하다.

또 일이 꼬이고 힘들어지다가 이 달 들어 풀리는 기미가 보인다면 그 또한 잠시 호전되는 것에 그치고 만다.

이 달의 상서롭지 못한 기운은 지금으로부터 3개월 뒤인 7월부터 가시기 시작해서 6개월 뒤인 10월의 무술(戊戌)월이 되면 종료된다. 그렇기에 당장 어떤 큰일을 하고 싶다면 적어도 6월 이후까지 실행을 멈추고 관망하거나 숙고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 하겠다.

월의 기운이 그 해의 군주, 즉 세군을 범할 때에는 역사적으로 좋지 못한 일들이 실로 많았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본다.

인류사의 비극인 세계 제1차 대전은 1914년 6월에 발발했다.

그 해는 갑인(甲寅)이었고 월의 기운은 경오(庚午)월이었다. 즉 월의 경금(庚金)이 해의 갑목을 범하니 불길하다. 경금(庚金)의 기운을 지닌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그만 과한 욕심을 부린 것이고 이에 무토(戊土)의 기운을 지닌 러시아는 갑목(甲木)의 해라 스트레스를 받다가 경오월, 힘을 떨치는 기간이 되자 강경으로 나가니 참혹한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독일이 패전한다는 것도 이로서 이미 정해져있다. 해의 지지가 인목(寅木)이고 월이 오(午)월이니 이는 합쳐서 불을 만드는 것이고 결국 금인 독일은 그 불기운에 녹아버리고 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01년의 9.11 테러도 같은 경우에 해당된다.

신사(辛巳)년 정유(丁酉)월이니 월의 정화가 연의 신금을 범했을 때 일어난 대형 사고였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이 미국을 공격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바로 이 때였다. 해의 사화(巳火)와 월의 유금(酉金)이 합을 하니 금의 기운을 만들고 이는 을목(乙木)인 일본에게 칼날로 돌아오기에 일본의 패전인 것이다.

이처럼 해마다 월이 그 해의 기운을 범하는 달이 있기 마련인데, 그 또한 좋지 못함에 있어 정도의 차이가 존재하며 또 나라의 기운에 따라 또 다르다.

금년의 경우, 프랑스를 비롯한 라틴계 나라들의 운기가 특히 불길한 편이다. 그렇기에 프랑스의 새로운 고용법안 철회는 앞으로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꽃피는 계절이니 그냥 갈 수 없어 이 때가 되면 애송하는 시 한수를 옮긴다. 절정의 봄을 한껏 누리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春眠不覺曉 (춘면불각효)
處處聞啼鳥 (처처문제조)
夜來風雨聲 (야래풍우성)
花落知多少 (화락지다소)

봄잠 느긋해서 동트는 것도 모르다가
예서제서 들려오는 새들 울음에 잠을 깼네,
간 밤, 비 오고 바람도 불었으니
예쁜 꽃들은 얼마나 져 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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