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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님 댁에 음향대포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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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님 댁에 음향대포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프덕프덕] "음향대포가 의사소통 수단? 최루탄은 폭죽이냐"

오매불망 우리의 안전을 걱정하시는 정부의 중간보스 조현오 경찰청장님이 그간 시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고 판단을 하시고 '확성기(일명 음향대포)' 도입을 추진 중이시다. 한 대당 8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다. 그것도 미제다. 브라보.

그간 '명박산성' 뒤에 앉아 국민과의 소통을 외치던 이명박 대통령의 명을 받아 G20 치안을 맡은 우리의 중간보스 조현오 청장님은 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그간의 소통 불능을 반성하며 앞으로 소통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집회 현장에서 의사소통으로 사용될 음향대포는 데시벨 자체가 워낙 높아 향후 경찰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시민들은 없을 듯하다. 자신들의 불만을 이야기하러 거리에 나온 시민들이 되레 경찰의 목소리리만 주야장천 듣다 집으로 돌아갈 판이다.

▲ 1일 서울 중구 신당동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지향성 음향 장비 시연회에서 관계자들이 귀를 막고 장비에서 나오는 소음을 측정하고 있다. 경찰청은 음향대포라 불리는 지향성 음향 장비를 시위대 해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역시 이명박 정부의 중간보스답다. 그간 시민단체 등에서 이야기해온 소통 불능을 이런 식으로 해결하겠다니 말이다. 우리의 중간보스님은 국민이 정부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던 게 목소리가 작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정작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는 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의사소통이라는 건 쌍방 간 대화를 일컫는 거 아닌가.

그렇기에 현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확성기가 아닌 보청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확성기로 의사소통을 하겠단다. 그간 국민들이 어지간히 정부의 말을 듣지 않았나 보다. 트위터 아이디 @jhpae는 "발상이 참으로 디스토피아 사이버펑크 무비에 나오는 악당 중간보스 느낌이 난다. 시민 중에 배트맨을 색출하나? 음파로 대화하게"라며 박수를 보냈다.

워낙에 성능이 좋은 확성기인지라 인체에 위해 가능성도 높음에도 굳이 도입을 하시겠단다. 조 청장님은 시연장에서 직접 음향대포를 맞아봤다. 그것도 10m 앞에서. 하지만 인체에 위해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안전에 유의해 사용하시겠단다.

하지만 시연장에서 조 청장은 음향대포를 듣자마자 바로 줄행랑을 놨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끄도록 했단다. 그러면서 인체에 위해가 없다고 한다. 거참 무슨 말인지…. 대화를 위해 도입한다는 음향대포가 시민들을 도망치게 만들면 어떡하나. 앞으로 집회에 참여할 시민들은 문방구에 가서 3M 귀마개를 반드시 준비해야 할 듯(@h-chief)하다.

음향대포를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하시겠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트위터는 난리가 났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경찰이 귀를 닫고 청와대만 걱정하니 시민과 의사소통이 안 되었지"라며 "음향대포가 없어서 의사소통을 못했나"라고 언짢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트위터 아이디 @WahSek은 "이렇게 가다간 경찰 진압봉을 스킨십 도구라고 하고 최루탄을 폭죽놀이, 물대포를 물안마라고 하겠다"며 "재봉틀로 고약한 입을 꿰매는 걸 십자수라고 해도 조현오 청장은 이해할 것이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의사소통하러 G20 때 촛불시위 하러 가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중간보스 조현오 청장님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갈 뿐이다. 아무래도 조 청장님은 가족과 소통을 할 때도 음향대포로 하나보다. 청장님 댁에 음향대포 하나 놔드려야 할 듯싶다.

(어이없어 실소만 나오는 일들을 진지하게 받아쳐야 할 때 우리는 홍길동이 됩니다. 웃긴 걸 웃기다 말하지 못하고 '개념 없음'에 '즐'이라고 외치지 못하는 시대, '프덕프덕'은 <프레시안> 기자들이 쓰는 '풍자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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