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용산참사'의 책임소재 파악 등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수사본부장을 맡은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와 이명박 대통령의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 하동 출신인 정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6년 이른바 '황제 테니스' 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아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당사자다.
정 검사는 작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고,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에선 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특수관계'가 검찰의 수사에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는 MB…책임론은 '뒷전'
'책임자 처벌론'에 대한 청와대의 '모르쇠 모드'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권 전반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야당들이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고 국정조사를 거론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내에선 "책임론을 거론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가 대체적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됐고, 어디까지 왔는지가 정확히 밝혀져야 책임소재를 따질 수 있다"며 '선(先)진상규명론'을 재차 강조했다.
다른 참모는 "시위대가 경찰은 물론이고 상가와 시민들을 향해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상황에서 경찰이 신속한 진압작전을 펴지 않을 수 없었던 사정도 있다"면서 "사태의 전모를 확인하기도 전에 무조건 문책부터 하라는 것은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사건 발생 만 하루만인 이날 오전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인명 희생이 빚어진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다시는 이같은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짤막하게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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