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1000만 원짜리 '등록금 폭탄', 무서워서 못 살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1000만 원짜리 '등록금 폭탄', 무서워서 못 살겠다"

대학생 "정부는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하라"

한 해 등록금이 1000만 원에 달하는 시대다. 경제 위기로 서민들의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전국 166개 대학이 2009년 등록금을 동결시켰지만 등록금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 위기에 따른 소득 감소, 파산, 해고 등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등록금을 이기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돈 걱정 없이 대학교육을 받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대학생들의 요구도 여전하다. 5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등록금넷)와 '서울지역 대학생 연합' 소속 대학생 500여 명은 지난 2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고액 등록금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학업에 전념해야 할 대학생들이 대학을 다니기 위해 오히려 학업을 포기하고 온갖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있다"며 "더 나아가 등록금이 없어 휴학, 군대 입대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학자금 대출과 관련해서도 "대학생들의 부담을 경감시켜주기는커녕, 신용불량자를 더욱 양산했다"며 "1만 명의 대학생들이 현재 학자금 대출로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 수는 61만 명이었다.

이들은 "상황이 이런데도 사립대 적립금은 7조2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통 분담의 의지가 정말 있다면 천정부지로 쌓여있는 적립금을 대학생 장학금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2일 열린 등록금 반값 공약 이행 촉구 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 ⓒ프레시안

자신을 고려대 학생이라고 밝힌 안현전 씨는 "우리 학교의 이월 적립금이 1700억 원인데 어이없게도 이중 1300억 원을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며 "한쪽엔 돈이 없어 학업을 포기하고 자살하고 다른 쪽에서는 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돈으로 돈놀이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값 등록금'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4월 국회에서 심의되는 추경예산에서 등록금을 위해 책정된 금액은 2072억 원. 반값 등록금을 위해 필요한 5조 원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다.

이들은 "등록금으로 고통 받는 대학생들이 겨우 2072억 원으로 치유될 수 있을 것 같은가"라며 "진정 서민들의 고통을 경감시켜주고자 한다면 당장이라도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는 추경 예산안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대학생들은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근본 원인을 "대학 자율화라는 이름 아래 "교육을 상품으로 바라보고 시장에 내맡기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원기 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은 "혹자는 높은 등록금이 우리의 운명이라며 이 악물고 참으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며 "하지만 이것은 운명이 아니라 다만 우리가 처한 현실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에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학생 500여명은 집회가 끝난 뒤 인도를 통해 가두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제재로 무산됐다. 경찰과 대학생간 대치 과정에서 15명의 대학생이 연행됐으나 이후 풀려났다.

▲ 동물 옷을 입고 대회에 참석한 학생들. ⓒ프레시안
▲ 대학생들은 대회가 끝난 뒤 인도로 가두행진을 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막았다. ⓒ프레시안

"내가 낸 등록금 200만원, 대체 어디다 쓰나?"

등록금 집회가 열린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는 값비싼 이공계열 등록금 차등책정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지역 대학생연합 이공계열 교육대책위원회(준)은 "실험·실습비 및 기자재 구입비라는 이유로 연간 100~200만 원의 등록금을 이공계 학생들은 더 내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 실험·실습실에서는 그만큼의 시설이나 실험 지원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대학생연합이 2008년 서울 지역 8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문계에 비해 공학 계열은 1년 등록금이 약 207만원, 자연과학 계열은 약 125만 원가량 더 높다. 차등 책정의 명목은 인문사회계열과 차별되는 이공계열의 '실험·실습비용 및 고가 기자재 구입' 등이다.

그러나 대학연구소가 조사한 2005년, 2007년 계열별 학생 1인당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현황에 따르면 실험·실습비 차액은 인문사회계열보다 자연계열이 10만5000원, 공학계열이 11만2000원 더 많이 책정돼 있을 뿐이었다.

이공계 대학생들은 이를 두고 "이공계열이 돈이 많이 든다는 사회적 통념과 편견을 이용해 대학 당국이 부당한 수입을 챙기고 있다"며 등록금 차등 책정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달 27일 예술대 학생들 역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