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빈부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부문에서 임시.일용직 및 영세자영업자 등 한계계층은 실업한파의 희생양이 되고 있지만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급등하면서 빈부격차는 올해 더 크게 벌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가구(1인 및 농가제외, 시장소득 기준)의 지니계수는 0.325를 기록해 2007년의 0.324에 비해 0.001포인트 올라갔다.
이는 통계청이 데이터를 보유한 1990년 이후 최고치로 통계 생성 이전의 흐름으로 미뤄볼 때 사상 최고치를 의미한다.
지니계수는 1999년 0.303으로 처음으로 0.3을 넘어선 이후 2000년 0.286, 2001년 0.299, 2002년 0.298, 2003년 0.295, 2004년 0.301, 2005년 0.304, 2006년 0.313, 2007년 0.324로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지니계수는 소득이 어느 정도 불균등하게 분배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근로소득.사업소득은 물론이고 부동산.금융자산의 분배 정도도 파악된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는데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높다는 의미이며 통상 0.35 이상이면 소득분배가 매우 불평등하다고 평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0.325까지 치솟아 '상당히 불평등한 단계'로 들어섰다.
보통 국제교류가 활성화되고 기술혁신이 일어나면 빈부격차는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급락하는 올해에는 빈부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시.일용직과 계약직 등 한계계층이 가장 먼저 직장을 잃고 있으며, 영세 자영업자의 도산도 이어져 서민층의 근로소득이 급감하고 있다.
장기간 여유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중산층들은 최근 주식.부동산 급등 과정에서 과실을 얻고 있는 반면 서민들은 유동성 압박으로 저점에서 자산을 매도해 손실을 이미 확정 지어버린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지니계수가 0.268에서 0.295로 급등했으며 이후 조정과정을 거치다가 카드대란 직후인 2004년에 0.301로 다시 0.3을 넘어선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연구위원은 "빈부격차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인 데다 올해에는 불황이라는 특수성까지 겹쳐 지니계수가 껑충 뛰어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잡셰어링과 공공근로, 청년인턴 등 제도를 통해 취약계층이 임시로나마 소득을 보전할 수 있도록 돕겠지만 재원이 한정돼 있어 자산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것까지 보완해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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