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인하대 강연에서 자신이 제기한 '3대 정치혁신 과제' 비판에 대해 우호적인 국민 여론을 들어 적극 방어에 나서는 한편, 의원 수 감축 등 구체적 부분에 대해서는 "지엽적인 문제"라며 비켜 가는 태도를 계속해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30일 대한상공회의소 조찬 강연에서 "어떠한 말로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지금 상황에서는 정치권이 가지고 있는 큰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야 우선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 와중에 오히려 정치권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고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정치가 더 힘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자신에 대한 일부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안 후보는 "먼저 큰 기득권들을 정치권이 내려놓아 국민들이 '이번에야말로 정치권이 진심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믿게 만든 다음에 '그렇지만 이런 이런 부분들은 필요하다'고 요청·요구할 수 있다. 그런 뜻에서 먼저 내려놓아야 한다"고 자신의 취지를 설명했다.
안 후보는 이어 "여러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70% 정도의 국민들이 제가 제기했던 문제의식에 대해 찬성하고 계신다"며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정치권 스스로 되돌아보고 다시 한 번 더 그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26일 진주 경상대 강연에서 "예상대로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는데 제일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국민의 맹목적인 정치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이라는 말이었다"며 "교만한 생각"이라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얼마 전에 제가 국회의원 숫자 줄이는 것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지엽적인 논쟁으로 몰려가고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참 안타깝다"며 자신이 예를 들어 말했던 구체적인 내용들에 대한 논쟁은 '지엽적'이라고 치부했다.
'본질은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새로운 정치의 방향은 특권과 기득권을 없애고 대표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하고 있고, 전날 정성호 대변인은 이미 "민주당은 기득권을 내려놓았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조찬 강연에서 기업인들을 상대로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주고받았다. 안 후보는 "중소·중견 기업이 제대로 성장 못하고 실패를 많이 하는 이유는 세 가지"라며 "첫 번째, 기업 지원 인프라 부실, 두 번째, 대기업과 중소기업 불공정 거래 관행, 세 번째는 대기업이 없는 상황에서도 중소기업간 과다 경쟁"이라고 분석했다.
안 후보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대해 "첫 번째로는 국가 경제의 '포트폴리오'로서의 의미, 두 번째로는 고용창출의 엔진으로서의 의미, 세 번째는 대기업에게 새로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제공해서 대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는 파트너·동반자로서의 의미, 네 번째로는 중산층 복원의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서 대기업에게 고객을 제공해주고 시장을 제공해주는 의미"라고 강조하며 "중소기업이 도와주는 시혜성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국가 경제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경제 상황과 관련해 "새누리당에서 10조2000억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반드시 경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가 급한 불끄기 식의 단기적 경기부양책에 의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은 모두가 다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지적하며, 자신이 주장하고 있는 '성장과 복지가 결합한 두 바퀴 경제'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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