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부자ㆍ기업 위한 정책이 모두에게 좋다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부자ㆍ기업 위한 정책이 모두에게 좋다고?

[해외시각] 매케인보다 오바마의 경제노선을 지지하는 이유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내고 최근 <슈퍼자본주의>라는 저서로 주목을 받은 로버트 라이시가 미국의 대선 D-100일(26일)을 앞두고 양대 후보인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경제정책을 간결하게 비교하며, 오바마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라이시에 따르면, '슈퍼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로 불리는 세계화된 자본주의를 의미하며, 이 체제 하에서는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권력이 쏠리면서 '시민'은 실종돼 민주주의가 근본적으로 무너지는 위협에 놓인다.

슈퍼자본주의 하에서 '트리클 다운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슈퍼자본주의>에서 투자자와 소비자의 단맛에 취해 시민의식이 사라지는 대중들에게 경각심을 촉구한 그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매케이노믹스'와 '오바마노믹스'를 간결하게 요약 비교하면서 '오바마노믹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부자와 기업을 위한 정책이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을 줄 것(이른바 '트리클 다운 효과')이라는 '매케이노믹스'는 세계화된 경제에서는 타당성을 잃어가고 있으며, 오바마노믹스가 더 이치에 맞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국내에서도 현정부의 노선은 매케이노믹스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 글은 주목된다.
▲ 부자와 기업을 위한 정책을 지지하는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 ⓒ로이터=뉴시스

다음은 'A Short Primer on McCainomics Versus Obamanomics'라는 글(원문보기)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

매케인과 오바마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제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매케이노믹스는 위에서 아래로(하향식)의 경제노선이라면, 오바마는 아래에서 위로의(상향식) 경제노선이다.

하향식 경제노선의 논리는 이렇다.

1.부자에게 관대한 감세정책을 편다면, 그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투자할 유인을 갖게 될 것이다. 그 결과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빠른 경제성장이 이뤄져 일반 국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2. 기업에게 관대한 감세정책을 실시하고,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규제를 완화한다면 국제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가 많아지고 경제성장도 촉진된다.

3. 미국의 평균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석유기업들에게 채굴할 더 많은 땅을 제공하고, 세금을 깎아주고, 자본조달 비용을 낮춰주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준다면, 그들은 더 많은 석유를 공급해서 유가를 낮추게 될 것이다.

4. 금융시장의 위기를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 그리고 패니매와 프레디맥(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의 손실에 대해 정부가 보장해주는 것이다. 그 결과 더 많은 대출이 보다 낮은 금리로 일반 미국인들에게 제공될 것이다. (그들에게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도덕적 해이'를 초래한다는 위험이 있지만, 유동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면 조그만 대가다).


세계화된 경제, 상향식 경제노선이 더 타당

이런 전제들은 그 타당성이 매우 의문스럽다. 특히 세계화된 경제에서 그렇다. 부자들이 감세로 인해 추가로 얻어진 수익을 미국에 투자하리라는 법이 없다. 그들은 가장 높은 대가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에건 투자한다.

미국에 기반을 둔 대기업들은 전세계에서 활동한다. 생산성이 있으면서도 값싼 노동력이 있는 곳을 찾아 세계 어느 곳이건 확장하고, 구매자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판매한다.

석유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수급 상황에 맞춰 가격을 결정한다. 미국 영토에서 채굴을 더 많이 하는 것은 미국에 환경 파괴의 위험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이득은 중국, 인도, 유럽 등도 함께 누린다.

금융시장도 세계화됐다. 따라서 구제금융의 잠재적 부담(도덕적 해이도 포함해서)은 미국 납세자들이 지지만, 그 이득은 전세계가 공유한다.

햐향식 경제노선이 완전히 엉터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이기 때문에 미국의 상층부에게 이득이 되는 것은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어느 정도 혜택이 될 것이며, 그들에게 손실이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된 경제에서 상향식 경제노선이 보다 이치에 맞다.
▲ 미국의 근본적인 변화를 내세운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로이터=뉴시스

상향식 경제노선의 논리는 이렇다.

1. 미국의 경제성장은 노동자의 생산성에 달렸다. 그들은 미국에 삶의 터전을 갖고 있지만, 세계화된 자본과 미국의 대기업은 그렇지 않다.

2. 미국 노동자의 생산성은 교육, 건강, 기반시설에서 나온다. 이런 분야에 대한 공공투자는 미래의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다.

3. 세계의 자본이 미국에 들어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미국의 세금이나 임금, 규제 비용이 싸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보다 싼 곳은 다른 곳에도 많이 있다) 미국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4. 에너지 비용에 대한 해답은 다국적 석유기업들이 더 많은 석유를 채굴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와 탄소 연료가 아닌 친환경연료와 에너지 보존 수단을 개발하려는 미국인의 창의력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대안을 찾는 기초연구개발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5. 경기후퇴와 경기 악화를 피하려면 부채와 압류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일반 미국인들의 금융상황을 개선해 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만들어내는 상품과 서비스를 흡수할 구매력이 받쳐주지 않게 된다.(도덕적 해이 논란이 있지만, 그들에게 대출해준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받은 사람들보다 리스크에 대해 주의할 책임이 더 컸다)

매케이노믹스와 오바마노믹스를 둘러싸고 앞으로 벌어질 논쟁에 귀를 기울이자. 그리고 오바마노믹스가 실시돼 앞으로 성과를 거둘 것을 기대하자.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