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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는 복지국가의 적이다"

[기고]시대착오적 MB정부의 '묻지마 감세'

최근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대기업과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을 추진하자, 보수야당도 덩달아 서민을 위한 감세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가히, 보수여당과 보수야당 간의 감세 경쟁이고, 인기영합주의 경쟁이다. 이것이 보수정치계의 인기영합주의인 것은 분명한데, 과연 국가발전에도 이로울까? 그리고 이것이 서민과 중산층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야가 경쟁적으로 세금 부담을 줄인다고 하니 중산층과 서민의 살림살이가 좀 나아질까?

한나라당은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을 현행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리고, 현행 세대별 합산과세를 인별 합산과세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세대의 2% 남짓한데, 이들 중 61%는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세대들이다. 한나라당의 이번 감세 조치는 한 마디로 강부자 정권이 부동산 부자들의 세금을 크게 줄여 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언론의 대체적 분석이다. 뿐만이 아니다. 유가환급금 지급과 유류세 인하, 법인세율 인하에 이어 재산세와 양도소득세 인하 등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감세 리스트는 길기만 하다. 이로 인해 15조 원 내지 20조 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한다.

민주당의 부가세 감세안도 부자에게 유리

보수야당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간접세인 부가세를 일률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언론에 의하면,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역임하였던 김진표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의 강부자 감세정책을 비판하면서 그 대안으로 한시적인 부가세 감세안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내용인즉, 부가가치세율을 현행 10%에서 5%로 내리자는 것인데, 이 경우 약 20조 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한다. 그래서 민주당은 금년 4/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1년 3개월 동안 부가가치세율 5%를 적용하고, 그 후 2010년에는 이 세율을 다시 8%로 올리고, 2011년에는 원래대로 10%로 되돌린다는 구상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 이명박 정부 들어 법인세 인하, 종부세 인하 등 각종 감세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뉴시스

얼핏 보면, 민주당의 한시적 부가세 감세안이 이명박 정부의 강부자 감세방안 보다는 더 서민 친화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도 크게 잘못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하에서 언급할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근본적으로 감세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부가가치세는 간접세로 상류층에게나 서민층에게나 물건을 살 때 똑 같이 적용되는 세금이므로 감세의 혜택도 같고, 그리하여 소득 역진적이다. 결국 이것도 부자들에게 더 유리한 방식이다.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최근의 이러한 감세 경쟁이 우리나라의 국가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강부자 정권에 경도된 사람들이 아니라면 누구나 동의할만한,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통합민주당마저도 대거 공약에 포함하였던 역동적인 사회경제정책들을 이 땅에 실현하지 못하는 한, 우리나라의 국가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가발전의 가장 큰 구조적 장애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수출산업과 내수산업의 양극화, 이에 연계된 노동시장(일자리)의 양극화다. 대기업이 아무리 잘 나가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그 과실은 수출 중심의 대기업에 국한될 뿐이고, 내수경제와 서민과 중산층의 가계에는 별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대기업의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이것은 서민과 중산층의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일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양극화만 심화되는 것이다. 역동적 사회경제정책들을 통해 양극의 연결통로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국가발전이 가능해진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또는 구상 중인 감세정책은 대부분이 대기업과 부자들을 위한 것이다. 피상적으로 보더라도, 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해 현재 우리사회가 이미 겪고 있는 양극화의 고통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그런데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서민과 중산층이 겪게 될 양극화의 비용과 고통이 엄청난 것임을 알게 된다. 최소한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지 않았더라면, 통합민주당이 집권을 하였든, 진보정당이 집권을 하였든 어느 경우든 간에, 상대적으로 진취적인 많은 사회경제정책들이 시행되었을 터인데, 이것들이 현 정부 하에서 시행되지 않음으로 인해, 또는 소위 민주정부 10년 동안 추진되어 왔던 기존의 사회경제정책들이 후퇴함으로 인해 겪게 될 민생의 고통이 엄청날 것이라는 점이다.

보육· 의료· 고용· 노후생활 등 댓가로 한 감세?

먼저, 육아를 위한 사회적 보육체계를 보자. 우리나라의 보육 공공성 수준은 유럽 선진국의 20%-50%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사적영역에 맡겨져 있다. 고스란히 가계의 부담이다. 경제적 능력과 처지에 따라 보육 여부와 수준이 결정되고, 자녀를 가진 여성의 직업 활동도 이에 묶이게 된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이보다 더하다. 명목상으로는 중학교까지 무상교육이지만, 이건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자녀의 사교육 선택과 학력수준이 결정된다. 대학의 등록금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천적으로 교육에서 기회가 평등하지 않은 나라다.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가 고스란히 사교육과 서열화 교육 시스템을 통해 대물림되는 '신 신분사회'에 다름 아니다. 최종적으로 서열화 된 상위권 대학에 들어간 10%가 좋은 일자리를 독차지하고, 또 다시 이를 그들의 자녀들에게 대물림하는 사회가 '기회가 평등'한 나라인가? 여기서 80%의 서민과 중산층은 설자리가 없음이 분명하다.

