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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이후, 짧고 굵게? 가늘고 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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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이후, 짧고 굵게? 가늘고 길게?

[김종배의 it] 매의 굵기, 야권하기 나름이다

질질 끌려 다닌 건 한미FTA 재협상만이 아니다. 재협상 이후도 미국에 질질 끌려 다니게 돼 있다. 사정이 그렇다.

자명하다. 정치적 측면만 놓고 보면 한미FTA 재협상은 야권에게 호재다. 재협상으로 민주당이 정치적 부담을 덜었을 뿐만 아니라 내부 분열의 여지도 없애버렸다는 점, 나아가 야권 전체적으로도 가장 큰 분열의 씨앗을 잘라버렸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울러 4대강에 이어 한미FTA까지 겹침으로써 야권의 정책연대와 공동투쟁의 동력을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끌고 갈 여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반면에 정부여당에겐 악재다. 결사저지에 나설 야권에 맞서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탓에 선거구제와 행정구역 개편과 같은 정치 사안을 전면화 시킬 여지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그렇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달리 선택할 카드가 없다. 정부여당이 대치 국면을 조기에 끝내려면 대치 요인을 조기에 털어내는 수밖에 없다. 헌데 공교롭다. 한나라당의 속전속결전략 구사 여지를 규정하는 쪽이 미국이다.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나라당의 운신폭이 달라진다.

미국 의회가 비준안 처리에 속도를 내면, 예상대로 내년 초에 서둘러 비준안 처리에 나서면 정부여당의 속전속결 전략은 힘을 얻는다. 미국의 비준을 지렛대 삼아 한국의 비준을 피해갈 수 없는 과제로 묘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론을 앞세워 여론을 움직여보는 것이다.

하지만 간단치 않다. 하나가 더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다. 미국 언론의 보도대로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조만간, 별도로 전개되면 상황이 꼬인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쇠고기 문제가 비준 처리 이전에 불거지면 현실론을 앞세운 정부여당의 여론화 전략은 상처를 입는다. 쇠고기 문제가 비준 이후에 불거져도 마찬가지다. 이것 또한 야권에게 투쟁동력을 제공하기에 오히려 여야 대치국면을 장기화시킨다. 산 넘어 산의 형세를 연출하는 것이다.

애당초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한미FTA 재협상과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한꺼번에 타결 지어 '짧고 굵게' 맞고 넘어가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이 성립될지 모르지만 현실 영역에선 성립되지 않는 망상이다. 그러면 '짧고 굵은' 매가 미치는 내상도가 임계점을 넘겼을지 모르니까.

어차피 정부여당이 길게 매 맞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남은 문제는 굵기다. 가는 매로 맞을지, 굵은 매로 맞을지만 남은 문제다.

미국 변수를 제외하면 야권 하기 나름이다. 야권의 결사저지 입장이 얼마만큼 행동화할지, 얼마만큼 지속할지에 따라 매의 굵기가 달라진다.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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