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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날 통장 잔고=마이너스! 당신도 당했다!

[프레시안 books] 제윤경·이헌욱의 <약탈적 금융 사회>

"대한민국 전체 가구 중 60퍼센트를 초과하는 가구가 빚을 안고 살아간다. 이들 가운데 74퍼센트는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며, 은행에서 더 이상 빚을 낼 수 없어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빚으로 빚을 막으며 버티는 상황이다. 미봉책으로 도저히 버틸 수 없는 가구들이 늘면서 금융권 연체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19쪽)

"저자들은 약탈적 금융 시스템을 그 배후로 지목한다. 외환 위기 직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하에서 약탈적 금융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며, 지금까지 금융권이 어떤 식으로 이득을 취하면서 소비자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겼는지, 그 결과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우리 사회의 대부분이 금융의 노예가 되었음을 낱낱이 고발한다. 그리고 '빚의 노예'가 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다시 '자유인'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암울한 현실을 이겨 낼 '희망'도 제시한다. 화차 보다 더 무섭다! '약탈적 금융'에 사로잡힌 현실." (출판사의 책 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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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탈적 금융사회>(제윤경·이헌욱 지음, 부키 펴냄) ⓒ부키
어쩌다가 대한민국은 저축 공화국(1998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저축률은 23.2퍼센트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에서 60퍼센트가 넘는 가계가 빚이 있는 '빚쟁이 공화국'으로 전락했을까요? 이 책 <약탈적 금융 사회>(제윤경·이헌욱 지음, 부키 펴냄)에 잘 나와 있는 것처럼 저축이 미덕이라고 가르치던 것도 이제는 옛날 일이 됐습니다. 정당한 복지나 민생 대책은 외면하고 늘 빚을 더 내라는 식의 정부의 각종 대책(복지 지원 대신 서민 대출, 전월세 상한제 대신 전세 자금 대출, 반값 등록금 대신 학자금 대출, 집값 인하 대신 주택 담보 대출 유혹 등)과, 매일처럼 빚이 미덕이라고 가르치는 금융 전문가, 언론 기사, 각종 광고의 홍수 덕에 우리 국민들은 빚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은 '금융 기관'이라고 불리면서 공공 기관의 대우와 존경은 받으면서도 실제로는 사채업자 수준으로 전락해버린 금융 자본의 실체를 생생히 드러냄과 동시에 금융 자본에 기생하는 언론들의 추악한 실태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빚에도 좋은 빚이 있다'고 부추기는 것이죠(126쪽의 <조선일보> 기사!). 몇 개 더 살펴보면, "지혜로운 빚테크"(<동아일보>), "똑똑한 빚테크 노하우"(SBS), "꽉 막힌 은행 대출 빚테크로 뚫는다"(<조선일보>), "부자들은 돈 벌기 위해 빚진다"(<부산일보>) 등 이런 식으로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빚을 권유한 데는 정부, 금융 자본, 언론 누구하나 뒤처지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됐을까요. 어느덧 가계 부채 1000조 시대. 하우스 푸어 150만 시대. 이자로만 2011년 기준으로 1년 추산 56조 원쯤을 가계가 부담하고 있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대출 급증과 금리 상승으로 올해 가계의 이자 부담액이 56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 및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가계 대출 이자 부담 총액은 56조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민총소득 1173조 원의 4.8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내수 침체가 우려된다." (<한겨레> 2011년 11월 27일자)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사회 전 계층이 빚에 눌려 신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입니까. 세계 최악의 교육비, 주거비, 통신비 고통과 부담에 비정규직, 저임금 문제 등으로 에듀푸어, 렌트푸어, 워킹푸어까지…자살률은 1위 수준, 출산율은 세계 꼴지 수준이라는 비극적 통계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이처럼 문제는 바로 대한민국 '사회'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회'가 점점 더 위험해주시고 이상해지고 있습니다. 중산층의 부채는 점점 늘어만 가고 저소득층은 빚으로 빚을 갚는 악성 채무의 늪에 더 빠져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빚 때문에 자살하고 삶이 파탄 나는 가계와 개인이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요. 이 책 <약탈적 금융 사회>는 그 배경과 과정을 아주 상세히, 친절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대한민국 금융 실태 보고서', '약탈적 금융 시스템에 대한 교과서'라고 규정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도, "1)소득 수준과 상환 능력도 따지지 않고 마구마구 빚을 권한 후에 2) 세계 최고 수준의 고리대(현행 금융 기관의 이자율은 법에 의해 무려 39퍼센트까지 보장받고 있음) 등으로 갖은 폭리를 취하고 3)불법까지 동원해 혹독하게 채권을 추심하면서 국민들을 옥죄고 궁지에 몰아넣고 4)그러고도 자기들은 아무런 책임도 없다며 뻔뻔하게 최대의 이윤만을 추구하고 있는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 전반의 문제점"을 자세하게 폭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빚꾸러기, 과중채무자로 전락하고, 금융 기관만 알부자가 되는 사연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약탈적 금융 시스템"이 지배하는 "약탈적 금융 사회"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이 <약탈적 금융 사회>가 된 것입니다(책 제목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저자들과 친분이 있던 저는 이 책의 내용을 보고 "빚쟁이 공화국"이나 "금융의 배신"을 책 제목으로 강력히 추천하였으나 결국 채택되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자들은 고리대도 서슴지 않는 약탈적 대출로 가계 부채의 급증 원인을 제공한 금융권과 이를 방조한 정부가 책임지지 않으면 서민들과 중산층들의 삶은 가계 부채 해결을 위한 사회적 비용 때문에 파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므로 결국 이제라도 정부나 금융 기관이 대대적인 개혁과 전향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가계 부채 문제는 과도한 대출과 신용 공급을 초래한 금융권에게도 큰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행법과 제도, 정책과 인식, 심지어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인 금융권까지도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만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 빚쟁이 공화국 문제, 가계 부채 사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임을 저자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채무자의 신용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빌려줘야 할 채권자 윤리와 책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빚을 갚고 싶으나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은 부채 상환을 회피하려는 사람들로 몰아붙이는 것이 작금의 현실인 것이죠. 이 과정에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온갖 불법 채권 추심이 난무하게 되고 그로 인해 채무자들은 심각한 인권 침해에 노출되게 되어 결국 가정이나 삶이 파괴되고야 마는 것입니다. 영화 <화차>를 보신 분들은 이러한 지적에 크게 공감할 것입니다.

