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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보기관 "이란, 2003년에 핵무기 개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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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보기관 "이란, 2003년에 핵무기 개발 중단했다"

핵무기 의혹에 '급제동'…"부시 주장과 상반돼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3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이 2003년에 중단됐고 현재까지 이를 재개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더 강력한 유엔 제재를 추진하고 나아가 군사공격 가능성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강경책이 근거가 빈약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핵무기 개발 의도 모른다"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미국의 16개 정보기관들은 이날 국가정보평가 보고서(NIE)를 공개해 이란이 지난 2003년 가을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했다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으며 2007년 중반까지 재개하지 않았다는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기술적으로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가능한 것은 가장 빨라야 2009년 말이 될 것이라는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시기적으로 그런 우라늄 생산은 2010~2015년 사이에 더 가능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한 이란의 결정은 지난 2005년 이후 우리가 판단해왔던 것보다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란의 각오가 덜 단호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이란이 국제적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보고서는 이란은 여전히 핵무기를 개발하는 방안을 계속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러나 이란이 지금도 핵무기를 개발할 의도를 갖고 있는 지 여부는 모른다"고 결론을 내렸다.
▲ 이란 남부 이즈파한 핵시설 내부 ⓒ로이터=뉴시스

이란 때문에 3차대전 일어난다더니…

미 정보기관들의 이같은 평가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란에 대한 세 번째 유엔 제재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발걸음을 가로막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국제사회에 이란의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활동을 동결시키도록 이란에 압력을 가할 것을 요구하고 주도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지난 10월 이란의 핵무장 때문에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 있다고 강력 경고하며 이란과의 긴장을 높여왔다.

이날 발표된 국가정보평가 보고서는 5년 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라크 침공의 근거로 활용됐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는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아 미국의 정보평가가 잘못됐음이 드러났었는데, 이란 핵개발에 대한 이번 보고서가 행정부의 주장에 상반된 평가를 내린 것은 과거의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 보고서에 대한 설명을 청취한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향후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이 문제는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핵심 이슈 중 하나인데, 이날 보고서에 따라 대선 후보들의 입장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사다.

미국은 이란 핵문제를 외교적인 방법으로 풀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군사공격 옵션도 배제하지 않아왔고, 이란에 대한 유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혀왔다. 이란은 자신들의 핵개발은 민수용일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부시 행정부 "우리가 옳았다"…아전인수식 해석

그간 이란 관련 정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보고서가 "이란이 조장하고 있다는 위협에 대한 행정부의 놀라운 말들"을 재검토하게 했다며 행정부에 대한 공세를 예고했다.

그러나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보고서에 대해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다.

해들리 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긍정적인 소식"이라면서 "본질은 그런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외교적 고립, 유엔 제재, 재정적 압박 등으로 이란에 압력을 가해야 하며, 이란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결심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이란에 대한 우리의 우려가 옳았음이 확인됐다"면서 "이런 일(이란의 핵무장)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진전이 있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보고서는 또한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이란의 위험이 매우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면서 "이 같은 평가는 행정부가 계속 노력해왔듯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이 문제가 외교적으로 풀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의 관리들은 이번에 나온 새로운 보고서가 미국의 심각한 정보 착오를 보여줬다는 말을 부정하면서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지난 4년간 중단됐다는 사실을 정보기관들이 왜 알아내지 못했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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