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가계 경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모양새가 완연한 가운데, 소비지표도 약화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
11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지역 아파트 매매 상승세는 전주 대비 축소, 보합세로 돌아섰다. 광주 동구, 울산 북구 등 일부 지역만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폭은 미미했다.
전셋값 역시 4주 연속 제자리걸음이다. 전세난이 가중되는 와중에도 서울 동대문구(-0.1%) 등 일부 지역은 하락세를 보였다.
주택매매 시장 침체와 전세난이 장기간에 걸쳐 동시에 진행됨에 따라 가계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사이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8조4731억 원에 달했다. 월별 공급액이 지난 8월부터 8000억 원을 넘어서, 올해 전체 공급액은 사상 처음으로 9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 보증은 무주택 서민이 별도의 담보나 연대보증 없이 은행에서 전세자금 또는 월세보증금을 빌릴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가 신용보증을 해 주는 제도다. 전세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공급액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11월 현재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은 60.1%를 기록해 지난 2004년 7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다. 그만큼 주택 거래는 침체되고, 전세수요는 높아졌다.
▲서울 명동 거리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를 지나가는 사람들. ⓒ뉴시스 |
소비 위축 뚜렷
수출경기를 뒷받침해줘야 할 내수도 확연히 가라앉았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핵심 소매 판매 지표를 보면, 지난달 주요 백화점 3사의 매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1.1% 감소했다.
백화점 매출의 감소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지난 2009년 2월(-0.3%) 이후 처음이다. 그 사이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10월부터 넉달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는 등, 경기불황 여파를 받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왔다. 할인점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자동차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1만5768대로 작년 11월보다 12.7% 급감, 두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14.5% 늘어 증가율이 지난 2월(10.8%) 이후 가장 낮았다. 11월(1∼20일) 소비재 수입도 8.7%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7월 30%를 웃돌던 증가율이 9월 25.2%, 10월 11.7%에 이어 지속적으로 내려앉는 모양새다.
취업불안이 지속되는 등 불안한 미래 전망세가 확산됨에 따라 내수 위축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11일)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실업률을 각각 3.7%, 3.6%로 전망했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3.5%)보다 높고, 한국은행의 내년도 전망치(3.5%)보다도 높다.
이미 한은은 '2012년 경제전망' 자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크게 낮춘 3.7%로 수정하고 내년 중 신규 취업자는 올해 40만 명보다 확 줄어든 28만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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