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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식 교육 정책, '강남 교육감' 당선으로 날개 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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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식 교육 정책, '강남 교육감' 당선으로 날개 다나

[분석] 공정택 후보 당선 요인과 이후 전망

30일 사상 첫 주민 직선제로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현 서울시교육감이 당선됐다.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은 공 당선자는 진보 진영의 지지를 받으며 나선 주경복 후보(건국대 교수)와 1.75%라는 박빙의 차이로 당선됐다.
  
  '강남 교육감' 탄생?
  
  이번 선거 전 가장 큰 변수는 촛불 집회였다. 0교시, 영어몰입교육 등 대대적인 논란을 낳은 교육 정책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의 각종 실책으로 이번 선거는 "정권을 중간 평가한다"는 의미가 부각됐다. 정부의 교육 정책 기조에 가장 가까운 공정택 당선자에 맞서 주경복 후보는 '이명박 정권 심판' 구호를 들고 나왔다. 그러자 보수 진영과 언론은 초반부터 선거를 '전교조-반전교조' 구도로 몰아갔다.
  
  선거 6일 전 발표된 <조선일보> 여론 조사에서, 주경복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보수 진영의 공세가 쏟아졌다. 특히 <조선>, <동아> 등 보수 언론은 주 후보가 몇 년 전 "6.25 전쟁은 통일전쟁"이라고 언급했다는 보도를 집중적으로 쏟아내는 등 노골적인 견제 양상을 보였다. 또 보수 사회단체들은 후보 단일화가 끝내 무산되자 '공정택 지지'를 연달아 선언했다. 그들은 줄곧 "전교조 후보에게 서울 교육을 뺏길 수 없다"며 색깔론을 펼쳤다.
  
  결국 공정택 당선자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우선 선거일이 휴일이 아닌데다 휴가철인 탓에 투표율이 더욱 낮아진 가운데, 50대 이상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한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구별 선거 결과를 보면 공 당선자는 특히 '강남 학군'으로 분류되는 서초, 강남, 송파 지역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15.4%라는 낮은 투표율은 공 당선자의 대표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당락을 가른 그의 지지표 중 상당수는 서초, 강남, 송파 등 나온 반면, 25개 지역구 중 17개 구에서는 주경복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았다. 지난 대선 및 총선에 이어 나타난 '강남 지역 계급 투표' 현상이 공 당선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셈.
  
  실제로 공 당선자는 유세 현장 곳곳에서 '강남 주민의 결집'을 호소했다. 지난 29일 삼성역 현대백화점 앞에서 진행된 막판 선거 유세에서 그는 "전교조 교육감 당선은 절대 안 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단결해서 투표율을 높여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학교선택제를 홍보하며 "절대 강남 지역 학생이 강북으로는 한 사람도 안 간다. 그쪽에서 이쪽으로 올 겨를도 없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공 당선자가 선거 기간 내 거의 모든 토론회에 불참한 점과 대비되면서 "누구를 위한 교육감이 되려 하는가"라는 비판을 낳았다.
  
  MB식 교육 정책 탄력 받을 듯
  
  공정택 당선자는 2004년 교육감 재임 초기부터 '학력 신장'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그의 핵심적인 교육 철학은 '효율성과 경쟁'이었다. 이는 올해 집권한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과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영어공교육 강화, 학교자율화조치 등 논란을 부른 정책이 속속 발표될 때마다 공 당선자는 교육감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시행 의사를 밝혀 왔다. 또 그는 자립형사립고(자사고)와 유사한 자율형사립고(자율고)를 비롯해 기숙형 공립고, 마이스터고를 설립하겠다는 현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도 적극 환영했다.
  
  따라서 비록 1년 10개월 가량의 짧은 임기이지만 앞으로 공정택 당선자의 재임 기간 동안 서울시교육청은 정부 정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율'과 '경쟁'을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이미 뉴타운 지역에 두 개교가 설립될 예정인 자사고 설립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논란 끝에 무산됐던 국제중 설립도 추진이 확실시된다. 공 당선자는 이들 특수학교에 대해 "수월성 교육을 위해서라면 귀족학교라는 비판이 일어도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월 거센 논란을 불러온 현 정부의 영어 몰입 교육 계획에 대해 가장 처음 도입 의사를 밝힌 기관도 서울시교육청이었다. 공 당선자는 유세 현장에서 "나는 영어몰입교육을 도입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도 "시범학교를 선정해 우선 적용한 뒤 점차 확대하겠다"고 밝혀 왔다.
  
  해명할 사안은 수두룩한데…
  
  한편 선거 과정에서 공정택 당선자에 대해 제기됐던 각종 논란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 당선자 측에서 대답을 회피하거나 '네거티브 공세'라며 오히려 비난의 화살을 경쟁 상대인 주경복 후보에게 돌린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
  
  공 당선자는 선거 기간 중 지난 5월 "학습 환경이 안 좋아진다"는 이유로 강남 수서 지역에 임대아파트 건설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자신의 명의로 서울시에 보낸 것이 밝혀져 논란을 불렀다. 이에 대해 공 당선자는 공문 내용을 몰랐다고 해명했으나, 그가 서울시의회 교육상임위에 출석했던 당시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3년 연속 시도교육청 청렴도 부문에서 꼴찌를 차지한 데 대해서도 공정택 당선자는 토론회에 나와 "서울에 학교가 많아서 그렇다"는 변명을 했다. 또 공 당선자는 자신의 상훈 경력에 'UN 산하 세계평화교육자국제연합(IAEWP)에서 '아카데미평화상'을 받았으며 이를 '교육노벨상'으로 명기한 것이 허위 기재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당직자의 실수라고만 해명했다.
  
  관권 선거 논란도 그치지 않았다. 한 교육청은 사전선거 운동 기간에 당초 계획에 없었던 학부모 연수를 진행하도록 일부 학교에 지시한 뒤, 사실상 공정택 당선자의 치적을 홍보해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공 당선자는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15일 서울 송파 모 음식점에서 교장과 학부모 100여 명이 모인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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