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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자 가족들 "아이들이 무슨 일 당하면, 이 세상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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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자 가족들 "아이들이 무슨 일 당하면, 이 세상 살 수 있을까"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의 가족 대표들은 21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참담한 기분"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 사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 담화를 들은 뒤 가진 언론과의 첫 공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서명희(29.여), 경석(27) 두 남매를 함께 아프간으로 보낸 아버지 서정배(57)씨는 "외신보도가 오보였으면 좋겠다"며 "두 아이들이 혹시 무슨 일을 당하면 이 세상을 살 수 있을까.."라고 말하며 눈물을 참느라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 대표인 차성민(차혜진씨의 동생)씨도 "어젯밤 무시무시한 단어를 사용한 외신(살해경고) 소식을 듣고 가족의 한 사람으로써 가슴이 너무 아파서.."라며 울먹였다.

차 씨는 "오늘 새벽 가족 대표들이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정부로부터 이해할 만한 설명을 들었고, 정부와 언론, 국민들이 다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좀 더 노력해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무사귀환 할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가족들과의 일문일답.

-지금 심경은.

▲서정배 씨 : 밖에 나와 있어서 바로 뉴스를 보지 못했다. 어젯밤 11시에 뉴스를 보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참담한 심경이었다. 답답하고.. 애들 둘이 무슨 일을 당하면 이 세상을 살 수 있을까. 안심이 되는 것은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석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고 하니까 기대하고 있다. 다만 오늘 오후 4시30분 기한이라는 보도가 진실인지, 오보인지 모르겠다.

▲이상민(30. 이주연씨 오빠)씨 : 인터넷을 통해 처음 봤을 땐 한국인이라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나중에 동생이 포함됐다는 것을 알고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부모님도 나도 지금은 많이 양호한 상태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염려해 주시고 있고, 정부 차원의 노력을 믿고 있다. 가장 염려 되는 것은 정부도 신상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살해위협) 외신의 진위여부가 가장 궁금하다.

-가족의 신상에 대해 말씀해 달라.

▲서정배 씨 : 간호사로 일하는 딸은 인도나 르완다 같은 곳으로 여러차례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그곳 상황이 너무 비참하고 특히 어린이들을 돌본다고 하더라. 이번에 기회에 미용 공부를 하고 있는 동생도 함께 데리고 가기로 한 것 같다. 딸은 다녀오면 일본에 가서 (외국 간호사 자격) 시험을 본다며 시험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빨리 돌아와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상민 씨 : 간호학과를 나와 간호사로 일하면서 봉사활동을 자주 다녔다. 이번 봉사활동도 충동적으로 간 것이 아니라 일하던 병원을 그만두고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 전에 몇 달간 마음먹고 준비하면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떠날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서 씨 : 떠나기 열흘 전에 (지방) 집에 들렀길래 잘 다녀오라고 격려했다. 나는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못 도와 주니까 너희들이 가서 잘 하고 오라고 얘기했다. 간호사로서 공부한 게 있고 계속 간호사 일을 할 것이니까 당연히 그런 봉사(의료 봉사)를 간 거다. 봉사는 많이 할수록 좋은 거고 계속 잘 하고 돌아왔었으니까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씨 : 이번에 가서 보고 배우면서 섬김의 자세를 배우고 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갔다.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어머니한테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식을 듣고 어떻게 지냈나.

▲서 씨 : 친척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아내와 함께 집에서 조용히 지냈다. 외부로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전화를 많이 해줬다. 아내는 지금도 밥도 못먹고 있는 상황이다.

▲이 씨 : 부모님은 집에서 조용히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고, 나는 교회에서 다른 가족분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정보도 주고 받았다.

-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서 씨 : 외교부 장관이나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말씀해 주신 것은 고맙다. 정부에서도 확실한 것을 모르는 것 같은데 살해경고 시한 보도는 오보였으면 좋겠다. 납치한 사람도 가족이 있을테니 그 마음을 헤아려 꼭 석방해 줬으면 좋겠다.

▲이 씨 : 오후에 대책반이 현지에 파견된다고 하니까 시급히 일이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 가장 요구하고 싶은 것은 정확한 상황과 신변을 확보하는 것이다. 가족들의 마음을 생각해서 조속히 처리했으면 좋겠다.

아프간 무장세력의 통첩시한이 지나면서, 피랍자 주변 사람들의 가슴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피랍자 주변 사람들의 소식을 한데 모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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