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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막후 파워그룹 '9인회', 대체 어떤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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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막후 파워그룹 '9인회', 대체 어떤 모임?

[단독] "이번엔 김한길" 공감대…'원로 정치' 논란 배경은?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이 당내 원로 그룹을 향해 "원로 정치를 청산하라"고 주문하는 등 '작심 발언'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원로 인사들이 주요 국면에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의원은 2일 의원총회에서 "당의 일부 원로들이 당의 방향과 운영을 암암리에 좌우한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하자는 선의의 뜻도 있겠지만, 당의 중견·신진 정치인들이 적지 않게 불편해 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당권의 향배가 걸린 전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국면에서 '원로 정치'를 직접 거론한 것이다. 민주통합당의 대표적인 원로 그룹으로는 상임고문단이 꼽힌다. 김상현·김원기·문희상·손학규·신기남·이부영·임채정·정대철·정동영·정세균·한명숙 등이 주요 인사다.

이들은 당의 크고 작은 일에 암암리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대선 패배 이후 지난 1월에 치러진 비대위원장 선출 문제에도 관여했다. 당시 비대위원장 유력 후보로 박병석, 박영선 의원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정작 추대된 인물은 문희상 의원으로, 여기에는 원로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의총 발언에서 원로 그룹 전체가 아닌 '일부 원로'를 지칭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당 관계자들은 김 의원이 언급한 '일부 원로'로 소위 '9인회'로 지칭되는 비공식 모임을 지목했다.

▲ 지난 2월 1일 열린 민주통합당 워크숍. 오른쪽부터 정동영 , 정대철, 이부영 상임고문, 박병석 국회부의장,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 김동철 비대위원이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후배 의원들 불편하게 만든 '9인회'란

9인회는 김원기, 임채정 등 참여정부 시절 국회의장, 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장관 등 요직을 지낸 이들을 주축으로 한 모임이다. 이 모임의 존재를 아는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특정 목적을 갖고 조직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당내 주요 사안이 있을 때에만 비정기 모임을 갖는다. 소속원이 교체되기도 하는 등 느슨한 형태이지만 참여정부 이후 꾸준하게 의견을 교류하며 운영돼왔다.

이들은 최근에는 5·4 전당대회 논의 차 만나, 그 자리에서 "이번에는 김한길 의원이 대표 자리에 오르는 것이 맞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9인회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으면서도 "상시적이고 강력한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비공식적으로 만나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원로들이 입장을 정리하면 그게 퍼지기 마련인데, 그럼 그분들과 평소 친한 의원들은 그런 의견에 따라야 하는지, 아닌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친소관계를 떠나서도 내부에서 반발하거나 동조하거나 하는 흐름들이 생기면 분열적인 분위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그분들이 굳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만나는 건 아니시겠지만, 의도하지 않아도 은연 중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비공식' 모임답게 당 내에서도 9인회의 존재를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심지어 의원들도 "들어보기만 했다"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김 의원이 원로들을 향해 막후 정치를 청산하라며 일갈했지만, 9인회는 베일에 가려져 있어 '해체'를 요구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한 당직자는 "본인들끼리만 조용히 만나니, 당연히 그런 모임은 없다고 부인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도 이런 느슨한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9인회에 대해 "지금 활동이 미미해보이기는 하지만 언젠간 새누리당 '7인회'로 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원로 모임인 '7인회'는 김기춘·최병렬·김용갑·김용환·현경대 전 의원 등 박근혜 대통령을 오랫동안 도와온 원로들의 모임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일각에선 총리와 장관, 청와대 수석들의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9인회의 활동이 활발해진다면 향후 7인회와 같은 폐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일부 원로'에 대해 "(당 내에서 원로들이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갖는 데 대해) 불만이 있는 걸 알면 그렇지 않는다는 걸 명시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친노계로 분류되는 김용익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일부 원로'의 행태를 지적한 것은 원로들의 의견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에 '김한길 대세론'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의식적 발언으로 본다. 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발언을 삼가던 김용익 의원이 왜 이 시점에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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