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을 납치한 탈레반이 인질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2주일 전 체포된 가즈니주(州)의 탈레반 최고위급 사령관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족 원로를 내세워 탈레반과 협상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3일 아부 만소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탈레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가즈니주 최고위급 사령관들 가운데 1명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요구는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이 인질 석방을 위해 한국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지금의 협상단이 가진 권한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프간 정부 협상단에 대한 탈레반의 불만은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스프 아마디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아마디 대변인은 "우리는 탈레반 죄수 23명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정부를 대표한다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는 죄수를 풀어줄 권한이 없다고 말한다"며 "이런 태도로 보건대 그들은 협상의 전권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납치단체의 요구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만소르는 한국인 인질 구명협상의 시한이 24시간 연장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우리는 카불에 있는 한국 당국자들과 직접적인 접촉을 갖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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