부채는 실제로 채무자만의 책임으로 발생하지 않았고(특히 과도한 이자를 생각해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습니다) 과도한 채무에 대한 책임은 결국 개개인의 노력과 함께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입니다. 그러나 금융권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빌려줄 때 당장의 이자 수입을 벌기 위해 무분별한 신용 공급을 해놓고도, 회수할 때는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채무자를 괴롭힙니다. 그렇게 금융 기관의 책임과 금융의 공공성은 온데 간 데 없어져버렸습니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이 책 <약탈적 금융 사회>는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낙관적 사회 디자이너'인 두 저자는 책의 말미에, 빚을 내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복지 및 민생 대책의 시행, 이자 폭리 근절, 채무자들도 살 수 있는 채무 조정 시스템 도입, '빚을갚고싶은사람들'(빚갚사) 활동과 같은 채무자 운동 등 여러 가지 법, 제도, 정책, 운동적 대안을 역시 친절하게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립니다. 빚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이자 부담을 느끼는 모든 분들은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니 빚이 없어도 나라 전체가 온통 '돈 빌려주겠다고 난리'인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면 이 책을 보면 '아하' 하고 깨달음의 탄식이 절로 나오는 것을 참지 못할 것입니다. "신용카드-월급날의 보람을 빼앗다"(151쪽)처럼 문단의 제목만으로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도 참 많을 것입니다.

저자만 보고도 책을 사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제윤경(사회적기업 에듀머니의 대표로 서민 가계 주치의 등 다양한 서민 경제 지킴이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헌욱(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으로 서민들의 교육비, 주거비, 통신비, 가계 부채와 이자 폭리 문제에 대해 끈질긴 투쟁을 해왔습니다) 두 사람만 보고 책을 사는 것도 권해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가 아는 한 서민들의 민생 문제에 가장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 실제로 서민들의 가계에서의 고통과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 그 두 사람의 면면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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