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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홍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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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홍 향배는?

[김종배의 it] 이명박표 '강성 지도부'로 바꿔?

한나라당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내홍에 휩싸이지 않겠느냐는 전망 때문에 이렇게 묻는 게 아니다. 그건 '당연지사'다. 차명진 대변인이 사표를 냈고 이명박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이 지도부를 겨냥하고 있는 건 세상이 다 안다.

묻는 건 내홍의 최종 귀착점이다. 내홍이 정말 지도부 교체로 이어질지, 교체된다면 새 지도부의 성격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에 묻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안부재 상황을 들면서 지도부 교체 불가를 주장하지만 목소리가 작다. 오히려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받치고 있는 보수언론·보수단체의 초강경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중앙일보'는 "대통령이 믿었던 여당과 국회의장의 한계는 이미 확인됐다"며 "큰 정치는 대통령이 직접 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친이계도 이번 사태에서 아무 역할을 못했고, 친박계는 수수방관했다"며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관하는 정치력의 빈곤을 드러냈다"고 했다.

두 신문이 똑같이 주문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시스

액면만 놓고 보면 의례적인 주문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대통령이…정치리더십을 발휘하면 설령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더 큰 민심의 후원을 얻을 수 있다"는 '중앙일보'의 사설 구절에 따르면, 그리고 '약골 웰빙' 체질을 비판하는 '동아일보'의 사설 구절에 의거하면 이들이 주문하는 '대통령의 큰 정치'는 '직접 돌파'다. 더불어 한나라당 지도부 교체는 '대통령의 큰 정치'를 위한 밑돌쌓기 차원, 즉 친정체제 강화다.

한 발 더 나간 주문도 있다. 지도부뿐만 아니라 아예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선일보'가 그랬다. "간판만 같은 당이지 물과 기름 사이인 친이·친박이 당을 두 쪽으로 갈라놓고 있는 한 새 지도부를 뽑는다고 한나라당 병이 나을 수 없다"며 "그런 '두나라당'으로는 이 나라를 이끌지도 못한다"고 했다.

보수단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어제 열린 보수단체 신년인사회에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이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 국회사태에 대해 양비론을 펼치는, 적과 동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똥덩어리'보다 못한 의원들이 있다"고 했다. '똥덩어리'는 치우는 게 상례다.

보수언론과 보수단체의 주문을 취합·수용하면 한나라당은 '전투정당'이 돼야 한다. 당을 결사체 수준의 균질집단으로 만들고, 투사형 인물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 수용하고 싶어도 수용하기가 어렵다.

'조선일보'나 보수단체의 주문대로 박근혜계를 쳐내거나 억누르면 더 큰 화가 닥친다. 박근혜계를 쳐내면 원내과반이 무너지고, 억누르면 반발이 세진다. 어떤 경우든 한나라당의 어수선한 상황을 걷어내는 게 아니라 더 심화시키는 쪽으로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강성 인물로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도 말처럼 쉽지가 않다. 홍준표 원내대표를 바꾸면 당내 온건파의 반감을 살 수 있고 이것이 결국 박근혜계의 기반을 강화시켜 줄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상처 덧만 키우는 꼴을 보기 십상이다.

여권이 모색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한 수는 현 지도부에 2월 임시국회를 맡기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MB입법'을 마무리해야 하니까 지도부 교체에 따른 혼란과 지연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일단 현 지도부의 분발을 촉구하는 게 순리다. 그렇게 한 뒤 2월 임시국회의 전공을 보고 지도부 교체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근데 어쩌랴? 이 타이밍이 또 문제가 된다. 현 지도부가 2월 임시국회까지 맡게 되면 지도부 교체 시기는 3월이 된다. 바로 이재오 전 의원이 귀국하는 시점이다. 이게 문제다. 강성 목소리 볼륨이 올라갈 조건이 됨과 동시에 반대 목소리 볼륨 또한 올라가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도 한나라당이 '평온'을 찾을 수 있는 길은 없다. 내홍은 구조화되고 상시화되게 돼 있다.

딱 하나, 예외 경우가 있긴 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대첩'을 이루는 길이다. 야당과 여론의 반대를 정면돌파해 'MB입법'을 완성하는 길이다. 그러면 평온은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 국민 다수와 척을 져야 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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