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현대사특강 강사들, 어이가 없다"

'1차 법안전쟁' 이후 한나라당과 강경 보수 진영에서 "밀어붙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두언 의원이 "이분법적 사고 특히 흑백논리 때문에 소통이 안 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8일 오전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이같은 글을 올렸다. 특히 정 의원은 현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고교 현대사 특강의 편향성과 영남 출신의 한 언론인이 호남 출신인 자신을 향해 '저 새끼 전라도잖아요'라고 원색적 비난을 한 사실 등을 개탄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법안 문제 등 구체적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는 정 의원이 갑작스럽게 '성찰론'을 들고 나온 배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현대사 특강 강사들, 어이가 없더라"

정 의원은 "지난 2008년은 특히 소통이 큰 화두로 대두된 한 해였다. 청와대가 소통부재를 자인하며 소통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을 정도였으니. 그러나 해가 바뀐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징후는 별로 발견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왜 소통이 안 되는가. 서로 남 탓만 하지 말고 각자 솔직하게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정 의원은 △ 편견과 선입견과 같은 고정관념, △이분법적 사고 특히 흑백논리, △오만과 독선 △무지 특히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 부족 등을 소통 방해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역사교육의 편향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단순화시켜 얘기하면 너무 9시 방향에서만 서술되고 있다는 말이다"면서도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것을 바로잡겠다는 현 정부에서 시도한 현대사교육의 특강에 등장하는 강사들 다수가 3시 방향의 인사들이라는 점이다. 참 어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영혼이 없는 관료들의 과잉충성 탓으로만 돌릴 수 있는 것인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흑백논리를 들라하면 지역감정을 들 수 있다"면서 "얼마 전 영남출신의 어느 언론인을 만났는데 그가 말하기를, 자기 동향 후배가 나를 나쁜 놈이라 욕하기에 왜 그러냐고 했더니, '그 새끼 전라도잖아요!' 라고 했단다. 이건 실화다"고 전했다.

편견과 흑백논리를 이처럼 비판한 정 의원은 "오만과 독선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무지에 대해서는 다음기회로 미루겠다"면서 "정말이지 이제부터는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추가 논의를 예고했다.

'우향우' 드라이브 속에서 딴 소리?

정 의원의 이날 글은 원론적인 것이지만 고교 근현대사 특강의 편향성과 호남을 향한 영남 지역감정의 비판 등은 한나라당 내에선 찾기 힘든 내용이다.

최근 친이직계의 또 다른 의원도 사석에서 "우리가 정말 이러려고 집권한 것이 아니다"면서 "진짜 실용주의가 뭔지 못 보여줘서 안타깝다"며 최근 여권의 우향우 행보를 개탄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같은 목소리가 여권 내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청와대나 한나라당은 뉴라이트 세력 뿐 아니라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반핵반김' 단체 등 강경보수 진영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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