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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법정 다툼 시작…검찰 '수사기록 공개'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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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법정 다툼 시작…검찰 '수사기록 공개' 거부

철거민 변호인단 "증거 공개 왜 꺼리나"…압수 신청

용산 참사와 관련한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그런데 검찰이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수사기록을 피고인 변호인에 공개하지 않아 재판 초기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한양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용산 철거민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1만 쪽에 달하는 수사 기록 중 3000여 쪽을 변호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법원이 기록을 압수해 줄 것을 신청했다.

지난 14일 법원은 변호인단과 검찰의 의견을 들은 후 변호인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검찰에 미공개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허용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검찰은 16일 이를 거부한다고 변호인단에 통지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열람등사를 거부하고 있는 수사기록에는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 등 당시 용산진압작전을 지휘했던 경찰지휘관들과 진압작전에 참가했던 경찰특공대원들의 진술서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자료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경찰이 안전장치가 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진압을 결정한 경위가 경찰의 진술에 나타나 있어 경찰의 책임을 덮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의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화재 원인에 대한 경찰특공대원들의 진술서가 나중에 한 진술과 상당히 다른 것으로 알려져 철거민에 유리한 증거가 노출되는 것을 검찰이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한택근 변호사는 "검찰의 기록 공개 거부로 공정한 재판이 위협받고 있고 변호인의 변호권이 침해당했다"며 법원에 압수영장 발부 신청과 함께 관여한 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객관 의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편파적으로 농성자에게 유리한 증거를 감추는 것이 아니다. (재판과) 별 상관없는 정치적인 것이 포함돼 있고 사건 진행에 방해될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며 왜곡이나 은폐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22일 오전 10시에 첫 공판을 열고 공소사실에 대한 농성자 본인의 입장을 청취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참사에 관한 수사 중간 발표를 통해 농성을 벌인 철거민 20명을 경찰관을 숨지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로 기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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