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거주하는 이슬람 교도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피랍된 사건에 대해 말을 아끼며 극도로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들은 모두 한국인들의 무사귀환을 바랐지만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들이 이슬람 사람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인들이 피랍된 지 사흘째인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슬람 사원은 기도하러 온 몇몇 이슬람 신도와 사원 관계자를 제외하면 한산했다.
이집트에서 온 B(28)씨는 "이번 일은 유감이다. 모두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며 피랍된 한국인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B씨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 사람들과 이슬람교이 '강경하고 거칠다'는 오해를 하고 있으며 이번 피랍 사건으로 오해가 더 커질까 두렵다고 전했다.
B씨는 "탈레반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납치를 한 것이 아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치안상태가 엉망인 '정글' 같은 곳이며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살아남으려고 납치를 하다보니 한국인들이 피해를 당한 것 같다"며 "모쪼록 협상이 잘 돼서 한국인들이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씨는 "아직까지 이 일로 나를 해치거나 나쁘게 보는 한국인은 없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환윤 (재)한국이슬람교 사무총장은 이 사건이 인명이 달린 민감한 사안인 만큼 내부적으로 '무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이 종교적인 문제로 비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코란에도 '이슬람은 종교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구절이 있을 만큼 이슬람교는 종교에 대해 관대하다"며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모쪼록 정부가 이번 사태를 잘 해결해서 피랍된 한국인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아프간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시한이 연장됐다. 바짝 졸아들었던 가슴에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피랍자 주변 사람들의 초조함은 여전하다. 또 협상 관련 소식도 대부분 외신의 단편적인 보도에 의존하고 있어서, 이런 초조함을 달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관련 소식을 한데 모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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