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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출범 15일만에…

코스콤비정규직 농성장 끝내 철거…6명 병원 후송

불법 파견 중단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180일이 넘도록 파업 중인 코스콤 비정규직의 거리 농성장이 11일 끝내 강제 철거됐다. 농성 5개월 여 만, 정권 취임 불과 15일 만이었다. 노사관계에서도 실용을 강조하며 발탁된 이영희 신임 노동부 장관이 취임한 지는 열흘도 채 못 돼 벌어진 일이었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영등포구청의 강제 철거에 맞서 강하게 반발했지만 150여 명의 용역 직원을 당해낼 수 없었다. 철거 과정에서 6명의 조합원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코스콤 비정규직, 쇠사슬 묶고 저항했으나 속수무책
▲ 불법 파견 중단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180일이 넘도록 파업 중인 코스콤 비정규직의 거리 농성장이 11일 끝내 강제 철거됐다. 농성 5개월 여 만, 정권 취임 불과 15일 만이었다.ⓒ연합뉴스

이날 새벽 6시 30분 경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에는 영등포구청 관계자와 용역 직원 150명, 철거를 돕기 위한 경찰 병력 6개 중대가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거리 농성장을 에워싸고 있었다. 용역 직원들은 해머, 절단기 등을 손에 들고 있었고 청소 차량까지 동원돼 있었다.

강제 철거는 이미 전날 사전에 예고된 것이었다. 비정규직지부 60여 명의 조합원들은 농성장 철거를 막기 위해 쇠사슬로 몸을 묶은 뒤 일렬로 연좌했으나 용역 직원들에 의해 하나씩 끌려나오기 시작했다. 7시 20분 경에는 조합원 3명이 부상당해 경찰에 둘러쌓인 채 농성장 안에 고립되는 일도 있었다.

현장을 지켜 본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경찰과 용역 직원들이 조합원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얼굴이 바닥에 긁히는 등 폭력이 난무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은 용역의 폭행으로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농성장을 철거하려는 구청 측과 이를 막으려는 조합원들이 격렬하게 대치하면서 정인열 코스콤비정규직지부 부지부장을 비롯한 6명의 조합원이 심하게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입법, 사법, 행정이 모두 "코스콤이 잘못"이라는데도…

코스콤 비정규직지부는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불법파견 의혹을 제기하며 원청인 코스콤의 직접 고용을 요구해 왔다. 파업 초기 증권선물거래소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던 이들은 로비에서 쫓겨난 뒤 거래소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거리 농성을 이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법원이 코스콤 측의 가처분 결정을 수용해 정문 앞에 설치했던 망루와 천막을 노조가 스스로 옮기는 일도 있었다. 지부는 비닐천막 1동, 텐트 5동을 설치해 조합원의 숙소와 주방, 창고 등으로 사용해 왔다.

노동부 조사 결과를 비롯해 지난해 가을 국정감사에서도 코스콤이 불법 파견을 해 왔음이 인정됐고 법원마저 코스콤이 사용자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 했다. 입법, 사법, 행정의 국가 3부가 모두 코스콤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코스콤 측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 고용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으며 교섭조차 응하지 않고 있다. 코스콤은 증권선물거래소의 자회사다. (☞관련 기사 : 코스콤 노동자 인터뷰 "이렇게 될 줄은 미처 몰랐어요")

조합원들은 '묵묵부답'인 코스콤을 상대로 집단 삭발, 교통관제탑 고공농성 등을 벌이며 이날로 182일 째 파업을 벌여 왔다.

"'떼법, 정서법'은 코스콤에게나 어울리는 말"

5개월 동안 이어 온 거리 농성이 이명박 정권 초기 강제로 철거된 데 대해 노동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출범 3주도 못 돼 비정규 노동자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철저하게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정용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성공시대를 비정규직 탄압으로 이뤄내려 하냐"며 "경제 불안과 사회 양극화 해소의 해법이 폭력과 탄압이라면 우리도 이명박 정부 타도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사무금융연맹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경찰이 말한 '떼법, 정서법'은 국정감사 위증도 서슴치 않고 십수년 동안 수차례나 위장도급 업체를 바꿔가며 불법을 자행해 온 코스콤에게나 어울리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도 농성장 철거에 맞춰 낸 성명에서 "국민을 섬기겠다던 이명박 정권이 취임한 지 며칠도 안 돼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를 코스콤 농성장 철거로 확인시켜줬다"며 "이명박 정권이 외치는 '함께해요 국민 성공시대'라는 슬로건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철저히 배제돼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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