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번역문**
공자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논어 원문**
子不語怪力亂神. (論語, 述而)
***한글 독음**
자불어괴력난신. (논어, 술이)
***원문 자구 주석**
子不語怪力亂神 : 불어(不語)는 말하지 않다. 괴력난신(怪力亂神)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들. 곧 황당무계한 이야기.
***해설**
중국인은 현실적이라고 합니다. 그 근원을 찾아가면 공자의 이 말을 꼭 만나게 됩니다. 제자들이 죽음의 문제에 대해 질문해도 공자는 그저 “삶도 모르면서 죽음을 알아서 무엇하리” 이런 식으로 대답했죠. 귀신을 어떻게 섬기리오까 물으면 “공경하되 멀리 하거라” 이런 식으로 대꾸했습니다. 요원한 세계나 비현실적인 문제는 언급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季路問事鬼神. 子曰, “未能事人, 焉能事鬼?” 曰, “敢問死.” 曰, “未知生, 焉知死?” (선진편) 樊遲問知. 子曰, “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옹야편)
황당무계한 이야기나 비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공자가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논어>를 읽어보면 공자는 제사에 대해 매우 강조하고 있지요. 제사를 지낼 때는 죽은 자가 마치 앞에 있는 것처럼 하라든가, 제사를 지낼 때는 음식을 사치스럽게 차리느니 애도하는 마음이 앞서야 한다든가, 이런 발언이 있습니다. 祭如在, 祭神如神在. 子曰, “吾不與祭, 如不祭.”(팔일편) 林放問禮之本. 子曰: "大哉問! 禮, 與其奢也寧儉; 喪, 與其易也寧戚.“ (팔일편)
제사는 죽은 자를 대상으로 삼습니다. 그렇다면 공자의 태도는 모순되지 않습니까?
그러나 생각해보면 제사라는 행위는 죽은 자가 대상이긴 합니다만 골자(骨子)는 산 자를 위한 것이죠. 공자 당시는 계급 사회였습니다. 혈연으로 구축된 종법 사회였어요. 장자 장손으로 이어지는 신분 질서를 명확하게 하려면 조상을 따져야 하고 따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제사입니다. 아무나 제사를 지낼 수 없었어요. 장자 장손이 아니면 조상의 제사를 지낼 자격이 없었습니다. 마찬가지 코드로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오로지 천자만이 할 수 있었죠. 그러므로 노나라 대부에 불과한 계손씨가 태산에 올라 제사를 지내려 하자 공자가 개탄합니다. “설마 태산의 신령이 예법을 몰라서 계손씨의 제사를 받아먹겠느냐?” 季氏旅於泰山. 子謂冉有曰, “女弗能救與?” 對曰, “不能.” 子曰, “嗚呼! 曾謂泰山不如林放乎?” (팔일편)
제사를 논하고 신령을 거론하는 것도 인간의 예법, 즉 인간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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