의료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전체 국민의료비의 53%만이 공적방식으로 조달된다. 프랑스와 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들은 국민의료비의 공공성 수준이 대개 85%를 상회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의료공공성 평균 수준은 우리나라보다 약 20% 포인트 더 높은 72%다. 공공의료비는 국가에 따라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로 충당되는데, 이는 서민과 중산층에게 이득이 크게 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는 상대적으로 부자들이 아주 많이 내는데, 의료이용에 대한 혜택은 빈부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유럽 선진국들은 보건의료에서 더 많은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의료에서 공적영역의 크기를 최대한 키우기 위해 세금과 건강보험료의 수준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노동시장에서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취업한 사람들은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높은 임금과 관대한 기업복지뿐만 아니라 4대 사회보험 혜택도 잘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그렇기 못하다. 특히, 경영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그나마 있던 정규직도 직장에서 내몰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운다. 비정규직이 제도적으로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비정규직들은 4대 사회보험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사회보험 비용에 대한 중소기업의 부담 때문에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부가 이 부분에서 재정정책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재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노동자가 한 번 길거리로 내몰리면 갈 곳이 없는 차가운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제대로 된 재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항한다. 우리나라 경제 전체적 입장에서 꼭 필요한 구조조정마저도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 경제구조의 경직을 낳게 되고, 기업의 유연성이 제약 당한다. 그리고는 이 모든 탓을 구조조정에 저항하는 노조 탓으로 돌려버린다. 이는 전형적인 마녀사냥이다. 언제까지 이 구조적 문제를 기업과 노동자 간의 사적 문제로만 치부해버릴 것인가? 이것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이고, 국가가 그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불능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다. 국가가 보편적 복지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으로 합리적 해법을 찾아 개입해야 할 영역을 시장에 맡겨버린 데서 초래된 구조적 문제들인 것이다.

노후 소득보장도 마찬가지다. 노후 소득이 없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부양을 맡을 자녀가 없는 독거노인 또는 부부노인이거나, 서민가계의 노인들이다. 서민가계가 버텨낼 재간이 없게 된다. 자녀의 보육과 교육, 내 집 마련, 의료비, 일자리 불안 등으로 경제적 여유가 거의 없는 서민가계에서 노령의 부모를 경제적으로 봉양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결국, 보편적 복지와 노후 소득보장제도가 없는 국가에서 살아가는 서민과 중산층 가계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돈 많은 부자들이야, 갑자기 파산해서 가난해지지만 않는다면, 별 부담과 걱정이 없겠지만 말이다.

미국을 따를 것인가, 유럽을 따를 것인가

이제 보편적 복지를 논할 때다. 보편적 복지는 중산층과 서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필요한 사회복지 혜택과 서비스를 누리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그에 따른 부담도 온 국민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분담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의 선진국인 유럽 국가들이나 후진국인 미국이나, 사실 이들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차이가 있다면, 이들 서비스를 공적방식으로 이용하느냐, 혹은 사적방식으로 이용하느냐의 차이만 있는 것이다.

유럽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학생들도 학교엘 간다. 등록금과 엄청난 사교육비를 가계가 직접 부담하느냐, 아니면 정부가 공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해서 그것만으로 충분하도록 교육을 공적으로제도화하였는가가 다를 뿐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 교육을 통해 사회적 지위와 빈곤을 대물림하는가? 아닌가?, 진정한 교육기회 평등의 보장인가? 아닌가?, 서민과 중산층 가계의 고통인가? 아닌가? 분명한 것은 중산층과 서민에게는 시장방식인 사적방식보다는 공적방식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다.

평소에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를 충분히 납부하고, 몸이 아플 때 사회적으로 조달된 이 공적 재원으로 해당 의료비를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처럼 공적의료보장제도 없이 개인의 책임 하에 개별가계가 알아서 의료비 문제를 해결하도록 할 것인가? 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보편적 복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이렇게 단순한데, 그 결과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 미국 영화 '식코'의 비극을 보라. 우리나라 보다 5배, 유럽 국가들 보다 2-3배나 많은 의료비를 사용하면서도, 선진국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보다도 건강수준이 저열한 나라가 미국이다. 의료이용의 사회계층별 양극화가 최악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5000만 명의 미국인이 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오죽하겠는가?

