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애플이 발표한 실적을 두고 시장이 내린 판단이다. 애초 판매량 감소가 우려됐던 스마트폰 및 태블릿PC는 여전히 소비자들이 찾는 상품이었고, 벌어들인 돈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매출 대비 순이익률이 예상외로 악화됐다. 이 때문에 이날 주식시장 거래가 마감된 후 애플이 실적을 발표하자 장외거래에서 애플의 주가는 1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애플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판매 실적은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아이폰은 이 기간 동안 4780만 대가 팔렸고,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는 2290만 대가 팔렸다. 2011년 4분기에 아이폰이 3700만 대, 아이패드가 1540만 대 팔린 것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판매 실적과 함께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제자리걸음이다. 애플은 지난 분기 매출이 545억 달러, 순이익이 131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2011년 4분기 매출은 464억 달러, 순이익은 131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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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수치를 두고 애플은 여전히 모바일 시장에서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애플의 실적을 일제히 전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이 있음을 증명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우려를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이날 애플 주식의 장외거래 가격이 폭락한 가장 큰 이유는 최고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과거 애플이 보여준 고성장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애플의 매출이 시장이 예측했던 550억 달러에 약간 미치지 못했지만 주당 순이익은 예측치인 13.48달러를 넘는 13.81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총이익률은 38.6%로 1년 전(44.7%)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애플의 성장세에 그늘을 드리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매출액에서 40%에 가까운 순이익을 남긴 것은 삼성전자 등 다른 제조사들이 따라오기 힘든 압도적인 수치이긴 하다. 하지만 시장은 최근 경쟁 격화로 애플도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서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팀 쿡 애플 CEO는 "우리는 매출에 큰 흥미가 없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사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5의 생산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생산 계획에 대한 어떤 종류의 루머에도 의문을 품는 것이 좋다"고 반박했다.
한편, <가디언>은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에 밀려 쇠락하고 있는 PC시장에서 애플 자체도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분기 애플의 맥 컴퓨터 판매량은 400만 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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