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돼 있는 한국인들의 석방을 둘러싼 협상이 하루 연장된 가운데 23명의 피랍자들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남쪽으로 110㎞ 떨어진 가즈니주(州) 카라바흐 지역에 분산 수용돼 있는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현재 모든 피랍자들의 신변은 안전하고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직.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카라바흐 지역 행정책임자인 크와자 시디퀴는 이날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무장단체와의 협상을 위해 오전 새로운 부족 대표 한명을 보냈다면서 이 대표가 한국인 피랍자들이 모두 안전하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무장단체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도 이날 모처에서 AFP와 전화통화를 갖고 아프간 정부측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이 와중에 군사행동이 있을 경우 피랍자들을 죽이겠다고 밝혀 현재 시점에서 이들의 신변이 보장되고 있음을 간접 확인했다.
그러나 피랍자들은 현재 여러 곳에 분산, 수용돼 있는 상태인 것으로 보이며 납치 과정에서 공포에 시달렸을 가능성과 이송 가능성, 납치 직후 사막을 걸어서 이동했고 여성이 18명에 달하는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육체.심리적으로는 불안한 상태일 것으로 보인다.
가즈니 주(州)의 카라바흐 지구의 경찰 담당자인 키와자 모하마드 사디크는 22일 아프간 현지 뉴스통신사인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에 한국인 피랍자들이 "음식과 홍차를 제공받고 있다"며 "인질 가운데 의사가 있는데 탈레반은 그가 처방한 약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또 NHK도 이날 탈레반 대변인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인용, 한국인 피랍자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식사도 하고 수면을 취하고 있으며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보도했다.
억류 장소와 관련,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21일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 피랍자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을 대략 3군데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아프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피랍자들이 7곳에 나눠져 있다고 전했다.
피랍자들의 억류 장소에 대해서는 보도 내용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 자히르 아지미 장군이 22일 dpa통신에 아프간 군.경과 정보요원 및 다국적군 병력이 카라바흐 지역의 한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고 밝힌 점으로 비춰볼 때 피랍자들은 카라바흐의 마을이나 산악지대에 억류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카라바흐 부족들을 통한 석방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AIP는 아프간 자불 주의 메즈나와 퀼라트 지역을 아프간 정부측이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자불 주는 탈레반의 본거지인 칸다하르 방향 쪽에 있다. 그렇다면 피랍자들은 이송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프간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시한이 연장됐다. 바짝 졸아들었던 가슴에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피랍자 주변 사람들의 초조함은 여전하다. 또 협상 관련 소식도 대부분 외신의 단편적인 보도에 의존하고 있어서, 이런 초조함을 달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관련 소식을 한데 모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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