시장의 역할이 커질 수록 중산층·서민의 고통은 커진다

적극적 노동시장정책과 평생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을 공적영역으로 삼아 온 국민이 일자리 불안에서 벗어나고, 재취업을 하는 데서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적극적 노동시장정책과 평생교육이야말로 최고의 일자리 정책임과 아울러 고용의 유연안정성을 확보하는 최고의 노동정책이기도 하고, 적극적 산업정책임과 동시에 최고의 인적자원 개발정책이기도 한 것이다.

세상사의 중요한 일들을 사적영역인 시장에만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결론이다. 시장에 주로 맡겨서 잘 될 일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될 일들도 참으로 많다. 주로 민생과 관련된 부분이 그러한데, 이는 정부와 사회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 일들을 방기하고, 무책임하게 시장에 맡겨버리면 반드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고통을 치르는 계층은 중산층과 서민이다. 사회경제적으로 시장의 역할이 커질수록 80대 20의 사회는 90대 10의 사회로 극단적 분열을 겪을 뿐이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철 지난 시장만능주의로는 우리의 국가발전과 미래를 열어갈 수 없는 시대를 경과하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여당 정치세력은 안타깝게도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시장만능과 감세정책에 매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시장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시기인 것이다.

감세는 절대로 안 된다. 감세는 정부의 재정능력을 줄이고, 사회경제정책을 수행할 정부의 힘을 무장 해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세는 역동적 복지국가의 적이다. '역동적 복지국가'는 성장과 분배를 통합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역동적 복지국가'는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분리와 성장 우선주의를 배척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동적 복지국가'는 더 많은 보육 및 교육 재원, 더 많은 건강 및 노후보장 재원, 더 많은 공적 주거재원과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위한 재원, 그리고 더 많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재원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사회경제정책을 통해 사회적 자본과 인적자본이 공고하게 확충되고, 온 국민의 보편적 똑똑함과 창의성으로 우리 경제의 혁신동력을 창출하고, 지식기반경제에 부합하는 올바른 경제성장의 길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더 큰 정부재정을 필요로 한다. 대한민국의 올바른 국가발전 전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올바른 국가발전 전략을 위한 충분한 국가재정을 확보하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재정 지출의 규모를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그 실상을 금방 알 수 있다. 주요 국가의 2007년 현재 GDP 대비 국가재정 지출의 비율을 보면, 스웨덴이 56.3%, 프랑스 53%, 독일 45%, 네덜란드 45%, 유로권 평균이 46.9%, 영국도 45.7%로 매우 높은 수준인데 비해, 미국은 36.6%, 일본은 37.8%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2007년 현재 GDP 대비 국가재정 지출의 비율이 30.1%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국가재정은 세계적 기준에서 볼 때 매우 부실한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절실히 필요한 건 더 큰 정부의 역할

정부가 보편적 복지와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해 무엇을 하려고 해도 정부재정이 부족하여 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것은 주요 국가의 국가재정 지출 구조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국가재정에서 가장 좁은 의미의 복지 관련 예산을 의미하는 '사회보호' 지출의 비중은 9.7%에 불과하다. 스웨덴은 42.5%, 덴마크 45%, 프랑스 39.3%, 독일은 46.6% 등이었고, 미국도 19.5%였다. 여기서 결론을 내리자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재정의 규모가 선진국의 60% 수준에 불과하고, 정부재정에서 '사회보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의 25%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총생산에서 정부재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렇게 작다는 것은 국민의 사회경제 생활에서 국가의 공적 영역이 차지하거나 관여하는 부분의 비중이 매우 작고, 대부분의 생활 영역이 사적공간에 맡겨져 있음을 의미한다. 그야말로 시장이 지배하는 국가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시장만능주의를 여기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시장만능주의 사회경제체제에서 기회의 평등은 있을 수 없는 법이다. 시장만능주의 하에서는 사회적 자본과 인적자본이 취약한 까닭에 사회통합과 혁신동력, 그리고 미래지향적 지식기반경제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나라가 지금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시장이 아니라 더 큰 정부의 역할이다. 민생에서 더 넓은 공적 영역의 확보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재정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야 한다. 세금의 탈루를 막아야하고, 세원의 추가적 발굴이 필요하고, 세율을 높여야 한다. 특히, 양극화된 한국사회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냄으로써 우리사회의 통합적 발전에 더 많이 기여하도록 사회정치적 합의를 모아나가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당치 않은 보수여당과 보수야당의 감세경쟁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들의 천박한 인기영합주의가 결국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을 심화시킴과 동시에 극단적 양극화를 초래하고, 우리나라의 올바른 국가발전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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