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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쪽 반발 낳은 민주당 보고서 내용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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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쪽 반발 낳은 민주당 보고서 내용 보니…

민주정책연구원, '안철수 현상' 사후평가 보고서 내

민주통합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자체보고서를 통해 안철수 전 대선 후보를 '정치적 비주류(political outsider)'로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적 아웃사이더가 선거 패배 뒤 다시 정치권의 주역이 된 경우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보고서에 대해 안철수 전 후보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에 <프레시안>은 28일 해당 보고서를 입수했다. 연구원 측이 지난 22일 발행한 '안철수 현상의 이해와 민주당의 대응 방향'이라는 27쪽 분량의 보고서로 민주통합당 의원들에게 인쇄 배포됐다.

비상대책위원회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변재일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친전(親展)을 통해 "안철수 현상을 분석하고 이에 조응하는 민주당의 대응 방향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변 연구원장은 안 전 후보에 대한 분석이 민감한 사안임을 의식한 듯 "동의하시지 않는 부분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치적 비주류, 다시 정치권 주역 된 경우 없어"

연구원 측은 '안철수 현상'에 대해 '민주당에 큰 위협요인'임은 인정하면서도,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닌 세계 보편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안철수 현상'은 1980년대 이후 민주주의 각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정치적 비주류'의 대두와 맥을 같이 한다"며 1992년 대선에 출마한 미국의 로스 페로(Ross Perot), 시민운동가 랄프 네이더(Ralph Nader), 프랑스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Marine Le Pen) 등을 거론했다. 국내 인사로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효시로 보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표적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페로, 정몽준, 문국현 등의 예에서 보듯이 정치적 비주류(political outsider) 대두 현상의 주역들이 그 다음에도 대상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며 "특히 선거에 패배한 이후 다시 정치권의 주역이 된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응해야할 것은 '현상과 세력'이지 결코 '개인'이 아님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 지난 2011년 12월 18일 출범한 민주통합당. ⓒ연합뉴스

"안철수, 검증 회피하고 이미지 극대화 전략만 해"

연구원 측은 '안철수 개인'에 대해 "'정치적 비주류인 개인'의 수명은 상당히 짧다"며 "전술적 관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안 전 후보 개인에 대해 "21세기적 성공신화이자 새로운 영웅으로서 안철수를 포지셔닝", "공중파, 인터넷, SNS라는 확대된 소통 환경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전 후보 선거 전술에 대해 내린 평가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정규적인 검증을 회피하고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만을 극대화", "출마, 단일화에 대한 태도 표명을 늦춤으로써 정권교체 우선층의 이반을 초래", "'간철수'라는 말이 회자된 것은 정권교체를 우선시하는 유권자층에 피로감을 주었음을 보여줌", "개인적 성향에서의 우유부단함과 비일관성, 그리고 정치적 역량에서의 미숙이 개인적 자질에 대한 불안감 조성" 등 혹평을 내놓았다.

또 "안 전 후보 캠프 인사들조차 '안철수 개인'의 자질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경우가 많다"며 "K교수가 '안 전 후보는 안철수 현상을 담을 만한 그릇은 아니었다', 다른 K교수도 '안 전 후보가 안철수 현상에 나타난 민의에 부응할 정도로 섬세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했다.

연구원 측은 안 전 후보의 이같은 전술을 상기하며 "중심이 있는 연대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봉주 전 의원 지지모임인 '미권스'를 거론하며 "정치 팬클럽과의 연대 방식에서 상대방에게 휘둘리는 연대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단일화 논의에 합의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 후보,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 ⓒ프레시안

"안철수 입당 후 쇄신 주도하면 내부 혼란 격화될 수도"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안철수 입당론'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연구원 측은 민주당이 취해야 할 안철수 개인에 대한 전략에 대해 '존중하되 맡겨두기'라고 명명했다.

이들은 "'안철수 개인'을 민주당이 품는 것이 당장에는 안철수 현상과 안철수 세력을 가장 손쉽게 얻는 방법이겠지만, 결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며 "안철수의 입당이나 신당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이 민주당에 대한 일반유권자의 환멸을 더 크게 하는 기능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한테 의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한 민주당', '안철수에게 빌붙어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로 치부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강론'을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안철수 개인이 입당하여 당 쇄신을 주도하게 되는 경우 내부 혼란이나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어떤지에 대해 좀 더 깊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것은 '안철수' 개인의 입당 여부나 아직 창당도 안한 안철수 신당과의 관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니"라며 "정치개혁을 주도하고 제대로 된 민주당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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