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 23명을 붙잡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협상시한을 재차 연장한 데 대해 가족들은 일단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서초구 한민족복지재단에 모여 있는 가족들은 23일 인질 석방 협상시한이 다시 24시간 연장됐다는 보도를 접한 뒤 "정부가 적극적으로 채널을 형성하고 열심히 협상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가족들은 "외교통상부에서 전화를 걸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며 "내일 밤으로 협상시한이 연장됨에 따라 일단 가족들 모임은 해산하고 내일 오후 다시 모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협상시한인 오후 11시30분을 약 15분 초과할 때까지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자 불안을 감추지 못한 채 극도로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1시46분 외신 등을 통해 석방 협상시한이 연장됐음을 알게 되자 그동안 팽팽했던 긴장이 풀리면서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드는 모습으로 하나 둘씩 재단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가족 대표인 차성민(30)씨는 "나흘째 계속되는 상황으로 가족들이 몹시 지쳐 있다.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일은 협상 시한을 앞두고 가족들의 모습을 언론에 한 차례만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씨는 "그저께와 어제에 이어 세 번째 석방 협상시한이 연장된 것은 좋은 신호로 볼 수 있다. (정부 측과 탈레반 측에) 채널이 형성돼 있어 다소 안정된 것 같다"며 다소 차분해진 심경을 전했다.
재단 김형석 회장은 "가족들이 안타깝고 절망적인 마음으로 고생하다가 기한 연장 소식을 듣고 희망을 갖고 안도하고 있다"며 "피랍자 전원의 안전하고 무사한 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한마음으로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