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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의 자긍심, 공안기구와 함께 느낀다?

진보연대 "6월항쟁 20년, 민주주의 현주소를 묻는다"

오는 10일로 20주년을 맞는 6월민주항쟁은 최근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6월민주항쟁20년사업추진위원회는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고 처음 맞이하는 6월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20년 전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민주화운동'은 기념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며 지난 5일까지 48일간 옥중단식을 감행했던 사진작가 이시우 씨, <해방전후사의 인식>, <철학에세이> 등 이미 잘 알려진 사회과학 서적을 인터넷으로 판매한 혐의로 연행된 '미르북' 대표 김명수 씨, 평소 진보적인 성향의 글과 만화를 전국농민회 홈페이지 등에 게재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시인 정설교 씨. 이들에겐 "6월민주항쟁의 자긍심을 느끼자"는 정부의 외침이 어떻게 다가올까.

7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는 한국진보연대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주최로 '국가보안법 악용 탄압실태와 공안기구의 개편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87년 항쟁 20주년을 맞아 한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돌아보는 연속토론회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인권침해의 진실이 밝혀져도 피해자가 발생하는 모순"

▲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는 비무장지대에서 촬영한 작품 등으로 '군사기밀'을 유출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된 사진작가 이시우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며 48일간 단식한 이시우 씨는 기소만기일이던 지난 5일 단식을 마쳤다. ⓒ프레시안

"과거 사건으로 단죄를 받는 기관들이 최근에도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수사, 기소하고 영장을 발부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이 한편에서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예전과 같은 국가보안법에 의한 사건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는 기이한 현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꼴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인권운동사랑방의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최근 늘어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들은 대부분 공안기관들이 실적을 위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3년에는 78명, 2004년에는 38명, 2005년에는 13명이으로 줄어들던 국가보안법 관련 구속자 수는 2006년 16명으로 늘어났다. 또 올해 들어서도 다양한 양상의 '위반 사건'들이 보도됐다.

특히 각 지방경찰청에 소속된 전국 35개의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사건을 집중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기구로 꼽힌다. 2006년 9월 현재 2232명의 수사인력이 배치돼 있는 보안수사대의 1년 예산집행액은 인건비를 제외하고 277억 원(2005년) 가량이다. 경찰 스스로도 2005년 보안분실과 외근 보안수사 인력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과잉 공급' 상태다.

실제로 보안수사대의 상급기관인 경찰청 보안국 자체의 존립근거를 살펴보면 보안수사대의 역할이 2007년 한국 사회에서 얼마나 '미미한지' 짐작할 수 있다.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에 나와 있는 보안국 업무는 △북한의 실상에 대한 홍보 △간첩 등 보안사범에 대한 수사의 지도 및 조정 △불온유인물의 수집 및 분석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 및 분석 △간첩 등 중요 방첩 수사 △중요 좌익사범의 수사 등이다.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시피 이같은 업무수요가 별로 발생하지 않다 보니, 보안수사대의 업무가 엉뚱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 보안수사대와 검찰 공안부는 국가보안법, 형법상 내란죄, 남북교류협력법, 공직선거법, 노동관례법 등을 담당하게 돼 있는데, 이 공안부서들이 담당하는 사건의 88.6%가 노동관계법 위반이었다. 또 그 위반사건의 대부분은 고용주의 임금체불 사건이었다.

"공안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나설 때"

박래군 활동가는 "남북은 평화공존을 향해 가는 상황이고 주적에 대한 인식이 북한보다는 미국으로 옮겨져가고 있는 것이 국민들의 현재 의식수준"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대공관련 업무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안수사대를 비롯해 국가정보원, 검찰 공안부와 같은 공안기관을 적극적이고 집중적으로 감시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들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각 기관별로 과거에 저질렀던 범죄백서를 작성하는 일은 과거청산뿐 아니라 현재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과거부터 인권유린을 자행해 온 기관들이 이름만 바꾼 채 여전히 존속하고 있음을 폭로해야 하며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 김성란 기획국장은 "분단법, 냉전법으로 불리는 국가보안법이 평화와 통일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거스르고 있으며 폐지에 대한 당위성과 정당성은 확고하다"며 "대선에 나서는 정치인들에게도 당선이 되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빈련, 민주노동당, 전국여성연대 등이 모여 지난 1월 출범한 한국진보연대는 이밖에도 87항쟁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연속토론회는 "87항쟁 20년을 맞아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민주적 권리의 현실을 폭로하는 의미"에서 마련된 것. 지난 5일에는 '집회시위의 자유에 관한 실태 보고회'를 열었으며 이날 '국가보안법 토론회'에 이어 오는 7월에는 '구속노동자 실태 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오는 10일 정오에는 진보연대가 주최하는 '6월 항쟁 20주년 계승 범국민 대행진'이 서울시청광장에서부터 명동성당 앞까지 펼쳐진다.

또 오는 7월 5일에는 87년 노동자 대투쟁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린다. 진보연대가 주관하는 일련의 행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jinbocorea.org)를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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